액토즈소프트 모바일마케팅팀 김재호 팀장, 김준수 과장 인터뷰

[왼쪽부터 김준수 과장, 김재호 팀장]

아이덴티티게임즈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드래곤네스트’는 본고장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게임이다. 2010년 중국에 진출한 첫해에 동시접속자 70만명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동시접속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IP로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흥행가도를 달렸던 ‘드래곤네스트’가 모바일게임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측된 수순이었다. ‘드래곤네스트’의 IP를 기반으로 개발된 ‘드래곤네스트M(중국명 용지곡수유, 龙之谷手游)’은 지난해 3월 중국에 출시되어 현지 애플 앱스토어 최상위권에 올랐으며, 지금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에서 흥행 가능성을 검증받은 ‘드래곤네스트M’의 다음 목적지는 한국이었다. 퍼블리셔는 원작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모회사 액토즈소프트, 그리고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카카오게임즈가 공동으로 맡았다.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은 ‘드래곤네스트M’은 27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과연 ‘드래곤네스트M’은 고향땅 한국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액토즈소프트 사옥에서 김재호 모바일마케팅팀 팀장과 김준수 모바일사업팀 과장을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드래곤네스트M’은 원작의 거대한 세계관과 스토리를 충실히 계승한 액션 MORPG다. 동화풍의 그래픽과 논타기팅 전투를 구현했다. 특히 캐릭터 능력치를 양쪽이 동일하게 보정한 후 1대1 대결을 펼치는 PvP 콘텐츠 ‘결투장’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김 과장은 “결투장은 장비의 도움 없이 스킬과 콘트롤만으로 승부하는 콘텐츠”라며 “신선한 재미를 느끼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유저들에게 가장 어필할 것으로 기대되는 또 하나의 콘텐츠는 ‘네스트’다. ‘네스트’는 거대 몬스터가 자신의 영역으로 선포하며 친 결계로, 특정한 조건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는 일종의 보스몬스터 레이드 던전이다. 중국 서비스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았던 콘텐츠였고, 한국에서 진행한 클로즈베타테스트(CBT) 때도 많은 유저들이 선호했다. 김 과장은 “중국과 한국의 유저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는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서비스하며 콘텐츠를 많이 축적했지만, 론칭 시점에 모든 콘텐츠를 공개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봉인이 해제되는 방식이다. 첫 봉인 해제는 론칭 시점에서 1주일 후에 발생하며, 일정한 주기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된다. 김 과장은 “한국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와 니즈에 맞게 조금씩 봉인 해제 시간을 조절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업데이트 주기를 빠르게 가져가다보면 어느 시점에는 중국의 업데이트 속도를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초 액토즈소프트는 ‘드래곤네스트M’ 쇼케이스에서 “매출 목표는 3위권”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일찌감치 MMORPG로 재편된 한국 시장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매출 최상위권은 MMORPG들이 장악하고 있고, 그동안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진 MORPG들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드래곤네스트M’ 또한 MORPG라는 점에서 우려를 보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김 과장은 “(실패했던 게임들이) MORPG라서 잘 안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장르가 아닌 콘텐츠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대작 MMORPG들도 실패한 사례가 있지 않냐”며 “우리는 드래곤네스트M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유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버전에서 액토즈소프트가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원작의 정통성을 지키는 것이다. 전투방식이나 게임의 진행 과정은 원작과 거의 비슷하다. 원작에서 함께 작업했던 성우들도 수소문 끝에 어렵게 다시 모셨다. 원작을 즐겼던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드래곤네스트’는 400만명이라는 누적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기본적으로 이 유저들을 주타깃층으로 삼았지만,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젊은 세대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신규 유저들도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튜토리얼을 준비했다. 김 과장은 “궁극적으로는 모바일RPG를 즐기는 유저 모두가 우리의 목표”라며 “차별화된 콘텐츠와 강화된 커뮤니티 등 젊은 세대에 어필할만한 요소가 많다”고 전했다.

라이벌로는 최근 론칭한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을 꼽았다. 둘 다 두터운 원작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론칭 시기도 비슷하고 동화풍의 그래픽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라그나로크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도 제 나름의 팬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최근 액토즈소프트는 ‘드래곤네스트M’의 모델로 배우 이종석을 기용했다고 발표했다. 스타마케팅으로 젊은 유저풀을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김 팀장은 “이종석씨가 인스타그램에 우리 게임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좋아요가 100만개나 달리더라”며 “우리가 따로 요청한 것이 아니라 이종석씨가 자발적으로 한 건데, 정식 론칭 이후에도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게임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e스포츠로 확대시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은 미정이다. 김 팀장은 “론칭 후에 결투장 콘텐츠를 활용한 대회를 개최할 생각”이라며 “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e스포츠로도 고려해보겠다”고 전했다.

액토즈소프트의 최우선 목표는 초반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게임을 오래 서비스하는 것이다. 매출은 그 다음이다. 김 과장은 “최근 모바일게임들이 론칭하면서 서버 이슈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우리에게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안정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로는 드래곤네스트M만의 특색있는 재미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해나갈 방침”이라며 “이와 함께 사업적인 성과도 거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