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훤 넥슨레드 총괄PD, 심기훈 넥슨레드 디렉터 인터뷰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M’의 연타석 홈런으로 한국 모바일시장 판도는 대작 MMORPG로 완전히 기울었다. 매출에서는 모바일게임 역대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으며, 마켓 순위는 출시하자마자 최상단을 꿰차고 붙박이가 됐다. 이 게임들을 일컬어 ‘넘사벽’, ‘천상계’, ‘신계’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MMORPG가 아닌 웬만한 신작들은 감히 매출 1, 2위를 노려본다는 말도 못할 정도다.

천상계 게임과 견주려면 같은 체급인 천상계여야 한다. ‘테라M’,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가칭)’, ‘세븐나이츠 MMORPG(가칭)’, ‘로열블러드’ 등 내로라하는 모바일 MMORPG들이 하반기부터 줄줄이 대기중이다. 조만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역대급 ‘별들의 전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출격하게 될 게임이 바로 넥슨지티의 자회사 넥슨레드가 개발중인 ‘액스(AxE)’다. 오픈필드에서 진행되는 유저간 대규모 전쟁(RvR)을 비롯해 화려한 연출과 자유로운 시점 변경 등을 주요 차별점으로 내세운 대작 MMORPG다.

지난해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메이플스토리M’로 탐색전을 시작했던 넥슨은 ‘액스’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돌입한다. ‘액스’는 올해 3분기 중 출시 예정이다.

넥슨은 8월 17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액스’ 단독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하는 등 게임 홍보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쇼케이스를 일주일 앞두고, 넥슨지티에서 김대훤 넥슨레드 총괄PD와 심기훈 넥슨레드 디렉터를 만나 소감을 들어봤다.

유저들에게 동기부여… PvP에 자연스레 뛰어들 것

넥슨레드가 강조한 ‘액스’의 핵심 가치는 자연스러운 유저간 대립과 분쟁이다. 유저는 두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한 후 게임을 시작하고, 초반 지역에서 진행되는 스토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진영에 소속감을 갖게 된다. 이후 양 진영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세번째 지역부터는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필드싸움에 참여한다는 설명이다.

김대훤 총괄 PD는 이를 두고 “내러티브가 있는 경쟁”이라고 표현했다. 기존 중국 게임들이 캐릭터를 다 성장시킨 후 아무 설명 없이 필드싸움으로 내몰았다면, ‘액스’는 성장과정에서 숙명적으로 부딪치면서 상대와 싸워야하는 이유를 제공한다는 것. 김 총괄 PD는 “대규모전투(RvR)를 구현한 게임들은 기존에도 많이 있었지만, 마치 온라인게임처럼 자연스러운 내러티브를 제공하는 모바일게임은 액스 밖에 없을 것”이라며 “RvR에서 느낄 수 있는 몰입감도 더 낫다”고 설명했다.

양 진영의 대립을 그려낸 게임이다보니 진영간 인구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했다. 실제로 지난 CBT 때는 돋보이는 미모(?)를 자랑하는 특정 캐릭터에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심 디렉터는 “개발팀 내부에서도 해당 문제를 인지했으며, 그 해결책으로 반대편 진영 캐릭터의 디자인을 (예쁘게) 수정했다”며 “또한 인구가 적은 진영에서 게임을 시작할 경우 성장에 유리한 요소를 제공하는 등 시스템도 보완했다”고 말했다.

특히 레벨이 높은 유저가 초반 지역에 들어와 분탕질을 치는 ‘약자 괴롭힘’은 뜨거운 감자다. 넥슨레드 측은 초보자들이 게임에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액스’가 유저간 분쟁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인만큼 완벽하게 보호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심 디렉터는 “다만 꼭 진행해야 하는 퀘스트를 분탕질 때문에 못하는 상황은 막을 것”이라며 “연속으로 PK를 당하면 다음 번에는 죽지 않도록 막아주거나, 의도적인 트롤러에게는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괄 PD는 (PK로 인한)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자동사냥으로 설정해놓고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자동사냥을 하더라도 내 캐릭터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변을 계속 신경쓰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자동사냥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자신의 캐릭터가 누구에게 PK를 당했는지 알 수 있다”며 “모바일게임 특성상 곧바로 대응(복수)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고레벨 유저가 저레벨 유저를 괴롭히는 게 아닌, 일반적인 PK는 자유롭게 허용한다. 비슷한 레벨의 유저와 싸우다 졌을 때 더 강해져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총괄 PD는 “비슷한 시기에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은 비슷한 타이밍에 부딪치게 되므로 격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추가될 대전 콘텐츠에서는 개인의 실력과 레벨을 고려한 매칭 시스템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자유 시점으로 온라인게임 액션 살렸다

‘액스’의 또다른 특징은 자유로운 시점 변경 시스템이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결정하고나서 한번도 바꾸지 않았던 중요한 가치다. 기본값은 캐릭터 등 뒤에서 바라보는 백뷰지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시점으로 바꿀 수 있다. 쿼터뷰 시점만 제공하는 기존 게임들과 큰 차별점이 될 것으로 넥슨레드는 기대하고 있다.

심 디렉터는 자유 시점 덕분에 온라인게임처럼 화려한 액션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리소스가 많이 투입된 탓에 최적화 작업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자유 시점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백뷰가 편하면 백뷰를 하고, 쿼터뷰가 편하면 쿼터뷰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방어구와 무기를 합성하고 강화하는 시스템은 넥슨이 ‘히트(HIT)’부터 사용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이와 관련된 수익모델(BM)도 기존 넥슨 게임들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김 총괄PD는 “성장방식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성장방식은 전형적이지만, 대립과 결투에서 차별점을 주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부분을 새로 바꾸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개발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긴 했지만 출시 타이밍은 나쁘지 않다. 앞으로 쏟아질 MMORPG 홍수를 생각하면 지금 나오는 편이 주목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것. 서비스를 맡은 넥슨에서도 하반기 기대작으로 밀어주고 있다. 김 총괄PD는 “넥슨 그룹 차원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전사적으로 자원을 지원해주기로 하셨다”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게임 마무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괄PD와 심 디렉터는 오래 준비한만큼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 총괄PD는 “괜찮은 신규 IP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유저들에게 인정을 받고 나면 매출을 비롯한 다른 부분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심 디렉터는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죄송하고 고맙다”며 “이제는 자신있게 공개할 수 있을 것 같고, 유저들이 재미있게 플레이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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