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서비스 5년차 ‘아키에이지’, 게임차트 역주행 비결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SNS를 통해 시민들과 실시간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다. 나도 그분처럼 유저들의 건의에 즉시 피드백하겠다고 결심했다.”

엑스엘게임즈에서 ‘아키에이지’ 기획총괄을 맡고 있는 조용래 기획팀장이 25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사옥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아키에이지’의 흥행 역주행 노하우를 밝혔다. 그는 2007년 엑스엘게임즈에 입사해 2015년 11월부터 기획팀장을 맡았으며, ‘오키드나의 증오’와 ‘태초’ 등 두 번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아키에이지’의 부활을 이끈 인물이다.

조 팀장이 ‘아키에이지’ 기획총괄을 맡은 이후로 한국 서비스 성적은 눈에 띄게 올라갔다. 특히 올해 1월 진행된 ‘태초’ 업데이트 이후에는 한국 월간사용자수(MAU)가 이전 업데이트에 비해 100% 이상 증가했다. 게임트릭스가 집계하는 PC방 점유율 순위에서도 20위권에 재진입했다. 넥슨 포털에서 채널링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해외 반응도 꾸준히 상승중이다. 2017년 2월에는 북미웹진 MMORPG닷컴이 집계한 가장 인기있는 게임 1위를 차지했다. 조 팀장은 “해외빌드에는 아직 태초 업데이트가 적용되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업데이트인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키에이지’는 64개국에서 서비스중이다.

조 팀장은 업데이트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으로 ▲콘텐츠의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아는 현실인식 ▲증상에 따른 대응방법과 시기를 정확히 판단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 ▲치료계획을 유저와 공유할 것을 꼽았다.

그는 과거 대장암에 걸렸다가 완치됐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병에 걸렸을 때 검사 결과가 잘못됐을 것이라고 현실에서 도피했다면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라이브 서비스에서도 업데이트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어야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일례로 그는 후발주자들이 선발주자들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아키에이지’의 핵심매출원인 노동력 아이템에 재사용 대기시간을 넣었다. 당장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규유저의 정착에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조 팀장은 급한 부분은 당장 치료에 들어가고, 상대적으로 덜 급한 부분은 다음 업데이트까지 버틸 수 있도록 지연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며 “버틸 수 있는 부분은 최소한의 업데이트만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저와의 소통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아키에이지가 서비스 5년차가 되다 보니까 유저들이 결혼을 많이 한다”며 “유저들이 결혼할 때마다 직접 찾아가 축하도 하고, 하객으로 찾아온 유저들에게 의견도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롤모델이라며 “박 시장이 SNS로 받은 민원을 담당 공무원에게 바로 전달하는 것처럼 나 역시도 유저들의 의견을 개발팀에 바로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션 말미의 질의응답에서는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PC방 점유율 역주행은 캐시아이템을 퍼주는 이벤트로 이뤄낸 성과 아니냐”는 질문에 조 팀장은 “이벤트가 순위 상승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벤트 이후에도) 월간접속자수(MAU)와 일간접속자수(DAU)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콘텐츠의 힘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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