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이벤트와 OST로 유저 감성 잡기…게임 활용한 예능도 등장

최근 모바일게임사들이 앞 다퉈 걸그룹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홍보 전략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히 화보를 찍거나 TV CF를 방영하는 것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다.

최근 넥스트무브는 신작 모바일게임 ‘로스트테일’의 모델로 ‘Cheer up’ ‘TT’로 큰 인기를 끈 걸그룹 트와이스를 발탁해 화제를 모았다. 신스타임즈는 ‘해전1942 시즌2’의 홍보모델로 김세정이 소속된 걸그룹 구구단을 발탁했다. 러블리즈는 게임펍의 해상 시뮬레이션게임 ‘소녀함대’의 모델로, 차오루가 소속된 피에스타는 디펜스게임 ‘수호삼국지’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그야말로 걸그룹들이 모바일게임 모델을 점령하는 추세다.

흥미로운 것은 게임사들이 걸그룹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마케팅 방법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만 해도 차승원, 장동건, 정우성, 이정재, 이병헌, 하정우 등 남성 톱스타들이 대거 모바일게임 모델로 활동했다. 당시 게임사들은 수억 원에 이르는 모델료를 아끼지 않으며 경쟁적으로 톱스타를 활용했다. 이른바 ‘대세감’이라는 것을 주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정작 TV CF 외에는 유저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광고 촬영도 까다로웠다. 모델을 제외하면 비슷비슷한 광고들이 만들어졌다. 톱스타를 내세워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지나친 톱모델 경쟁에 게임업계 마케팅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시작됐다.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스톤에이지’와 ‘백발백중’의 모델로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모델로 내세웠다. 당시 넷마블은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출연하는 코믹하고 친근한 CF를 제작했고, ‘백발백중’ e스포츠 대회에서 직접 멤버들이 게임 실력을 과시하는 이벤트도 열었다.

룽투코리아는 한 걸음 더 나갔다. ‘검과마법’ 모델로 소녀시대 태연을 내세우면서 CF와 동시에 태연의 노래를 선보였다. 태연이 부른 ‘아틀란티스 소녀’는 ‘검과마법’ CF에 삽입돼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또 태연의 단독 콘서트에 유저들을 초대하는가 하면, 지스타 현장에서 태연이 참석하는 팬 사인회도 열었다. 팬들의 반응에 룽투코리아는 이례적으로 태연과 홍보 모델 연장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스타임즈의 ‘해전1942’ 역시 씨스타가 참석하는 유저 팬 미팅과 지스타 특별 공연 등을 진행했다. 남동훈 신스타임즈 게임사업부문 대표는 “게임이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유저들에게 더 다가가야만 한다”며 “단순히 모델을 기용해 게임 홍보만 하고 끝나는 방식은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해전1942 시즌2’ 모델인 구구단 역시 오프라인에서 직접 유저들과 만나는 행사를 계획 중이다.

게임 모델을 활용한 웹 예능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모바일게임 ‘로스트테일’의 모델 트와이스가 등장하는 웹 예능 ‘로스트타임’이다. 16일 네이버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이 프로그램에는 사라진 동화 속 아이템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트와이스 멤버들이 등장한다. 웹 예능 프로그램에 게임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다.

‘로스트타임’은 넥스트무브가 에이전시나 대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기획과 제작에 나선 프로그램이다. 촬영이 주로 이뤄진 장소는 에버랜드다. 넥스트무브 정호영 대표는 “트와이스의 매력과 우리 게임을 동시에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예능을 제작한 것”이라며 “드라마와 달리 예능에서는 게임 요소를 많이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트와이스를 활용한 덕분인지, ‘로스트테일’ 게임 내에는 유독 트와이스와 관련된 길드명이나 캐릭터명이 자주 보인다. 이 회사는 볼빨간사춘기가 부른 OST를 제작, 게임 내에 삽입하기도 했다. 넥스트무브는 트와이스와 볼빨간사춘기가 ‘로스트테일’ 유저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각 게임사들의 이러한 홍보 방식은 대중들과 직접 만나는 것에 익숙한 가수 모델이기에 가능한 방식이기도 하다. 유저들은 게임 외에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고, 게임사 입장에서는 유저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여전히 과거처럼 특색없는 마케팅을 펼치는 게임사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그러한 방식으로는 유저들을 모으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중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모바일게임의 마케팅 비용은 높고, 그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부작용이 심하다”면서도 “광고 물량이나 모델의 유명세로 승부하는 것보다는, 지금처럼 유저들과 소통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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