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환불 프로세스 악용 유저, 제재 처리 한다” 해명 ‘진땀’

일부 아이폰 유저들이 애플 앱스토어 게임 환불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견돼 각 모바일게임사들이 대응에 나섰다.

최근 아이폰 유저들 사이에서는 모바일 게임 내에서 인앱 결제를 한 뒤, 환불을 해도 게임 계정이 유지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이폰 유저들은 게임사가 아닌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환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구글과 달리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이러한 환불 정보가 실시간으로 한국 게임사 측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사들이 환불 내역을 모르면 구매한 아이템을 삭제하거나 계정을 정지시키기 힘들다.

이 때문에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아이폰에서는 수 백만원을 과금한 뒤 환불을 받아도 계속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식의 정보가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사실상 ‘무한 환불’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심지어 “과금 이후 계정을 키운 뒤, 환불 받고 계정을 팔면 남는 장사”라는 소문까지 퍼졌다.

그러다 최근 한 모바일게임사 상담사와 유저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불거졌다. 23일 한 모바일게임 공식카페에는 유저와 게임사 상담직원의 녹취 파일이 올라왔다. 한 남성 유저가 “아이폰 유저들이 앱스토어 환불 시스템을 악용하고 있다”며 따지자 상담사는 “앱스토어에서 환불에 대한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요지의 답변을 내놨다. 

녹취록이 공개되자 게이머들은 즉각 “환불을 해도 게임사들이 모르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는 안드로이드 유저들과 달리 아이폰 유저들은 공짜로 게임을 즐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확장됐다. 이로 인해 23일 각 모바일게임사들 고객 센터에는 하루종일 이에 대한 문의와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수백만원~수천만원까지 결제하는 상위 랭커들에게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사실이라면 지금이라도 아이폰을 구매한 뒤 게임을 하겠다”는 유저들도 생겨났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서버를 안드로이드와 iOS 버전으로 나눠서 서비스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오후 모바일게임사들은 환불 논란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게임빌이 서비스하는 ‘별이 되어라!’의 개발사 플린트의 김영모 대표는 “결제 프로세스와 서비스를 악용해 게임 내 재화를 부당히 취득하려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게임 운영 정책에 의해 제재 처리 대상으로서 문제가 되는 계정들에 대해 제재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스토어에서는 이러한 환불 정보를 게임사가 실시간으로 알기 힘들어 빠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해당 스토어에 지속적으로 이슈를 제기하고 해결을 촉구했으며, 이에 대해 긴급히 답변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부당한 이득으로 인해 유저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데스티니 차일드’를 서비스하는 넥스트플로어 역시 공지사항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넥스트플로어는 “공정한 게임 서비스 제공을 위해 결제 프로세스를 악용해 유저들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 운영 정책에 의거해 제재 처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타 스토어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게임사 측에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태지만, 정보가 제공되는 즉시 순차적으로 대응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환불 시스템 악용은 ‘별이되어라!’ ‘데스티니 차일드’ 외에도 앱스토어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게임에서 벌어질 수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서비스하는 게임들 중 아직까지 수백만원 이상 환불한 유저가 그대로 게임을 이어가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애플 앱스토어에서 하루 빨리 악용 가능성을 차단 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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