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기술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국내 콘텐츠 5000억원 투자

“지금까지 일해온 방식은 변하지 말고, 나머지는 다 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CEO) 내정자가 22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에서 신임 대표로서의 각오를 전했다.

한 내정자는 이해진 의장이 어떤 조언을 해줬냐는 질문에 “내가 가지고 있던 일에 대한 자세는 변치 말라고 했고, 네이버의 운영 구조는 (내부 중심에서 외부 파트너 중심으로) 모두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조언에 따라서 앞으로는 오프라인 행사를 많이 마련하고, 외부 파트너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 내정자는 네이버가 스몰비즈니스를 위한 기술플랫폼으로 변화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스토어팜’, ‘네이버 페이’ ‘브이 라이브’ 등 다양한 사업도구를 통해 중소사업자들의 창업과 성장을 돕는 한편, 콘텐츠 창작자들의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의 국내 투자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된다. 한 내정자는 “지난 5년간 국내 콘텐츠와 기술 분야에 2000억원을 투자했는데, 향후 5년간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중소사업자들의 창업과 성장에 500억원, 건강한 창작 생태계 조성과 창작자의 글로벌 진출에 각각 500억원씩 투자한다.

네이버 서비스 총괄부사장을 맡은 한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을 거쳐 네이버의 새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09년 4월 취임해 약 8년간 네이버 수장을 맡았던 김상헌 대표는 퇴임해 경영고문으로 활동한다.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의장도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내년 3월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김 대표는 한 내정자에게 자리를 물려준 후 일선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김 대표는 “한 내정자가 CEO로 성공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회사의 리더십은 명확한 단일 체제여야 하기 때문에, 고문인 내가 나서는 것은 안될 일이다. 가능한 한 내정자를 모든 책임을 맡을 수 있는 위치로 세우고 조언만 해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네이버 수장으로서 재직했던 8년을 되돌아보며 소회를 담담히 밝히기도 했다. 그는 “8년 전 네이버는 젊고 활기찼지만 잘 정리되어 있지 않은 동아리 같은 회사였다”며 “내 역할은 네이버라는 나무가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주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네이버가 지주목을 뗄 수 있는 튼튼한 나무가 됐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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