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테테인먼트의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오리지널 버전을 서비스하던 미국 사설서버가 문을 닫았다. 문을 닫기 직전, 유저들은 아쉬움을 표하며 줄지어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삼천궁녀’ 세리머니를 펼쳤다.

‘와우’의 초기 오리지널 버전을 서비스하던 노스탈리우스(Nostalrius)가 사설서버 ‘바닐라’를 폐쇄한 것은 지난 10일(북미 시각). 블리자드가 저작권 침해 사유로 소송을 준비중이라는 내용증명을 받은지 4일만이다. 노스탈리우스는 “우리 서버를 호스팅하는 프랑스 업체가 프랑스와 미국 변호사에게서 서비스를 중지하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서버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노스탈리우스는 30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와우’의 오리지널 버전만 즐길 수 있는 사설서버를 무료로 운영해왔다. ‘와우’가 2004년 11월 23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출시됐으니 약 10년의 시간을 되돌린 것. 10년 전 스케줄에 맞춰 다음 달에는 ‘안퀴라즈’ 레이드를 오픈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업데이트는 블리자드의 내용증명으로 전면 취소됐다.

‘와우’ 오리지널의 향수를 즐기던 유저들은 갑작스러운 폐쇄 소식에 아쉬움을 표했다. 바닐라 서버에 등록된 계정 수는 총 80만이며, 이 중 활성화된 계정은 15만 건에 달한다.

서버가 공식적으로 문을 닫는 10일이 되자 일부 유저들은 자살행렬을 펼치기도 했다. 서비스가 끝나기 전에 절벽에서 뛰어내려 명예로운 죽음을 맞겠다는 의도다. 길게 줄지은 참가자들은 대도시 ‘오그리마’를 떠나 낭떠러지가 있는 또다른 대도시 ‘썬더블러프’로 향했다. 걸어서 움직였기에 꼬박 한시간이 걸렸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작별을 고하고 차례차례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렸다. 해외 게임 전문지들은 이 광경을 자살 행진(suicide march)이라고 표현했다.

노스탈리우스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버전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블리자드에게 청원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노스탈리우스는 “우리 커뮤니티가 블리자드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오리지널 서버를 운영할 수 있도록 블리자드가 권한을 공유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 청원에 서명한 사람은 12일 기준 8만2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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