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사 대표와 20년 우정 의리 지켜…NXC 문화지원사업 ‘눈길’

수입사 대표와 20년 우정 의리 지켜…NXC 문화지원사업 ‘눈길’

영화 ‘위플래쉬(감독 다미엔 차젤레)’가 한국에서 14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넥슨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 회장의 끈끈한 의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위플래쉬’는 천재 드러머가 되기를 갈망하는 학생 앤드류(마일즈 텔러)와 그의 광기를 끌어내려는 폭군 선생 플래처(J.K. 시몬스)의 이야기다. 저예산 영화에 단순한 스토리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음악, 완벽한 편집으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을 수상했다. 지난달 개봉했지만 ‘분노의 질주’ ‘스물’ ‘킹스맨’에 이어 여전히 박스오피스 4위를 지키며 저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외화수입사 미로비젼의 창업자이자 에이든컴퍼니의 채희승 대표는 일반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본 후, 곧바로 ‘위플래쉬’의 미국 판매사로 찾아가 계약을 하기에 이른다. 남들보다 재빨리 움직인 덕분에 그는 5만 달러(약 5000만원)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영화를 사오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영화를 샀다고 해서 그대로 개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극장에 걸기 위해선 막대한 P&A(배급/마케팅) 비용이 들어간다. 저예산 영화일수록 P&A 비용이 순제작비를 넘어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채 대표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충무로 관계자들이라면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수십억원의 빚을 졌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수입사가 얼마나 돈을 쓰느냐에 따라 흥행 수익의 배분이 달라지기에, 마냥 아낄 수만은 없는 상황. 고심하던 채 대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NXC의 김정주 회장이었다.

지난해 NXC에서 토크쇼를 주도한 김정주 회장.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 회장은 채 대표와 2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사이다. 김 회장은 내친김에 넥슨문화다양성펀드 사업을 추진하고, ‘위플래쉬’의 국내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기에 이른다. 물론 ‘위플래쉬’가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영화라는 점도 작용했다.

김정주 회장은 오래 전부터 문화 콘텐츠와 예술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기로 유명하다. 한국 1위 게임회사의 수장이면서도 대학로에 살다시피 하며 연극에 빠져 지내는가 하면, 몇몇 연극에서는 단역과 조연으로 직접 출연했다. 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학과 전문사 과정에 입학해 2012년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사내에서는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인 ‘넥슨 포럼’을 운영, 직원들의 예술적 감성과 창조적 영감을 일깨우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에 수입된 ‘위플래쉬’는 좋은 영화를 가려낸 수입사 대표의 고집과 안목, 그리고 문화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게임회사 수장이 함께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영화의 흥행으로 채 대표는 수 년간 자신을 괴롭혀온 빚을 털게 됐고, NXC 역시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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