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대표 “넷마블과 제휴, 넥슨과 상관없이 이뤄진 것”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공동 사업 및 전략적 제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사의 핵심 경영진들이 모두 모였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와 배재현 부사장, 윤재수 CFO가 참석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과 권영식 대표, 백영훈 사업총괄장도 참석했다.

두 회사의 협업은 16일 오후 공시를 통해 갑작스럽게 발표됐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주식 2만9214주(9.8%)를 3802억6490만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인수를 통해 넷마블 방준혁 의장, CJ E&M, 텐센트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4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하루가 지난 뒤인 17일 오전, 엔씨소프트는 자사주 195만주(8.9%)를 넷마블게임즈에 장외 처분한다고 밝혔다. 주당 처분 가격은 20만 573원이며, 총 처분 금액은 3911억1735만원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씨는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기존 모바일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방준혁 의장과 여러 고민을 이야기 했는데, 넷마블 역시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해 고민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엔씨는 IP를 다른 회사에 빗장을 열어본 적이 없, 넷마블도 크로스마케팅을 해준 적이 없다”며 “서로의 가장 중요한 심장을 교환하는 제휴가 가능하려면 결국 상호 투자를 통해서 함께 가는 모습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역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엔씨소프트와 파트너십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1위냐 2위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바일게임은 세계화 상품이며, 글로벌하게 성공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방 의장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강한 경쟁력을 가지려면 강력한 IP와 개발력을 가진 파트너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씨 입장에서 다른 회사와 IP를 공유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고, 넷마블 입장에서도 함께 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라며 “양사의 사업 핵심을 공유하는 내용이기에 강력한 파트너십이 필요했고, 결국 상호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오늘 제휴식이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조만간 여러분들에게 좋은 결과물들을 보여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다툼과 관련된 질문도 이어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넥슨과의 관계로 인해 여러 가지 근심걱정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제휴는 그 문제와 상관없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시장 진출에 대한 고민은 몇 년 전부터 해왔고, 여러 모바일게임사들과 상의하는 자리가 여러 차례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넥슨과 관련된) 그러한 고민은 오히려 작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회사가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더 절박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넷마블이 보유한 지분은 8.9%로, 엔씨소프트는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우호 지분을 총 18.9%를 확보하게 됐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15.1%만을 보유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경영권 다툼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오늘은 넷마블 제휴와 관련된 자리”라며 “넥슨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