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Pexels
이미지 출처 : Pexels

일론 머스크가 X(전 트위터)를 인수한 뒤 API 유료화 정책이 시행됐다. 리브랜딩 이후 지난 2월부터 월 5000달러(약 650만 원)의 프로 요금제와 기업용 상품인 월 4만2000달러(약 5500만 원)의 엔터프라이즈 요금제로 변경됐다.

X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던 게임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글로벌 게임사가 하나둘 X에서 발을 빼고 있다. 여러 외신은 요금제 가격 대비 낮은 서비스 품질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지출은 크게 늘어났지만, 서비스 질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비판했다. 가령, 작동 중인 API가 갑자기 예고없이 사라지거나, 뜬금없이 기술지원 중단을 통보하는 등 무성의한 운영이 이어졌다. 지난 7월에는 API 초과 사태로 한동안 X가 먹통이 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API 유료화 이후 여러 불편을 게이머들이 겪고 있다. 멋진 활약상, 친구와 함께 찍은 스크린샷을 곧바로 X에 올리지 못한다. 특히, 콘솔기기라면 모바일 디바이스를 거쳐 재업로드를 해야하는 등 불편이 더 가중된다. 편리한 로그인 계정연동도 더 이상 쓰지 못한다.

X의 API를 활용한 소셜 미디어 대시보드 애플리케이션 '트윗덱', 자신의 트윗을 자동으로 삭제해주는 '트윗 청소기' 등 유용한 기능도 정책 변화 후 사용이 중지되거나, 손실을 막기 위해 유료로 변경됐다.  

기업은 물론 이용자가 겪는 불편이 커지자 마스토돈, 블루스카이 등 여러 대체 SNS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은 당장으로서는 다른 플랫폼들이 X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커뮤니티성ㆍ익명성ㆍ맞춤성' X에 남아있는 이유

- X의 최대 강점 커뮤니티성ㆍ익명성ㆍ맞춤성
- X의 최대 강점 커뮤니티성ㆍ익명성ㆍ맞춤성

아마 많은 이들이 "게이머들은 왜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X에 남아있으려고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 이유는 X만이 갖고 있는 특수성 때문이다. 커뮤니티성, 익명성, 그리고 맞춤성이라는 3가지 이유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다른 SNS와 달리 X는 커뮤니티성이 강하다. 게임, 만화, 코스프레 등 공통의 주제로 하나의 커뮤니티를 생성한다. 계정 소개말에 '게임계', '코스프레계'라고 명명할 정도로 용도를 세분화한다.

이는 익명의 기반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과 맞물렸다. 공통의 관심사만 있다면 낯선 사람과도 편하게 링크할 수 있다. 가령, '블루 아카이브'를 위주로 트윗하는 사람들이 서로 팔로우를 맺으며 커뮤니티를 생성하는 식이다. 익명이니 부담도 덜하다. 

이런 장점이 조명받으며 이용자들이 몰려들었다. 이용자가 몰리자 자연스럽게 게임사들도 X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게임 개발자들 역시 계정을 만들어 본인들의 생각을 유저와 공유하며 소통하기 시작했다. 게임 공지 역시 공식 X를 활용해 빠르게 접할 수 있다.

선순환이 반복되며 맞춤성이란 이점이 이용자에게 제공되기 시작했다. 목적에 맞는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타임라인을 형성할 수 있다. 기자도 해외 게임업계 소식을 빠르게 캐치하기 위해 여러 게임 매체, 게임사, 개발자 X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 연동 서비스와 광고 줄줄이 해제, X 떠나는 게임업계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트위터 연동 중단 공지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트위터 연동 중단 공지 

현재 많은 게임사들이 X를 떠나고 있다. 첫 주자는 블리자드다. X가 2월 2일 공지에서 "2월 9일부터 API 유료화 정책 시행"을 발표하자, 7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X 통합 기능을 제거했다. 

이후 벽람항로, 작혼, 명일방주, 블루 아카이브 등 유명 수집형 RPG를 서비스하는 요스타도 탈 X 대열에 합류했다. 8월부터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서 X 계정 연동 로그인 기능을 종료했다. API 유료화 정책 이후 몇몇 서드 파티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로그인 문제를 겪었기 때문이다.

넷마블과 호요버스 역시 X 계정 로그인 오류를 겪었다. 두 회사는 아직 X 연동 기능을 종료하지 않았다. 하지만 X 연동 유저들에게 다른 계정 연동을 권고하고 있다.

- 요스타 서비스 게임 모두 트위터 연동 서비스가 중단됐다 
- 요스타 서비스 게임 모두 트위터 연동 서비스가 중단됐다 

가장 최근 X를 떠난 게임사는 소니다. 소니는 지난 11월 13일부터 플레이스테이션 내 X 연동 서비스를 중지했다. 이제 플레이스테이션 콘텐츠 및 플레이 관련 활동을 X에 게시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 모바일, PC와 달리 플레이스테이션은 콘솔기기라서 유저 불편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컸다.

최근 X CEO 일론 머스크가 반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이며 기업들의 광고 게재도 중단되고 있다. 유비소프트,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라이온 게이트 엔터 등이 줄줄이 X 내 광고를 끊었다. 

지난 7월 BBC는 일론 머스크가 440억달러(약 55조7040억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광고 매출이 거의 절반이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 후 유비소프트, IBM 등 기업이 잇달아 광고를 접은 만큼 손실은 더 커졌을 것이다. 

- 중단하지 않더라도 다른 계정 연동을 권고 중이다 
- 중단하지 않더라도 다른 계정 연동을 권고 중이다 

 

■ 블루스카이 "보완만 된다면 대체 가능성 가장 높아"

- 블루스카이 인터페이스 
- 블루스카이 인터페이스 

이용자 여론에 반하는 운영이 지속되며 대체 플랫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대표적 후보가 바로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가 만든 블루스카이다. X와 유사한 인터페이스 덕분에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본래 블루스카이가 트위터 사내 프로젝트로 시작한 만큼 유저 인터페이스 구성이 비슷하다. 인터페이스는 물론 이용자가 직접 본인의 타임라인에 노출시킬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직접 만드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API 초과 사태 후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다. API 초과 사태가 발생한 7월 초부터 일 평균 신규 다운로드 30만건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베타 테스트 단계인 블루스카이는 현재 기존 이용자가 발급하는 초대 코드로 신규 이용자를 받고 있다.

- 베타 테스트 단계인 만큼 일부 유저만 현재 사용이 가능하다 
- 베타 테스트 단계인 만큼 일부 유저만 현재 사용이 가능하다 

아직까진 X를 대체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해시태그, 계정 잠금, 블언블(계정 차단 후 다시 푸는 행위)이 원활하지 않고, 다이렉트 메세지(DM)이나, GIF 및 동영상 재생, 북마크 기능 등이 지원되지 않는다. 베타 테스트 단계이기에 향후 보완할 여지가 남아있다. 

다만, 여러 외신은 블루스카이의 가파른 성장세에 비해 일시적으로 가입이 중단되는 등 X를 이탈하는 유저들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물 들어오는 타이밍에 노를 젓지 못했다는 의미다. 

유로뉴스 등은 "블루스카이는 현재 '소수의 신규 사용자'에게만 계정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준다"라며 "SNS는 이용자가 많아야 힘을 얻는다. 이런 점에서 봤을 떄 블루스카이의 최대 단점은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레드 "아직 트위터 흥행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다" 

- 스레드 인터페이스 
- 스레드 인터페이스 

블루스카이가 이용자 수용에 애로사항을 겪는 동안 '스레드'가 X를 대체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대놓고 X를 대체할 목적으로 지난 7월 메타가 출시한 SNS다. API 초과 사태 당시 서구권을 중심으로 X를 이탈하는 이용자를 순조롭게 받아들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에 따르면, 런칭 직후 약 7시간 동안 스레드의 가입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24시간 만에 가입자 수 5000만 명을 달성했고, 속도가 붙으며 5일 만에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했다.

다만,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답게 스레드는 데이터 중앙 집중 체제를 취한다. 연락처, 검색 이력, 브라우저 사용 내역, 구매 내역 등을 수집 정보로 명시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 스레드의 DAU와 평균 이용 시간은불과 2주만에 급락했다 (자료출처 : 센서타워)
- 스레드의 DAU와 평균 이용 시간은불과 2주만에 급락했다 (자료출처 : 센서타워)

인스타그램 계정과 강하게 연동되고, 기존 메타 SNS처럼 인스타 친구나 전화번호를 아는 현실의 친구가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아울러 시간 순 피드가 없고, 메타에서 제공하는 추천과 광고 피드만 볼 수 있다.

기존 X 유저가 선호하는 익명성과 맞춤성에 반하는 기능이다. 센서타워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스레드는 출시 당시 화력에 비해 일간 유저 수는 2주만에 70% 급락했다. 유저 당 평균 사용시간은 20분에서 5분 내외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트위터는 여전히 약 2억 명이 꾸준히 사용하고 있으며, 평균적인 사용시간은 30분이다.

 

■ 마스토돈 "기능은 비슷한데 불편한 게 너무 많다"

- 마스토돈 인터페이스 
- 마스토돈 인터페이스 

마스토돈은 분산을 지향하는 탈중앙화 SNS다. 서버를 운영하는 회사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분산형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인스턴스를 열어 운영할 수 있다. 각 인스턴스끼리 상호작용도 가능해 다른 인스턴스의 사용자를 팔로우하고 대화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X와 유사한 점도 많다. 타임라인의 배치가 알고리즘 기반이 아닌 시간 순서에 따라 업데이트된다는 점, 글자 수 제한 500자, 사진 및 영상 업로드 등의 기능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2년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발표 후 많은 이들이 마스토돈으로 넘어간 바 있다. 개발자 오이겐 로흐코에 따르면 22년 11월 기준 이용자 수가 약 48만명 증가했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API 초과 사태 후 조명을 받았다.

- 마스토돈 이용자 수는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
- 마스토돈 이용자 수는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인수 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자료 출처: 시밀러웹)

다만, 마스토돈 역시 트위터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분산 인스턴스 SNS 답게 인터페이스가 복잡하고 투박하다. 유저 인터페이스도 X와 많이 달라서 많은 이용자들이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확장성도 낮은 편이다. 마스토돈은 대부분의 서버를 개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서버가 너무 커지면 운영이 어려워 확장하기 힘들다. 커뮤니티의 규모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트위터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또한, X처럼 광범위한 검색이 불가능하다. SNS 내 키워드로 검색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오로지 해시태그 검색만 가능하다. 게임사의 정보, 개발자의 의견 등 정보 검색을 위해 X를 이용하는 이용자도 많은 만큼 굉장히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