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3에서 로스트아크 전문 인플루언서 '이다'를 만났다. 기자는 다양한 게임 정보와 방송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주로 편집된 유튜브 콘텐츠를 본다. 매일 생방송을 시청하는 게임 인플루언서는 손에 꼽는다. 그 리스트 중 한 명을 드디어 영접한 것이다. 기자가 아닌 팬으로서 정말 설렜다.
아쉽게도 이야기를 길게 나눌 순 없었다. 현장에서 그에게 기념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팬들이 끝없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팬들에게 웃으며 추억을 남겨주는 그를 보며 이제는 로스트아크 대표 인플루언서로 부상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게임 인플루언서는 게임 업계 연예인이다. 지스타 현장만 봐도 알 수 있다. 유명 게임 인플루언서가 현장을 돌아다니면 수많은 팬이 뒤를 따라다니거나 사인과 사진을 요청한다. 게이머 입장에선 자신과 똑같은 취미를 즐기니까 공감대 형성에서 연예인보다 더 중요한 존재다.
수많은 게이머가 이에 도전한다. 교육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에게 장래 희망을 질문할 때 프로게이머뿐만 아니라 게임 유튜버도 정말 많다고 한다. 이제는 트렌드가 달라진 것이다.
모두가 스포트라이트를 꿈꾸지만 빛을 발하는 찾아내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들의 외면은 화려하게 보일 수 있어도 그 이면에는 끝없는 노력과 고민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이다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생방송을 챙겨본 시기에는 구독자가 4만 명 정도였다. 그 또한 과거 방송과 현재 방송 콘텐츠를 비교하면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다채로워졌달까. 물론 로스트아크의 폭발적 인기가 한몫했다. 모든 로스트아크 방송인이 성공하진 않았다. 예상치 못한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로스트아크 게이머에게 '쑤바형', '쿼카'를 말할 때 즉시 '이다'라는 답을 내놓게 만드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수 년간 방송을 진행하며 오로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즐겁게 만들 수 있을지만 집중한 끝에 가파른 성장세를 그려냈다. 그 결과 실버 버튼까지 손에 거머쥔 그에게 향후 방송 방향성과 꿈나무를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 지스타 2023 방문 후기 [출처: 이다 유튜브]
Q. 구독자 10만을 달성했다. 소감을 전한다면?
사실 방송만 열심히 했을 뿐이라 실감나지 않았다. 옆에서 묵묵히 유튜브 성장을 위해 노력한 편집팀은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제가 더 열심히 했다면 고생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준 시청자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솔직히 부담도 된다. 큰 사고 없이 앞으로도 꾸준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Q. 얼마 전 결혼식이 로스트아크 팬들에게 꽤 화제가 됐다. 결혼 후 방송 진행에 변화가 생겼다면?
결혼 전에는 방송이 끝나야 만나고 쉬는 날마다 만났다. 사실 여유 시간도 많지 않았다. 와이프와 같이 사니까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덕분에 방송 시간이 점차 늘어났다. 더 늘릴 계획이다. 다만 그냥 게임 속에서만 살다가 어느 정도 현실 생활도 생겨 적응 기간이 좀 필요하다. 아직 현실이 낯설다.
- 결혼식 후기 [출처: 이다 유튜브]
Q. 남인파이터 에스더 무기를 예고했다. 아직도 목표가 확고한지 궁금하다.
최근 로스트아크 모바일에 등장한 요즈족 검사 ‘소드마스터’에 약간 흔들렸다. 남인파이터 업데이트와 동시에 공개될 차후 캐릭터가 소드마스터 수준으로 매력적이라면 어떻게 할 지 고민이다. 지금으로선 카제로스 레이드 전에 망령회에 에스더 무기를 추가하는 것이 우선이라 목표 자체는 확고하다.
Q. 다양한 클래스들을 육성 중이다. 재미만 봤을 때 현재 가장 만족하는 클래스는?
신속 기반 클래스가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지금은 체술 인파이터와 포식자 슬레이어 그리고 갈증 리퍼가 가장 만족스럽다. 갈증 리퍼는 아직 세팅 중이라 제대로 즐긴다고 말하긴 어려워서 추후 그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로스크아크 모바일 소감은?
정말 아쉽게도 지스타에서 체험하지 못했다. 다만 같이 방문한 스트리머들과 옆에서 모니터를 구경했을 때의 느낌은 정말 원작이랑 다를 것이 없었다. 상향된 엔진 덕분에 원작보다 멋진 스킬 이펙트도 인상적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작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예상한다.
Q. 원작과 병행할 예정인가?
보여준 퀄리티로 오픈한다면 무조건 병행할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도 있다. 모바일 게임 특유의 강한 과금 모델이 대표적이다. 그 허들만 높지 않다면 아주 열심히 병행할 걸로 생각한다. 물론 확정은 아니다. 물리적으로 병행할 수 없을 수 있다. 아직 자동 전투 시스템 관련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더 지켜봐야 한다.
Q. 지스타 2023에서 로스트아크 모바일 외 눈에 들어온 게임은?
사실 팬들과 소통하느라 두루 방문하지 못했다. 팬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한 것과 별개로 행사를 전체적으로 보지 못해 아쉽다.
Q. 만약 로스크아크가 없었을 경우 어떤 방송을 하고 있었을지 예상한다면? 또한 로스트아크 인기가 사그라들 때를 대비해 어떻게 준비 중인가?
아마도 방송을 안 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방송을 시작한 계기도 심심해서 시작했다가 점차 소통이 재밌어서 눌러앉게 됐다. 이를 위해 기본 시청자 수가 필요하다. 그 기반을 안겨준 게임이 없었다면 다시 회사 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예상한다.
로스트아크 인기가 사그라든다면 아마 시골에 내려가서 농촌 유튜브 정도나 할 것 같다.(웃음) 사실 시골에서 오래 살아서 개인적으로 시골이 너무 좋다. 로스트아크 인기가 사그라들 시기라면 제 나이도 어느 정도 있을 것 같으니 취업은 힘들 것이고 고향에서 농사를 하며 취미로 방송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그동한 방송 활동을 하면서 위기라고 느끼거나 정말 힘들었던 순간은?
매순간이 위기라고 생각한다. 아직 방송이 크게 휘청거린 적은 없다. 그렇기에 매순간이 위기라고 생각하고 보다 조심스럽게 방송을 진행한다. 가끔은 강한 워딩을 쓰고 싶고 다른 방송인들과 협업해서 콘텐츠도 만들고 싶다. 하지만 위험이 생길 수 있는 자리를 회피하는 성향이 강하다.
힘들 땐 그냥 정말 몸이 힘든 시기다. 몸이 아프면 어쩔 수 없이 방송을 쉬어야 하는데 휴방을 한다고 사실 제대로 쉴 수도 없다. 아마 다른 방송인들도 비슷할 것 같다. "다른 방송은 뭐하지", "이렇게 쉬고 있으면 잊혀지지 않을까" 등 불안감이 계속 밀려온다. 몸이 힘들어 방송을 쉬고 있을 때가 심적으로 가장 힘들다.
- 이다의 카멘 인력 사무소 [출처: 이다 유튜브]
Q. 로스트아크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로 호응을 얻었다. 특히 밸런스 상황 음식 비교, 대나무 숲 반응이 좋았다. 직접 구상한 아이디어인가?
구상까지는 아니고 즉흥적으로 시도한 콘텐츠다.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놀랐다. 물론 너무 늙다리 픽이라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서 종종 보여주고 있다. 로스트아크를 매일 진행하다 보니 실생활과 접목하는 이야기를 나눌 때 다들 좋아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것저것 해볼 생각이다.
Q. 게임 방송인을 꿈꾸는 신세대들이 많다.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적성에 맞다면 추천한다. 모든 직업에는 장단점이 있다. 장점만 보고 접근하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항상 단점부터 관찰하는 성격이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를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건 정말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게임이 일로 전환되는 순간 본인이 좋아하던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처음에 강조했듯이 적성에 맞아야 한다.
취미로 하는 게임 방송은 정말 추천한다. 다양한 경험은 인생 설계에 중요한 과정이다. 인터넷 방송도 그 과정 속에 나열되는 여정 중 하나다. "이것을 무조건 내 직업으로 삼아야지"라고 무작정 시작하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 시작은 쉬울 수 있어도 나올 때는 피폐한 상태로 바뀐 자신을 만난다.
어린 나이에 큰 돈도 만져볼 수 있고, 작은 시간으로 큰 댓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훨씬 많다. 이제는 레드 오션이다. 그 일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 다른 직업을 준비해야 하기에 너무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Q. 최근 다른 게임 광고도 진행했다. 방송하면서 꼭 한 번 받아보고 싶은 광고가 있다면?
로스트아크에 관련된 광고를 받아보고 싶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이라던가. 로스트아크 모바일이라던가. 로스트아크 모바일이라던가. (조심, 간절)
- 로스트아크 대표 크루 '망령회' 야유회 [출처: 이다 유튜브]
Q. 단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사실 인생이 거의 게임 속에 있었다. 게임 목표를 말하자면 앞선 내용 중에 하나인 에스더 무기다. 두 캐릭터 정도는 메인 캐릭터로서 에스더 무기 제작이 단기적 목표다. 방송적으로는 요즘 들어 다른 스트리머들과 합석하는 상황이 잦아졌다. 그 상황에서 보다 알찬 재미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른 분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방송인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목표다.
Q. 금강선 디렉터가 작별을 예고했다. 한 마디 전한다면?
너무나 아쉽다. 다만 매사를 가볍게 생각하는 분이 아니니 더 큰 그림을 보고 전진하는 거라 생각한다. 금강선 디렉터는 단순히 게임 디렉터로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배울 게 많은 분으로 보인다.
모쪼록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바라며 음악, 시나리오 등 게임 관련 외적인 분야에서도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디렉터가 교체된 후에도 한 번씩 로스트아크 공식 방송에 등장해서 진행이라도 맡아주면 좋겠다. 요즘 방송 너무 재밌다. 그간 감사드리고 잊지 않을 것이다.
Q.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제가 무슨 복인지 사랑을 과하게 받고 있는 것. 같다. 매일 퉁명스럽게 대하고 짜증도 많이 내지만 진심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받는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방송인에 걸맞은 보답인, 더 양질의 방송으로 보답하겠다.
언젠간 방송이 시들해지고 지루해질 때가 있을텐데 그 때마다 회초리를 잘 들어주면서 이끌어주면 더 나은 방송인이 될 것 같다. 항상 잘 하진 못해도 노력하는 모습으로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 늘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