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대표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지난 8일 신규 캐릭터 '아처'와 함께 첫 번째 전직 '뮤즈'를 퍼스트 서버에 선보였다.
뮤즈는 던전앤파이터 4번째 버퍼다. 레기온 던전이나 레이드 같은 고난도 콘텐츠를 클리어하기 위해 버퍼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직업이다. 딜러를 육성하는 유저가 압도적으로 많아 고질적인 버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4월 중 출시 예정인 아처의 두 번째 전직 '트래블러'보다 빠른 2월23일에 출시된다.
지난 4일 라이브로 진행된 'D-TALKS'에서 뮤즈의 자세한 정보가 공개됐다. 영상 속 뮤즈는 뛰어난 퀄리티의 일러스트와 도트 그래픽, 독특한 조작 방식으로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된 포인트는 조작 방식이다.
첫인상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악보와 노트를 이용한 독특한 조작 방식은 불안해보였다. 복잡한 패턴이 난무하는 고난도 콘텐츠에서 제대로 조작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는 "뮤즈는 40대도 쉽게 조작 가능하니 안심해도 좋다"라고 설명했지만, 영상만으로는 믿기지 않았다. 본 서버 업데이트 전 뮤즈를 찍먹해보기 위해 퍼스트 서버를 설치하고 플레이해봤다.
■ 첫인상은 합격점, 캐릭터 퀄리티가 상당하다
뮤즈는 활을 악기처럼 다루는 아처의 첫 번째 전직이다. 통상적인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판타지 풍 음유시인이 아닌 아이돌 밴드 감성 물씬 풍기는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캐릭터 생성 창을 열자마자 전직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총검사 이후 5년 만에 출시되는 신규 캐릭터다 보니 퀄리티가 상당하다. 이미 서브 캐릭터를 많이 키우고 있던 상태라 추가 육성 계획이 없었는데 일러스트를 보자마자 "본 서버에 나오면 한번 키워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장비 세팅을 끝낸 뒤 수련의 방에 들어와서 스킬을 하나씩 살펴봤다. 일러스트뿐만 아니라 스킬 이펙트도 엄청나게 화려하다. 아이돌 콘셉트에 걸맞게 무대 관련 스킬이 많았다. 기존 캐릭터와 다른 독특한 스킬 이펙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킬 연출도 "작심하고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뮤즈와 잘 어울렸다.
캐릭터 비주얼이나 스킬 이펙트, 사운드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 성능은 뒤로 제쳐두고 캐릭터성 하나만으로도 육성에 대한 동기 부여는 충분했다. 도트 모델링도 뛰어나기 때문에 캐릭터를 꾸미는 재미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저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러스트 엄청 예쁘다', '스킬 이펙트가 독특하네', '진 각성 패키지 하나 사둬야겠다', '제2의 븜미 오나', '역시 아바타로 꾸미려면 본판이 좋아야 해' 등 호평이 이어졌다.
■ 음표 스킬 배치가 조작의 핵심
뮤즈는 기존 버퍼와 다른 게이지를 이용한 독자적인 스킬 구성을 갖는다. 좌측 하단에 있는 신수력 게이지를 모아 '이펙터 온' 스킬을 사용해서 파티원에게 버프를 주는 방식이다. 신수력 게이지는 기본 공격과 스킬로 몬스터를 공격하면 수급 가능하다.
이펙터 온 스킬은 방어 관련 버프를 주는 '이펙터 온 : 그루브'와 공격 관련 버프를 주는 '이펙터 온 : 파워' 두 가지로 나뉜다. 스킬을 사용하면 신수력 게이지가 악보 연주 창으로 전환된다. 악보 연주는 세 가지 버프 악보로 구성되어 있고 필요한 악보를 선택해서 음표를 맞추면 버프가 들어간다.
악보를 연주하기 위해선 음표 스킬이 필요하다. 음표 스킬은 '4분 음표', '8분 음표', '16분 음표' 세 종류가 있다. 스킬에 별도의 이미지 표시가 없기 때문에 스킬 설명을 확인하고 배치해야 한다. 슬롯 배치는 좌측 첫 번째 슬롯에 두 가지 이펙터 온 스킬을 위아래로 배치한 뒤 4분 음표 ➝ 8분 음표 ➝ 16분 음표 스킬 순으로 정렬하면 악보를 연주하기 편하다.
스킬 구성을 살펴보면 조작 난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존 버퍼는 스택을 쌓아 원 버튼으로 버프를 줄 수 있지만, 뮤즈는 신수력 게이지 수급 ➝ 악보 연주 준비 ➝ 악보 연주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순간적인 몬스터 패턴 대응은 힘들어 보였다.
■ 조작 방식은 어려운 편, 리턴은 확실하다
조작이 어려운 만큼 리턴은 확실하다. 일명 '아포'라고 불리는 1차 각성과 진 각성 스킬에 메리트가 존재한다. 기존 버퍼는 각성 스킬을 사용하면 일정 시간 동안 파티원에게 강력한 버프를 한 번만 주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뮤즈는 각성 스킬 시전 중 신수력 게이지에 출력되는 음표를 일정 개수 이상 입력에 성공하면 지속 시간이 짧은 각성 스킬을 한 번 더 사용 가능하다. 음표는 총 6개가 출력된다. 3개만 입력에 성공해도 짧은 각성 스킬을 지급받는다. 지속 시간은 최소 5초부터 추가 입력에 성공할 때마다 1초씩 최대 8초까지 추가된다.
각성 스킬을 두 번으로 나눠서 사용하는 것은 뮤즈의 강점이다. '빼앗긴 땅 : 이스핀즈', '기계 혁명 : 개전', '대마법사의 차원 회랑'같은 고난도 콘텐츠 보스는 모두 페이즈가 나눠져 있다. 기존 버퍼는 각성 스킬을 이용해서 보스를 격파하면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는 동안 남아있는 버프 시간이 의미 없이 흘러간다.
뮤즈는 각성 스킬 지속 시간을 조금 줄이고 두 번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어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더라도 한 번 더 사용하면 된다. 강력한 각성 스킬의 효율적인 배분이 가능한 덕분에 기존 버퍼보다 더욱 돋보인다.
■ 김 디렉터 말대로 40대 아저씨도 컨트롤 가능할까?
지난 라이브 방송에서 김 디렉터는 '40대도 쉽게 조작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레기온 던전 '빼앗긴 땅 : 이스핀즈'에 입장해서 직접 플레이를 해보니 보스 패턴을 피하면서 악보를 연주하는 것은 어려웠다. 적응하기 위해선 연습이 많이 필요해 보였다.
현 최종 콘텐츠 '기계 혁명 : 바칼 레이드'를 무리 없이 즐기고 있는 유저는 단시간에 적응 가능하겠지만, 신규 및 복귀 유저가 뮤즈를 선택한다면 중도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작이 어렵다고 느껴진 포인트는 공격 버프 유지 시간이다. 모든 버퍼는 일명 '영축'으로 불리는 공격 버프를 한 단계 증폭시켜주는 '아리아 계열' 스킬을 가지고 있다. 뮤즈도 '아드레날린 랩소디'라는 증폭 스킬을 가지고 있다. 증폭 스킬은 비는 시간 없이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버퍼는 증폭 스킬의 지속 시간이 길거나 간단한 조작으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뮤즈는 증폭 스킬뿐만 아니라 다른 버프 스킬도 모두 악보 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 시간 10초는 많이 짧아 보였다. 본 서버로 넘어올 때 지속 시간을 조금만 늘려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뮤즈를 체험 중인 던전앤파이터 전문 인플루언서 장지는 "퍼스트 서버 기준 뮤즈는 모든 버퍼들 중 원톱 성능을 가졌다. 조작 난도는 김윤희 콘텐츠 디렉터님이 40대도 가능하다고 했었지만, 솔직히 많이 어렵다. 초보 유저에겐 추천하기 어려운 캐릭터"라고 소감을 남겼다.
유저 사이에서는 "나는 조작 쉬웠는데? 성능도 좋네", "악보 연주 생각보다 쉽다", "조작감 살아있네"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캐릭터가 너무 번거롭다", "버프 지속 시간이 10초인데 다음 연주를 하고 나면 또 연주를 해야 한다", "지속 시간 10초는 너무 짧다 이대로 나오면 나는 포기" 등 부정적인 반응으로 엇갈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