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평론가 히라바야시 히사가즈가 1996년 첫 발간 이후 많은 이들에게 게임에 대한 수준 높은 지식을 전해줘 사랑을 받았다. 특히 게임을 그저 아이들의 장난으로 치부했던 이들에게 게임의 역사와 게임 산업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 명저다.
이 책은 대학 졸업 후 게임 전문지 편집자를 거쳐 게임평론가로 활약한 저자의 역작. ‘게임 세계’라는 가공 세계에 대학이 존재한다면 분명 이러한 학문이 강의되고 있을 것이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쓴 원고다.
“잃어버린 10년! 일본 게임 업계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이 화두는 ‘게임대학’이 출간되었던 1990년대에 떠올랐다. 시간이 흘러 20년 후인 2013년도 변함없이 이 문제와 만난다.
거치형 콘솔 차세대기가 어떤 것인지 활발히 논의 중이고, 스마트폰과도 격전을 벌이는 휴대용 게임기기는 새로운 세대, 새로운 국면에 완전히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수십 년의 세월을 주도했던 일본 게임업계는 걸음걸이는 활기차지 않다.
그렇다면 1년, 아니 반년 후를 내다볼 수 없는 급변하는 게임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정으로 갖출 수 있는 경쟁력이란 과연 무엇일까?
‘게임대학 – 산업학개론/비즈니스 모델론’ ‘게임대학 – 유통론/게임 디자인론’은 업계가 한창 새로운 매체와 시도, 참여로 달아오르던 그때로 시간을 되돌린다. 비즈니스 모델론은 컴퓨터 게임의 역사와 상업적인 발상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게임 디자인론은 게임이 갖는 매력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기술론을 설명해준다.
‘게임대학’은 이제 유비쿼터스 시대에 걸맞게 전자책으로 변신해 어디서나 접할 수 있다. 전자책으로 복간된 이 책은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게임 혹은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게임에 열중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도 전설적인 게임 교과서의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에 관한 일을 하다보면 기분 상하는 경우를 많이 당합니다. ‘게임은 진정한 비지니스가 아니다’라는 차가운 시선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가장 기분 상하는 것은 게임을 이해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문 보도와 학자의 발언이 그대로 여론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기분 상하는 것은 많은 사업가들이 ‘신문보도’나 ‘특정인사의 발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믿어버리는 것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일본의 상황만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의 책 인용문처럼 책 장 사이마다 2013년 한국에서 만나는 여러 상황들이 오버랩된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현재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와 비전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만날 수 있다.
AK 커뮤니케이션즈 발행. 가격 각 500원(전자책). 네이버 e스토어, 리디북스, 각 온라인 서점 전자책 코너에서 다운로드 판매 중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