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9세대 '스칼렛 바이올렛' 출시 후 랭크배틀이 포켓몬 시리즈 사상 최대 호황을 맞았다. 싱글배틀 마스터볼 12만등도 보이는 등 정말 많은 유저들이 참전했다. 더블배틀까지 생각하면 유저풀은 그 이상일 것이다.
이유는 테라스탈 덕분이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머리 아픈 시스템이지만 이로 인해 하루가 멀다 하고 메타가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메타가 바뀐다는 것은 곧 새로운 재미를 의미한다.
비주류 포켓몬도 활약할 수 있기 때문에 애정몬을 사용하고 싶은 라이트 유저들도 배틀을 즐기기 좋은 기회다. 많은 유저들이 그렇게 배틀을 '찍먹'했다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포켓몬 전체 유저 중 랭크배틀을 하는 유저는 일부인만큼 유입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 풀이 넓어져야 매칭도 짧아지고, 더 건강한 환경이 싹트기 마련이다. 많은 고수들이 파티를 공유하며 유저풀 넓히기에 나섰다.
이와 비슷한 취지에서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마스터볼까지 등반할 수 있는 파티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자의 부계정 마스터볼 등반까지 총 36전 25승 11패, 승률 70%를 달성한 '아머까오&토오' 주축 파티다.
세심하게 다루면 상대의 사용 기술을 예상하고 사이클 우위를 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쉽게 사용해도 강력하다. 초보자가 가장 어렵게 여기는 선출은 상대 물리 포켓몬이 많으면 아머까오, 특수 포켓몬이 많다면 토오를 선출하되 일관성 높은 어태커를 섞으면 끝이다.
■ 가위바위보 눈치싸움 된 '테라스탈'
포켓몬 9세대 랭크배틀 환경을 '뒤통수 메타'라고 표현한다. 생각치도 못한 테라스탈를 통해 게임 흐름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는 게임으로서는 즐거운 환경이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피곤하다. 가위바위보 싸움이 자주 발생한다.
위 이미지의 상황을 예시로 들어보자. 페어리 타입인 '님피아'는 악/드래곤 타입인 '삼삼드레'와의 대면에서 일반적으로 승리한다. 하지만 9세대부터 삼삼드레가 강철 테라스탈을 통해 완전히 상성을 뒤집을 수도 있다.
님피아와 삼삼드레가 마주했다면 양측 플레이어 모두 가위바위보 싸움을 해야한다. 삼삼드레는 테라스탈을 해서 상황을 역전시키거나 일반 상성을 고려해 교체해야 한다. 이는 님피아도 마찬가지다. 섣부르게 먼저 테라스탈을 했다간 손해만 보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선출은 확정 플레이면에서 매우 좋지 못하다. 예상으로 게임을 하는 것은 안정적인 승률을 보장하기 어렵다. 즉, 메타 당하기 쉬운 드래곤, 페어리, 강철, 고스트 타입 등의 포켓몬은 첫 선출로 두지 않는 편이 이상적인 환경이다.
파티 구축은 "어떻게 하면 상대 움직임을 최대한 확인하며 능동적인 대처를 할 수 있을까"로 시작했다. 테라스탈로 인해 매 판마다 뒤통수를 가격 당하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 능동적인 물리 막이 포켓몬 '아머까오'
아머까오 @울퉁불퉁멧
특성 : 미러아머
성격 : 무사태평
테라스탈 : 물
노력치 : HB252, D4
기술 : 바디프레스 / 철벽 / 유턴 / 날개쉬기
주목한 것은 '아머까오'와 '토오'다. 아머까오는 현재 메타 타입인 드래곤, 페어리, 강철, 악 등이 반감이며 땅 타입 기술은 무효로 받는다. 단순히 '막이'라는 수동적인 픽을 넘어 느린 '유턴'이라는 대면 조작 기술로 "보고 움직인다"는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했다.
선봉으로 정말 많이 등장하는 '마스카나'를 받기 좋고, 테라스탈을 물 타입으로 채용하며 '망나뇽'과 '한카리아스' 등을 완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른 용도로는 의미가 없어 체력과 물방에 노력치를 모두 줬다.
스피드를 내리는 무사태평 성격으로 대부분의 대면에서 후공 유턴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거의 모든 물리 포켓몬 상대로 활약 가능하여 선출률 1위다. 쿠션 역할을 담당하지만 아머까오로 승리한 게임도 굉장히 많다.
■ 워시로토무와 자포코일 통곡의 벽 '토오'
토오 @검은오물
특성 : 저수
성격 : 차분
테라스탈 : 풀
노력치 : HD252, B4
기술 : 지진 / 맹독 / 하품 / HP회복
토오도 마찬가지다. 높은 특수 내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후내밀기가 가능하다. '하품'을 통해 상대 후열도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맞춰 높은 확률로 예측 교체를 할 수 있게 만든다. 땅 타입 포켓몬으로 최근 유행하는 '자포코일'과 '워시로토무'의 '볼트체인지'를 통한 사이클도 끊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특성 저수를 사용하여 워시로토무를 완막했다. 맹독과 하품이 다소 충돌한다. 플랜은 하품으로 상대 뒷 포켓몬을 확인하고 맹독으로 지구전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맹독이 없으면 삼삼드레 상대로 무력해지기 때문에 필요하다.
풀 테라스탈로 땅 타입 약점을 지우는 것을 생각했지만 사용한 적은 없다. 상황을 많이 타고 다른 포켓몬에 비해 우선도는 낮아 선출률은 제일 낮다. 대신 존재만으로 상대 특정 포켓몬의 선출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 명실상부 파티 에이스 '돌핀맨'
돌핀맨 @구애머리띠
특성 : 마이티체인지
성격 : 고집
테라스탈 : 물
노력치 : H124, A252, B4, D4, S124
기술 : 제트펀치 / 웨이브태클 / 인파이트 / 퀵턴
아머까오와 토오라는 쿠션이 정해졌으니 무기를 정할 차례다. 첫 번째로 예전부터 사용해 온 '돌핀맨'을 채용했다. 마이티폼 돌핀맨은 9세대 공격 종족값 1위에 걸맞게 높은 화력을 보유했다. 워낙 강하다 보니 상대가 반감 타입으로 교체한다고 해도 유의미한 내상을 입힐 수 있다.
아머까오와의 궁합도 좋다. 상대 물리 포켓몬과 대면했을 때 '퀵턴' 혹은 깡 교체로 아머까오와 교대한다. 이후 상대 기술을 보고 유턴을 통해 이상적인 구도를 만들 수 있다. 상황이 맞아떨어진다면 마이티폼으로 변신한 돌핀맨이 다시 나와 그대로 게임을 스윕하는 경우도 많다. 물테라를 한 마이티폼 돌핀맨의 '웨이브태클' 결정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눈파티식 샘플이다. 최속 '버섯모'를 추월한다. 간혹 준속 '드닐레이븐'까지 추월하기 위해 140까지 주는 경우도 있지만, 적당히 내구를 챙겨 생존을 도모하고 웨이브태클과 제트펀치로 정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대신, 1용춤을 누른 주사위 드닐레이븐은 아머까오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어태커 중 선출률 1위로 명실상부 파티 에이스다.
■ 선출 단계부터 상대에게 고민을 안기는 '드래펄트'
드래펄트 @구애 안경
특성 : 틈새포착
성격 : 조심
테라스탈 : 노말
노력치 : CS252, B4
기술 : 섀도볼 / 용성군 / 10만볼트 / 화염방사
다음은 '드래펄트'다. 채용 이유는 벽깔이, 물리, 특수 형태인지 파티 엔트리 상으로 구분이 안 가기 때문이다. 선출 단계부터 상대에게 고민하게 만들 수 있다. 기자의 경우 특수형태를 사용했다. 메타 기술인 드래곤, 고스트, 전기, 불 타입을 모두 배울 수도 있다.
킬 결정력은 좋은 편은 아니다. '10만볼트'로 마릴리 확정 1타가 나지 않는다. 아머까오도 약점을 찔러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뛰어난 활약을 했다. 찌르는 약점이 많아 상대 사이클을 붕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잡지는 못해도 교체 플레이에 제약을 줄 정도의 내상을 입힌다. 사이클을 한번 끊어내면 승기를 잡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화력이 전부인 형태인 만큼 조심 성격에 특공과 스피드에 모두 준 형태다. 틈새포착으로 삼삼드레와 '클레오퍼트라' 등이 눌러 앉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테라스탈은 노말로 타부자고와 따라큐 등의 불리 대면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게 했다. 선출률은 3위다.
■ 최근 가장 핫한 특수 어태커 '불카모스'
불카모스 @자뭉열매
특성 : 불꽃몸
성격 : 대담
테라스탈 : 풀
노력치 : H244, B196, S68
기술 : 불꽃춤 / 벌레의야단법석 / 나비춤 / 기가드레인
메인 어태커와 쿠션이 정해졌으니 서브 플랜을 정할 차례다. 물리와 특수형의 비율은 2:2로 맞췄다. 드래펄트의 형태를 최대한 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근 기점을 잡고 눌러 앉는 형태로 유행 중인 '불카모스'는 '나비춤'과 '불꽃춤'을 통한 랭크업으로 승기를 가져올 수 있다. 다만, '스텔스록'에 취약하고 '천진' 특성 앞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명확한 단점은 있다고 판단하여 서브 어태커로 활용했다. 선출률 4위다.
최근 1위를 달성한 모노식 샘플이다. 노력치 조정 의도는 1나비춤 시 최속 마스카나 추월, 체력 홀수 조정으로 스텔스록 데미지를 2번 받아도 체력 1이 남게끔 했다. 원본 샘플은 아침햇살을 사용해서 최대한 눌러 앉는 형태다.
반면, 기자는 기가드레인을 채용해서 '어써러셔'와 마릴리 상대로 약점을 찌르고자 했다. 테라스탈은 풀타입으로 버섯모와 '육파리'의 버섯포자를 막고, 약점인 땅 타입을 지우기 위해 사용된다.
■ 안정적인 후내밀기 및 고스트에 강한 '대도각참'
대도각참 @돌격조끼
특성 : 오기
성격 : 고집
테라스탈 : 악
노력치 : H124, A196, B4, D28, S156
기술 : 아이언헤드 / 도각참 / 기습 / 깨트리기
대도각참은 메타 포켓몬인 '타부자고', '드래펄트', '따라큐'와의 대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게다가 격투를 제외한 우수한 방어 상성과 내구로 안정적인 교체 플레이도 가능하다. 특방을 올려주는 '돌격조끼' 도구가 안정감을 더했다. 공격 종족값도 135로 매우 높아 상대 교체에 부담을 주기도 좋다. 선공기 '기습'을 통한 마무리 능력도 출중하다.
돌핀맨과 마찬가지로 믿고 쓰는 눈파티 샘플이다. 미러전과 아머까오, 라우드본을 의식하여 스피드에 많은 투자를 한 형태다. 화염방사 등으로 약점을 찔리는게 아닌 이상 대부분의 특공몬 상대로 안정적 후내밀기가 가능하다.
선출률은 드래펄트와 거의 비슷하다. 돌핀맨이 활약하기 힘든 경우 대부분 드래펄트와 상호보완 관계로 선출한다. 돌핀맨과 사용하는 경우는 상대 고스트 타입이 많은 파티일 때다. 최대한 강력한 딜을 뽑아내는 것이 목적으로 악타입 테라스탈을 채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