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인디게임은 온라인 전시관에서 체험 가능

스마일게이트가 주최하는 인디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 2022'가 막을 올렸다. 액션, 아케이드, 미연시 등 다양한 장르의 인디게임 80여 작품이 나왔다.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표값이 아깝지 않은 행사다.

해가 지날수록 인디게임을 향한 유저 관심은 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출시된 '스컬'부터 올해 '컬트 오브 더 램' 등 인디임에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인디게임 성장이 MMORPG 등 인기 장르에만 편중된 현실에 실증난 유저들의 욕구 변화와 창의적인 게임 제작을 원하는 개발자들의 동향이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지스타, 그리고 버닝비버 페스티벌까지 올해 내로라하는 인디게임 행사에 개근했다. 많은 출품작들이 위 세 가지 행사에 한 번쯤 얼굴을 비춘 만큼 대부분의 게임을 1회 이상 체험해 봤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톡 기자가 선택한 최고의 버닝비버 체험작은 무엇일까. 신선하고 독특한 콘셉트의 인디게임을 세 가지씩 골라봤다. 선택한 게임 외에도 수준급의 인디게임이 정말 많이 있다.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내 온라인 전시관에서 즐길 수 있다.

 

■ 최은상 기자의 베스트3

① 속도감 인상적인 파티 게임 '턴 더 라인'

메가벨트의 '턴 더 라인'은 멤버들과 협력해 정해진 시간 내에 음식을 완성시키는 파티 게임이다. 첫인상은 고스트타운게임즈의 '오버쿡'이 떠오른다. 직접 게임을 해보면 장르만 같을 뿐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 

이현중 메가텐트 대표는 턴 더 라인이 내세운 차별점을 "액션성과 컨베이어 벨트를 비롯한 오브젝트 상호작용"이라고 소개했다. 오버쿡에 비해 스피디한 느낌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아케이드적 요소도 강화했다. 요리를 방해하는 각종 오브젝트가 등장한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기름, 배려심 부족한 청소부 등 오브젝트에 닿으면 속도가 느려지거나 음식이 망가진다. 자칫하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컨베이어 벨트는 액션성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공장의 콘셉트를 살리기 위한 장치다. 요리를 위해 컨베이어 벨트를 잘 활용해야 한다. 이 대표는 파티 멤버 간의 협동성을 강조했다. 맵의 이동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어 컨베이어의 이동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그 외 점프 타일 등의 기믹 요소도 추가하여 더욱 다이내믹한 게임을 만들었다.

마스코트로 토끼를 내세운 이유는 액션성을 위해서다. 이 대표는 "캐릭터의 모션에서 역동적인 포인트가 있길 바랬다"고 설명했다. 큰 머리와 기다란 귀를 통해 역동적인 움직임을 귀여우면서도 속도감 있게 보여주고자 했다. 

 

② 컨트롤 요소 강조한 매트로배니아 '더 램지'

아키나게임즈의 플랫포머 액션 '더 램지'는 타일화된 맵을 하나씩 돌파하며 장비를 획득하고 더 높은 스테이지를 향해 나아가는 게임이다. 캐주얼 그래픽과 여유로운 판정 및 높은 자유도가 돋보인다.  

박상훈 아키나게임즈 개발자는 "더 램지는 기본적으로 매트로배니아 성격의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매트로배니아란 액션 게임 장르 중 하나로 RPG와 던전 탐색 성향이 짙은 게임을 말한다. 이 장르를 개척한 게임 '메트로이드'와 '캐슬배니아'의 합성어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서 주로 보인다.

박 개발자는 레드오션인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서 더 램지를 돋보이기 위한 장치로 컨트롤 요소를 많이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도전 욕구를 많이 자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튼건'이란 무기를 통해 장애물을 피하고, 벽을 넘는 등 상호작용을 통해 컨트롤하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보스전의 경우 퍼즐적 요소를 강조했다. 후반 스테이지로 갈수록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무기와 패턴을 연계시킨 것이 포인트다. 보스는 공격 시 특정한 오브젝트를 필드에 드랍한다. 해당 오브젝트를 무기를 다시 보스에게 던져 공격하는 방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전게임 '스노우브라더스'가 떠오르는 기믹이다. 

박 개발자는 귀여운 다람쥐 캐릭터를 강조했다. 그는 "게이머들에게는 익숙한 밈인 '람쥐썬더' 시리즈의  다람쥐를 캐릭터로 활용해 보고 싶었다"며 "도트 그래픽과 귀여운 캐릭터가 잘 어울리게끔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③ 한국 설화 기반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 '문경새재'

팀에뚜의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 '문경새재'는 임진왜란이 끝난 조선시대가 배경이다. 전쟁 이후 혼란에 빠진 나라를 바로잡고자 과거길에 오른 선비의 이야기다. 횡스크롤 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활'을 메인 무기로 삼은 것이 포인트다. 

이시온 팀에뚜 대표는 "당시 '추풍령'을 넘어가면 추풍낙엽처럼 과거에 낙방하고, '문경새재'를 넘어가면 붙는다는 미신이 있었다"라며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선비가 주인공인 게임에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스테이지는 아래 지방부터 과거를 보는 한양까지 이어진다. 각 구간은 지역 특색과 설화가 녹아 있다. 예를 들어 세 번째 스테이지 메인은 전라남도 전주와 '창귀'다. 창귀란 호랑이에 물려죽은 시체에 들러붙은 귀신을 뜻한다.

이 대표는 "설화에 따르면 당시 이성계가 전주 주변에 사는 호랑이를 사냥했다고 한다. 그때 죽은 호랑이가 인간에게 복수한다는 설정과 엮었다"고 설명했다. 

무기와 스킬 강화를 위해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로그라이크 구조를 띄고 있다. 문경새재만의 독특한 콘셉트는 '활'이다. 이 대표는 "기존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서는 하지 않은 시도를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횡스크롤은 원거리 무기가 보조무기, 혹은 강력하지만 사용횟수의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3D 게임은 조준이 가능하지만 2D는 그렇게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와 같은 플롯을 비틀어 활을 메인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근접 무기도 버려지지 않도록 근접 공격으로만 파훼 가능한 기믹을 넣는 식으로 차별점을 만들었다. 

 

■ 정준혁 기자의 베스트3

① 무한히 늘어나는 혓바닥 퍼즐게임 '바인'

'바인'은 개발사 프로그파티에서 제작 중인 로프 액션 퍼즐게임이다. 개구리 모습을 한 주인공이 혀를 로프처럼 사용해 장애물을 헤쳐 나가거나 퍼즐을 풀어내는 등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참신함 보여준다.

노정현 프로그파티 대표는 바인을 만들게 된 계기를 "시장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단순히 로프를 사용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기보단 혀를 로프처럼 쓰는 게 특별해 보여서 개구리를 주인공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선 단순히 혀를 부착시켜 이동하는 법만 알아선 곤란하다. 중력가속도와 도르래 원리 등 여러 물리 법칙을 활용한 '뇌지컬'과 빠르게 로프를 발사해 이동하는 '피지컬' 두 가지 모두 필요했다.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보니 혀를 발사하는 버튼과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버튼이 구분돼 있어 적응하기 어려웠다. 스테이지 또한 넘어갈수록 새로운 오브젝트가 추가되면서 난이도가 조정돼 도전 욕구를 자극했다.

노 대표는 "초창기에는 단순히 혀를 사용해 길을 찾는 게임이었으나 신선함을 주고자 퍼즐 요소와 물리법칙을 추가했더니 지금의 바인이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② 횡스크롤 슈팅과 로그라이트의 절묘한 조합 '블랙 아카데미'

캣도어즈의 '블랙아카데미'는 최근 게임 시장에서 보기 드문 횡스크롤 슈팅 장르에 로그라이트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양성현 캣도어즈 대표는 "횡스크롤 슈팅 게임은 최근 인디 시장에서도 보기 어려운 축에 속한다"라며 "이 장르는 지금도 충분한 재미가 있다고 생각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슈팅 게임과 차별화를 주고자 도입한 게 로그라이트 요소다. 매번 스테이지를 진행할 때마다 길과 보상이 달라지며, 재화를 사용해 일부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등 반복 플레이에 재미를 더했다.

양 대표는 "최근 트렌드에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보니 로그라이트 요소를 섞으면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며 "두 장르를 합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결과물 자체는 잘 나온 것 같아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블랙 아카데미는 이번 행사에서 처음으로 패드 플레이를 지원했다. 키보드와 패드 두 방식으로 플레이해 보니 패드 쪽이 좀 더 세밀하고 부드러운 컨트롤이 가능해 재미를 더했다. 양 대표는 "패드는 플레이 중인 유저 모두 원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③ 고퀄리티 그래픽과 짜임새 있는 추리 돋보인 '도라셔다'

'도라셔다'는 개발사 멀린의 다락방에서 선보인 어드벤처 추리 게임이다. 조선 시대와 스팀 펑크를 합친 '조선펑크'라는 가상의 세계관 속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을 다룬다.

배윤서 멀린의 다락방 대표는 조선펑크를 배경으로 한 이유를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양하게 해석해서 사용하는 해외 게임처럼 고증에 얽매이지 않고 문화를 알리고자 조선펑크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맵을 돌아다니며 증거를 찾는 과정 속에서 조선시대 건축물과 스팀펑크 건축물이 융합된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또한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 다양한 장소를 탐험하는 어드벤처 요소도 재미를 더했다.

배 대표는 "조선펑크가 생소하기도 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이라고 생각했기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배경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자 추리 어드벤처 장르로 게임을 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도라셔다의 진정한 매력은 높은 완성도를 지닌 그래픽에서 나왔다. 배 대표는 "오늘 행사장을 방문한 게이머 모두 부스를 지나가면서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가져줬다"며 "최대한 매력적인 세계관을 보여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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