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지스타 2022 시연작 중 관람객들에게 가장 익숙한 IP를 고르라면 단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일 것이다. 놀랍게도 기자는 단 한 번도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해 본 적이 없다. 레이싱 게임이라는 진입 장벽이 몸과 핸들이 같이 움직이는 기자에게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연을 망설였지만 아무 것도 몰라도, 게임을 좀 못해도 카트라이더는 즐길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정말 제로 베이스인 레이싱 게임에 대해 단 하나도 모르는 사람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즐길 수 있을까. 이 가설을 지스타에서 검증해봤다.
깔끔한 그래픽이 눈에 띈다. 강남 대로 맵인데 정말 강남 한 복판에 와 있는 것만 같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마치 도시 위의 무법자가 된 기분이다. 누가 초보자 아니랄까봐 출발이 늦긴 했지만 조작 자체는 어렵지 않다. 전진키를 꾹 누르며 Shift 드리프트, 컨트롤 아이템 사용 정도만 알아두면 된다.
드리프트 후 부스터라는 주행 테크닉도 있다고 하는데 못하니까 별 의미 없다. 혼신의 드리프트 후 부딪혀서 역주행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물론 역주행도 R키를 누르면 정상 코스로 돌아올 수 있다. 가여운 초보 운전자를 위한 따뜻한 배려가 고마웠다.
아이템전이라면 꼴찌는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그랬다. 스피드전은 택도 없겠지만 어쨌든 꼴등만 아닌 게 어디인가. 물론 우리 팀은 졌다. 아이템전 이후 진행한 스피드전에선 역시나 꼴찌였다. 그래도 완주는 했다. 포기하지 않은 모습이 아름다운… 헛소리다. 사실 시연장을 벗어나고 싶었다.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아서 그래픽 퀄리티가 어떻게 개선됐는지, 주행 시 어떤 느낌으로 변했는지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픽이 깔끔해 보인다, 주행 시 거슬리는 것 없이 매끄럽게 움직인다 정도가 문외한이 느낄 수 있는 감상의 최대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몰라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재밌다는 것이다. 지인의 말대로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플레이해도 원초적인 재미만큼은 느껴진다. 게임을 못 하면 못 하는 대로, 잘 하면 잘 하는 대로 즐거운 게임이니 정식 출시 후 꼭 한 번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