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꿈꿔왔던 차세대 카트라이더잖아?"

주말 오후 1시 넥슨의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글로벌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접속했습니다. 조금 즐기다가 "이제 쉴까?"라는 생각으로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느새 오후 5시가 넘어 중요한 주말 약속을 어기게 됐거든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언리얼 엔진4 기반 고품질 그래픽에 모바일, PC, 콘솔을 아우르는 풀 크로스 플레이로 경쟁의 재미를 더한 레이싱 게임입니다. 원작 '카트라이더'의 게임성을 완벽히 계승하면서 한층 고도화된 게임성과 주행 경험을 구현해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죠.

기자는 카트라이더를 자주 즐기진 않았습니다. 레이싱 게임에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카트라이더 열풍이 불었을 때도 다른 유저들의 플레이를 구경만 했습니다. 가끔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PC방에 모여 내기 삼아 카트라이더를 해야하니까 조작 방법만 익힌 수준이었죠.

그래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리뷰용으로 접했을 땐 "재미있어봤자 카트라이더가 카트라이더지"라며 별 기대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튜토리얼이 종료되고 커스텀 게임으로 동료들과 즐기자마자 그 생각이 180도 달라졌죠. 세련된 그래픽과 쉬운 조작감은 레이싱 매력에 빠져들기 충분했고 누군가와 함께 즐기니까 그 재미가 훨씬 커졌습니다.

이제는 정식 서비스를 손꼽아 기다리는 지경입니다. 그리고 국내 게임업계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같은 게임들이 자주 출시되길 바라는 마음도 생겼는데요. 과연 어떤 게임이길래 기자를 이렇게 홀렸는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매력을 알아보겠습니다.

 

■ 그래픽 "카트 바디부터 이펙트까지 만족도 폭발"

사실 카트라이더는 마니악한 레이싱 장르에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조작법을 더해 인기를 얻은 게임입니다.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지닌 게임인 만큼 게임성은 보장됐다고 볼 수 있죠.

다만 서비스 기간이 20년에 가까운 만큼 유저들 사이에서 그래픽에 대한 아쉬움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원작의 빈티지 그래픽을 선호하는 유저들도 있지만 게임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최신 그래픽 기술력으로 재구성된 카트라이더를 원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첫 인상은 눈에 띄는 그래픽입니다. "그동안 원작 팬들이 원했던 게임인데?"라는 느낌이었죠. 언리얼 엔진4 기반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과 HDR 기술을 탑재한 만큼 생동감 있는 레이싱 경험과 최상의 몰입감을 제공하겠다는 넥슨의 포부가 그대로 다가왔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니 원작과 비교하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비교해도 한층 깔끔하면서 세련된 고품격 그래픽이 눈호강을 시켜줬어요. 오랜 개발 기간 동안 언리얼 엔진5를 포함해 더 뛰어난 그래픽 기술력이 등장해서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캐주얼 레이싱 게임에 이 정도 그래픽이면 손색 없는 퀄리티입니다. 

특히 캐릭터뿐 아니라 배경, 지형 혹은 카트 간의 충돌 효과, 드리프트 이펙트 등을 많은 공을 들여 원작보다 세밀하게 구현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연습모드로 배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죠. 

주변 반응도 기자와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지인들은 "외관만 보면 너무 예쁘다", "진짜 잘 만들었다", "이렇게 그래픽만 발전시킨 카트라이더를 원했어"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죠. 과거 카트라이더 황제로 불렸던 전 프로게이머 문호준도 "그래픽 정말 미쳤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사운드도 일품이었어요. 동굴과 같은 실내 공간에 들어가면 전체 사운드가 울리거나 웅덩이를 밟으면 물이 튀기는 소리,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 등 배경 속 디테일한 사운드가 게임의 품질을 더욱 고급스럽게 끌어올렸습니다.

 

■ 조작감 "직관적이면서 단순해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

조작감은 카트라이더 원작과 비슷했습니다. 그래픽 차이로 약간 부드러워진 느낌은 있었지만 키 배치가 동일하니까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어요. 쉬운 조작감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카트라이더 IP의 장점인데 이를 그대로 계승했음을 알 수 있었죠.

UI도 알아보기 편하게 직관적이라 정말 호감이었습니다. 메뉴 구성은 내 정보, 레이싱 패스, 차고, 상점, 우편함, 이벤트로 정말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확연합니다.

원작 카트라이더를 전혀 경험하지 않았던 지인에게 시켜봤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부드럽고 드리프트의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구조물에 부딪히거나 카트를 너무 회전시켜 뒤로 돌아가는 상황도 발생했어요.

그렇게 한두 판 헤메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듯 드리프트도 자연스럽게 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는지 오랫동안 빠져있는 지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그 모습을 보고 PC, 콘솔, 모바일 플랫폼을 모두 다루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새로운 국민 가족 게임으로 자리를 잡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어요.

실력에 따른 편차는 당연히 있습니다. 초보자의 경우 드리프트를 수행하다가 지형에 부딪히거나 부스터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 허다하게 발생합니다. 하지만 고수들은 직선에서도 드리프트로 부스터 게이지를 충전하고 코너링에서 부스터를 사용해도 지형에 부딪히지 않고 매끄럽게 레이싱하는 플레이를 선보이죠.

누구나 쉽게 접근은 할 수 있지만 완벽한 레이싱을 해내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게임 구성이 레이싱 장르 본연의 맛을 살리는 동시에 이로 인한 성취감이 게임을 열심히 즐기도록 만드는 조화로운 구조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매력입니다.

 

■ 콘텐츠 구성 "다양성은 아쉽지만 카트라이더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

콘텐츠 구성은 원작과 동일합니다. 아이템전, 스피드전 기반 솔로, 듀오, 스쿼드 모드, 라이센스, 타임어택, 커스텀 게임이 전부였어요. 맵에 따른 재미 차이도 분명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레이싱 콘텐츠 하나에만 집중했네요.

장단점은 분명 있습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즐겼거나 더 자유로운 모드를 즐기고 싶은 유저 입장에선 콘텐츠가 부족할 수 있어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는 클래식 모드(스피드전, 아이템전), 콘셉트인 아케이드 모드(악당 잡기, RP 모드, 고스트 모드, 안개 모드), 랭킹전, 시나리오 모드, 타임어택, 커스텀 모드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레이싱에만 집중할 수 있어 언제든 쉽게 지인들과 즐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실력도 함께 상승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자의 경우 원작을 재밌게 즐겼던 덕분인지 레이싱 장르의 기본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어요. 정식 서비스에서 랭킹전만 추가된다면 이 장점이 더 부각될 수 있을 겁니다.

다양성에 대한 아쉬움은 꾸미기에서 해소할 수 있었어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카트 바디, 휠, 캐릭터 등 세부적으로 자신의 카트를 꾸밀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지원했습니다. 게다가 카트 등급 자체도 뽑는 것이 아닌 마음에 드는 외형의 일반 등급 카트를 게임 재화(루찌)로 업그레이드(일반 → 고급 → 희귀 → 영웅 → 전설)하는 방식이었죠.

업그레이드 확률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희귀 등급까진 100% 확률로 성공하고 영웅은 50%, 전설은 25%로 업드레이드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최근의 MMORPG에서 소수점 몇 자리까지 내려가는 극악의 확률만 보다가 가장 낮은 확률인 25%를 보니까 당황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게다가 현금이 아닌 게임을 열심히 즐기면 획득할 수 있는 루찌를 소비하는 형태입니다.

테스트 서버라 재화가 많다 보니 카트 꾸미는 재미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 정식 서비스가 진행되도 시간이 조금 흘러 재화의 여유가 생긴다면 꾸미는 재미에 빠져들 것 같아요. 보통 마음에 드는 캐릭터로 게임을 펼치면 애정이 듬뿍 생기기 마련인데요. 나만의 카트를 만들어 레이싱을 진행하니까 몰입감도 높아져 꾸미는 의욕이 더욱 끌어올랐죠.

나중에는 커스텀 모드 개념으로 맵 제작이나 편집 기능이 추가되면 좋겠습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의 경험을 떠올리면 같은 게임이라도 맵에 따라 전혀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잖아요. 만약 랭크에는 전혀 영향을 끼지치 않고 유저들이 직접 맵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훨씬 재밌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모바일 버전 "생각보다 괜찮은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모바일 버전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모바일 버전까지 크로스 플레이 영역으로 추가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굳이 모바일까지 신경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바일 기기는 네크워크 환경이 수시로 변할 수 있어 중간에 끊기면 당사자는 물론, 같이 플레이하는 유저 입장에서도 짜증나는 일이거든요.

걱정을 안고 모바일로 게임을 즐겨본 결과 예상과 다르게 "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자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 출시되면 UI를 중점적으로 관찰합니다. PC와 모바일은 플레이 환경과 조작이 전혀 다르니까 당연히 UI도 그 환경에 맞춰 변화를 줄 필요가 있잖아요. 하지만 대부분 크로스 플랫폼이라며 출시된 게임들은 같은 UI에 해상도에 따른 크기만 변경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 게임을 보면 단순히 모바일 플랫폼을 매출을 챙기기 위한 용도로, PC 플랫폼은 단순히 모바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회피하기 위한 용도로 구현했다는 생각만 들어요.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증거니까요. 모바일 플랫폼은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매력을, PC 플랫폼은 더 좋은 그래픽 퀄리티를 선보이고 발열 문제로 오랫동안 즐길 수 없는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 최우선이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출시된 크로스 플랫폼 게임 중 이 목적을 제대로 구현한 사례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밖에 없었습니다. PC와 모바일 버전의 UI가 각 디바이스 환경에 맞춰 적절하게 변형된 이상적인 게임이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플랫폼 전용 UI를 처음 보고 감탄이 나왔어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팀도 플랫폼에 따른 UI에 많은 고민을 한 게 느껴졌습니다. 모바일 버전은 조작 미스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도록 주요 버튼의 크기를 확대했고 방향 전환 외 다른 버튼은 우측으로 이동시켜 편의성을 높였죠. 이것만으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모바일 버전은 합격점을 줄 만 했습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비교하면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가장 큰 차이를 보였어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음성 채팅 기능을 지원해 다른 유저와 소통하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았지만 막상 함께 떠들면서 게임을 하니까 은근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보다 전체적인 UI와 조작 버튼 배치가 단순하다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이템전과 스피드전, 라이센스, 타임어택, 커스텀 게임만 제공해 모바일 버전에서도 자연스럽게 UI가 정돈되어 한 눈에 들어왔죠.

물론, 최적화를 위해 PC와 콘솔 버전보다 그래픽 퀄리티가 다운그레이드 된 것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픽을 포기한 대신 최적화를 확실하게 잡았고 발열도 아이폰13 프로 기준 23분 정도 지나야 뜨거워졌다고 느껴진 수준(?)입니다. 여타 최신 게임에 비해 심하지 않아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잘 추가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 총평 "그래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어땠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그동안 카트라이더 팬이 꿈꿔왔던 차세대 카트라이더의 이상향이었습니다. 최근에는 과금 모델도 게임성의 하나로 취급하잖아요. 아직 테스트 버전이라 확정지을 순 없지만 상점을 둘러보니 카트 외형과 패스 정도만 판매되고 있어 과금에 대해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어보였습니다.

카트 등급의 차이도 실력에 따라선 뒤집을 수 있습니다. 물론 플레이어의 실력이 동일한 상태에서 영웅과 전설 등급의 차이는 유의미합니다. 그러나 전설 등급 카트를 만드는 과정이 현금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P2W 구조가 아니니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해외 유저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해외 지인들에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즐긴 소감을 물어보니까 "되게 쉽고 재미있는 게임이다", "여자친구도 좋아했다", "마리오 카트가 생각나는데 플랫폼이 다양해서 더 마음에 든다", "정식 출시되면 다함께 모여 붙어보자" 등 긍정적인 답변으로 돌아왔습니다.

마리오 카트가 거론되서 그런지 닌텐도 스위치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콘솔 디바이스 중 가장 대중적이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잘 어울리거든요.

닌텐도 스위치 사양이 워낙 떨어져서 이 게임의 고품격 그래픽을 만끽할 수 없겠지만 조이콘으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조작 재미가 있잖아요. 분명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게임과 직접적인 아쉬움이 아닌 소소한 바람 정도겠네요.

결론적으로 "오랜만에 레이싱 장르에서 기대감이 팍팍 드는 게임이 등장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레이싱 게임과 거리가 먼 유저가 이 정도라면 레이싱 게임 팬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 "이 게임이 정식 출시되면 원작 인기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생길 정도로 카트라이더 IP의 게임성을 잘 구현한 게임입니다.

관련해서 넥슨 측은 "카트라이더 IP를 기반으로 하나 독자적인 콘텐츠를 준비 중이고 폭 넓은 플랫폼 간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어 원작과의 경쟁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이는 지켜봐야 알 일입니다. 

게임 산업을 취재하는 기자의 시선에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국내 게임업계에 꾸준하게 등장하길 바라는 이상적인 게임이었어요. 최근 들어 해외 게이머들의 개인 방송에서 뽑기 형태의 과금 모델에 큰 금액을 소모하면 채팅창이 'SK'라는 단어로 도배되기 시작했습니다. SK는 SOUTH KOREA를 지칭하는 약자로 언제부턴가 해외 게이머들의 인식 속에 과도한 과금은 한국 게임이라는 공식이 새겨진 것이죠. 

최근 한국 게임 시장에서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외에 칼리스토 프로토콜, P의 거짓, 붉은사막 등 다양한 PC·콘솔 플랫폼 기반 기대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러한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다면 분명 한국 게임시장을 향한 시선도 긍정적으로 전환될 거라 믿습니다. 정식 출시 이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쾌조의 레이싱을 이어나가길 응원하고 싶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NS 기사보내기
이 기사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