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싱어송라이터 테종의 2차 창작 음원 2곡 끌리네.”
지난 7월 15일과 17일, 유튜브 ‘미러볼 뮤직’ 채널에는 NFT 시장에서 특기할 만한 음원 2곡이 공개됐다. R&B 싱어송라이터 테종(Tejong)이 샌드박스네트워크의 NFT 프로젝트 ‘메타 토이 드래곤즈(Meta Toy DragonZ, MTDZ)’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Toys’와 ‘Are You There’이라는 제목의 2차 창작 음원 2곡을 발매한 것이다.
메타 토이 드래곤즈 홀더이기도 한 테종은 음원의 컨셉과 멜로디, 가사는 물론 뮤직비디오에까지 NFT IP를 활용했다.
‘오늘 하루만큼은 삶에 찌든 당신이 아니에요. 장난감이 된 듯, 마시고 춤춰요’라는 메시지를 담은 음악 ‘Toy’는 시원한 수영장에서 흥겹게 야경과 맥주를 즐기는 드래곤들의 모습을 뮤직비디오에 정감 있게 담아내며 커뮤니티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메타 토이 드래곤즈 홀더들은 화답하듯 ‘1일 2테종’, 1일 3테종’을 인증하며 2차 창작에 기반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싱어송라이터 테종의 ‘고정팬’이 됐다.*
■ 2차 창작권 적극 활용해 ‘업계 1위’ 크립토퀀트 인수한 후발 주자 BAYC
메타 토이 드래곤즈 이외에도 다양한 NFT 프로젝트에서 지적재산권의 ‘2차 창작’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클레이 픽셀 엠퍼스(Klay Pixel Mfers) NFT 홀더들은 모자이크 형태의 픽셀 아트인 기본 NFT 이미지를 3D 이미지로 가공해 본인 소유의 IP 이미지를 재창조하기도 한다.
한 메타콩즈(Metakongz) 홀더는 소유한 NFT로 ‘I love Metakongz’라는 2차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 게재해 주 1~2회 간격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NFT 2차 창작 트렌드는 한때 전 세계 NFT 대장주였던 크립토퀀트(Cryptoquant)가 신흥 강자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ored Ape Yacht Club, BAYC)에게 1위 자리를 내주는 ‘대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크립토퀀트의 경우 2차 창작권을 포함한 지적재산권의 모든 권리를 2명의 프로젝트 관계자만 소유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BAYC가 홀더들에게 2차 창작권을 부여하며 새로운 흐름이 형성된 것이다.
BAYC #1798번 홀더는 본인 소유의 NFT에 ‘관리인 젠킨스’라는 직업과 이름을 붙여주고 관리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다른 원숭이 NFT들의 비밀 이야기를 트위터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BAYC는 관리인 젠킨스 등 홀더들의 다양한 NFT 2차 창작을 통해 거래 규모를 확대하며 단숨에 NFT 업계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이를 모티브로 한 ‘Jenkins the Valet : The writer’s room’이라는 새로운 NFT를 론칭하고 이와 연계된 다양한 굿즈 등을 판매하기까지 하며 유명세를 거둬 미국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에이전시인 CAA(Creative Artists Agency)와 계약해 프로 작가로 데뷔하게 됐다.
이 같은 홀더들의 적극적이고도 성공적인 IP 활용 사례에 힘입어 후발주자였던 BAYC는 크립토퀀트를 인수하는 수 조원 규모의 초대형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거듭나게 된다. 초반 개당 30만원이었던 BAYC는 현재 오픈씨(Opensea) 등에서 개 당 2억원~6억원에 판매되고 있다.
■ NFT2차 창작, ‘트렌드’ 넘어 새로운 경제 가치 창출하나
BAYC의 성공은 뒤따르는 다양한 NFT프로젝트에 좋은 롤모델로 작용하며 저작권 향유 트렌드를 변모시킨다.
NFT 이전의 2차 창작 문화는 그 활용범위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소설이나 아트워크, 동영상, 음악, 텍스트 등 특정 콘텐츠들은 저작권자가 저작권 일체를 소유하며 이에 대한 권리를 방어적으로 주장하는 게 한 동안의 트렌드였다.
저작권자가 아닌 일반인이 이를 패러디하는 등 변용하는 경우에는 ‘비상업적’인 용도로 출처를 명기하는 등 2차 창작이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NFT도 마찬가지로 저작권은 대부분 원 저작권자가 소유한다. 또한 국내법상 아직은 발행 주체가 저작권을 부여하고 싶어도 보장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많은 프로젝트들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NFT IP를 일정한 자산을 주고 구매한 홀더들에 대한 베네핏(이익)을 보전시키기 위해 홀더의 2차 창작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재단은 NFT 구매를 유인하는 한편 NFT 홀더와 비홀더의 활용 가치를 차별화하고, 홀더는 특정 IP자산을 점유하며 권리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NFT 구매 행위에 대한 가치를 보전받고 있는 셈이다.
홀더는 이 경우 NFT를 점유하며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고, 활용 방식에 따라서 해당 NFT와 연계된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지원도 기대해볼 수 있다.
관련해 이신혜 샤이고스트스쿼드 캡틴은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NFT, The Show Must Go On' 컨퍼런스에서 “2차 상업권 허용으로 인해 NFT 홀더들이 자발적으로 티셔츠, 양말, 에어팟 케이스 등의 굿즈를 만들고, 커뮤니티 만을 위한 커버송 등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식 등으로 생태계 참여자가 상호작용하며 콘텐츠를 무한 확장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 “NFT 2차 창작 문화 통해 생태계 확장 기대” 프로젝트-블록체인 재단도 주목
이 같은 2차 창작 기반의 생태계 확장 가능성에 대해 NFT 프로젝트들은 물론 블록체인 메인넷 재단들도 적극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추세다.
2차 창작을 통해 NFT 생태계가 확대되고, 연쇄적으로 메인넷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샌드박스가 기획 및 운영을 진행한 ‘메타 토이 드래곤즈배 천하제일 금손 대회’에 클레이튼 재단이 후원 형태로 참여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NFT 프로젝트와 블록체인 메인넷 재단이 협력해 개최한 이번 2차 창작 콘테스트에서는 NFT 프로젝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3D모션 그래픽, 그림, 소설, 게임까지 다양한 2차 창작물 총 630개가 출품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콘테스트 심사에 참여한 한장겸 샌드박스네트워크 웹3 사업 총괄 부사장은 “생각지도 못한 다양하고도 기발한 2차 창작물이 접수돼 심사하며 깜짝 놀랐다”며 “NFT 생태계가 2차 창작을 통해 더욱 풍성해지는 것을 체감했고, 프로젝트 운영사 입장에서도 뜨거운 호응에 부응하며 커뮤니티와 함께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