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0년 전인 2012년, 그는 위메이드의 부사장으로 게임톡과 만났었다.

그는 당시 개발 중이던 온라인게임 ‘이카루스’를 비롯해 ‘캔디팡’ 등 다양한 모바일게임들을 열정적으로 소개하던 게임 회사의 임원이었다. 언니네이발관 밴드 출신이었던 점도 독특한 이력 중 하나였다. 그랬던 그는 2017년 위메이드를 나와, 늦은 나이에 평소 꿈꾸던 EDM 작곡가로 데뷔했다. 본명 류기덕, 지금은 음악 프로듀서 제이드 키로 더 유명해졌다.

류기덕 PD는 현재 제이드키로 활동하는 작곡가이자, 제이드키 뮤직 레이블의 대표이기도 하다. 2017년, 마흔여섯의 늦은 나이에 EDM 작곡가로 데뷔한 이후 벌써 5년째 음악의 길을 가고 있다. 

2022년 새해에 만난 그는 여전히 작곡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선보였다.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하드스타일 장르 레이블인 ‘더티 웍스(Dirty Workz)’와 계약을 한 것이다. 그는 “2년 전부터 그 레이블과 일하고 싶어서 계속 데모를 보냈는데, 1년 전쯤에 연락이 와 운 좋게 계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특하게도 곡을 내기 전, 더티 웍스 측은 그에게 온라인 레슨을 제안했다고 한다. “멜로디는 좋은데 사운드가 살짝 아쉬우니 사운드에 대한 레슨을 받아 보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왔다”며 “그런데 레슨을 하기로 한 친구가 제가 워낙 좋아하는 아티스트였다. 3일 정도 고민하다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콜라보가 아닌 레슨을 제안한 것은 회사 측에서 제이드 키의 이름으로 발표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류기덕 PD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에게 레슨을 받은 것이고, 저는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나온 곡들이 사운드 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에 나온 곡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된 ‘Can’t Break Me(ft. KNVWN)’라는 곡을 지난 1월 12일 발표했다. 해당 곡을 발표한 이후, 그는 더티 웍스 레이블과 다시 두 곡을 추가로 계약했다. 그 곡들은 4월과 6월에 나올 예정이다.

스스로의 곡을 발표하는 것과 더불어, DJ 자격으로 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서 두 번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5년간 열심히 활동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음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오랜 시간 노력한 것들이 쌓여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며 “성공하려면 한참 멀었다. 해외 레이블과 계속 작업을 이어가는 것을 보면, 겨우 제 자리 걸음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생각해보면 다른 게임 회사에서 4~5년 정도 경력을 쌓은 뒤 위메이드에 들어갔고, 위메이드에서도 몇 년 업무 경력을 쌓고 ‘미르의 전설’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음악을 늦게 시작했으니 조급함은 드는데, 방법은 없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보통 게임 회사의 임원들은 퇴사 이후 이직을 하거나 게임과 관련된 회사를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류기덕 PD는 “제 스타일 자체가 한번 집중을 하면 그쪽만 생각하는 편”이라며 “이제는 게임 관련 뇌세포들은 잠을 자고 있다. 게임 쪽으로 창업을 해도 뭘 할 수 있을지 생각나지 않는다”며 웃었다. 

EDM 작곡가로서의 목표는 분명하다. 그는 “EDM은 결국 클럽 음악인데, 이상하게 한국 클럽에서는 소위 말하는 강남바운스 음악들만 먹힌다”며 “세계적으로 더 좋은 EDM 음악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고, 재능 있는 EDM 아티스트들이 데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처럼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하려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그는  “나 역시 음악을 시작할 때도 잘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많았는데,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믿는 수밖에 없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업물을 보여주고, 그 피드백을 달게 받아야만 한다. 그래야 자신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고 덧붙였다.

그가 처음 몸 담았던 밴드 언니네이발관은 지금도 미디어에서 종종 회자된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전했다. “제가 활동할 때 인디밴드들은 대부분 카피 곡을 연주했는데, 우리는 첫 공연 때 한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작곡이었다”며 “그때 다른 밴드들이 보고 자작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는 다들 연주를 못해서 자작곡을 했어야만 했다”며 웃었다. 그는 “순수함이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였고, 저항정신이 있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그는 게임톡과 인연이 깊다. 작곡가에 도전한 이후, 2018~2019년에는 게임톡에 EDM 칼럼 ‘류기덕의 필소굿’을 직접 연재하기도 했다. 마직막으로 그는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 게임업계도, 음악계도 모두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한다. 창간 10주년 축하드린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DM 작곡가 제이드 키는?

2017 JYP 작곡가 오디션 3위
2018 일본 오리콘 앨범 차트 18위 ‘Vixx LR - Poison’
2019 ‘Jade Key’로 해외 레이블 진출 
2020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언택트 공연
2021 그리스, 터키 하드코어 차트 1위 ‘Finally(ft. Luna Bands)’
2022 탑 레이블 ‘Dirty Workz’ 진출, Beatport 하드 댄스 차트 20위 ‘Can’t Break Me (ft. KNVWN)’
2018년부터 현재까지 Jade Key로 60곡 발매, 전 세계 220만 스트리밍 달성(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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