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세대 미디어 아티스트 정영훈 교수. 
한국 1세대 미디어 아티스트 정영훈 교수. 

“크리에이티브-아이덴티티 융합이 나를 신나게 한다.”

정영훈 작가는 한국 1세대 미디어 아티스트다. 그의 작품 ‘아노미머스 에픽(Anonymous Epic)’, ‘코믹 시티(Comic City)’, ‘플라이워 레드(Flywer-Red)’ 등 다수의 작품은 현재 글로벌 NFT(대체불가능토큰)마켓 플레이스 오픈씨에 등록되어 있다. 오픈씨 및 크리스티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지학사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도 작품이 실려있는 정영훈 작가의 NFT마켓 출시와 예술 다변화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정영훈이 본 정영훈은?” “미디어아트가 몸 속의 피처럼 함께 숨쉬어 온 사람”

Q. 작가 정영훈, 본인을 정의하신다면?

A. 한 줄로 요약하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꾸준히 이루어 온 미디어 아티스트 겸 미디어 조각가다. 좀더 구체적으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1세대 & 미디어 조각(Media Sculpture)의 스타터라 생각한다.  

초기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미디어 매체를 접했던 환경과 생태계는 현재와 다르다. 미디어아트의 등장 계기도 적극적 수용이 아닌 미술의 대안과 도구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저의 세대는 미디어 매체로부터 멀티미디어를 넘어 스마트 시대까지 동반한 세대다. 

TV, 게임(Game), 영화(Movie), 잡지(Magazine), 광고업(Advertising), 웹(Web), 블록체인(Block Chain), AI, 메타버스(Metaverse)까지 모든 미디어 매체들의 성장이 가속화되던 시기다. 따라서 저는 매체의 역사와 함께 했다.

매체와 기술의 다원화 과정과 함께 예술의 구조도 탈중심화 되어갔습니다. 이러한 지각이동의 코어가 미디어아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저는 예술의 두 축인 크리에이티브와 아이덴티티를 융합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미디어아트를 지향하였습니다. 

또한 미디어아트가 몸 속의 피처럼 함께 숨쉬어 왔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매체에 녹아 들어가기 쉬운 작가였다. 그리고 특히 예술과 기술, 사회와 시스템의 변화와 성장 속에서 아티스트로서 그 균형을 맞추어 감으로서 인류의 미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제 NFT는 기존의 장르를 넘나드는, 혹은 융복합적인 작품들”

Q. 그렇다면 어떤 스타일의 작품들을 NFT로 출시했다. 또 출시할 예정에 있는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A. 다양한 타입의 작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각각의 시리즈별로 연작들이 있다. 저는 하나 혹은 유사한 스타일을 연작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한 작가라는 것은 다양한 매체에 대한 실험정신과 바뀌어 가는 기술과 환경들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변신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작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Q. 작가님의 다양한 매체에 대한 실험정신은 장르를 뛰어넘어 융복합적이다. 조금 더 설명을 해달라.

A. 그래서 여기에서는 1차적으로 2~3가지의 연작, 그것도 기존의 장르(회화, 조각, 멀티미디어)를 넘나드는, 혹은 융복합적인 작품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의 산업구조(옷, 제품 등)를 관통하는 알고리즘을 복합적 형식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즉 조각적이면서 패션과 알레고리(allegory)가 있고, 회화적이면서 패션이 되고, 디지털라이징 되어 있으면서 실제의 오브젝트가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작품을 출시할 수 있는 이유는, 조각전공자로서 멀티미디어 작품을 30년 전부터 시작했다. 프로그래밍까지 작품을 위해 공부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게 된 역사가 있다.

제 작품의 예를 들어 예술 작품으로서 3D 모델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그 애니메이션의 움직임 컷들을 조각으로 제작하고, 디지털 데이터로 인터렉티브 아트까지 원 소스(One Source) -> 멀티 유징(Multi Using)을 지속적으로 해왔던 작가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상으로 제작된 조각된 작품들은 공공미술(Public Art)로 실제 영구설치까지 되어 있다. 원래의 작품 데이터(Data)로 프린트 아웃하여 디지털 회화 작품까지 제작해냈다. 

지학사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수록된 정영훈 작가의 작품.
지학사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수록된 정영훈 작가의 작품.

◆ “새로운 시장에서 크리에이티브 펼치고 싶다...블록체인-메타버스로 장벽 깨겠다”

Q. 작가로서 목표는 무엇인가요?

A. NFT 발행을 계기로 새로운 작업환경과 시장에서 크리에이티브를 펼치는 것이다. 제가 작업했던 일련의 과정들과 잘 맞으며, 그동안 해왔던 작품들을 기존의 미술시장에서 보여주거나 유통시키는 방법이 부족했는데, 고맙게도 그러한 플랫폼들과 환경이 시대에 펼쳐지게 되어 기쁘다. 

장기적으로는 시장 진입 후 블록체인 생태계나, 메타버스 등 테크놀로지 환경들을 바탕으로 세계의 작가와 일반 대중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성,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 인종이나 국가 등 사회의 장벽을 넘어서는 대 주제로 현 사회의 장벽을 허무는 보편화된 공동작품 등을 해보고 싶다. 

물론 이러한 작업들은 오랜 기간동안 생각(계획)해 왔으나, 기존의 예술 파운데이션에서는 이루기가 쉽지 않았었습니다만 이제는 그러한 꿈들을 이룰 수 있는 기반과 환경이 되었습니다.

◆ “크리에이티브와 아이덴티티 일치 어렵다....디지털 아트는 메타 내러티브”

Q. NFT의 어떤 점이 당신을 가장 신나게 하나요?

A. 저는 조각 전공을 했지만, 한국에서는 미디어아트 1세대로 활동했다. 저는 그동안 기존의 예술적 도구, 작품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도록 노력했다. 기존의 미술시장과도 차별화되고 싶었다. 이미 예전부터 탈중심의 선봉에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갤러리 유통구조의 미술시장과 제 작품의 성격과는 갭이 있었다. 

저는 그런 시장과는 달리 작가로서의 꾸준한 예술적 시도를 해왔다. 특히 크리에이티브와 아이덴티티는 서로 일치시키기 쉽지 않다. 저는 이 두 양극을 융합하는 것이 미디어아트의 바람직한 결과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언젠가는 그러한 결과가 생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그러한 결과물을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하고자 했다. 저는 다큐멘터리(documentary) 작품보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한 작업의 세계를 더 지향한다. 다큐멘터리가 직접적이고, 근대적 서사구조라면 디지털 아트는 서사구조 자체가 다른 메타 내러티브, 그리고 현재는 서사를 공유하는 새로운 형식 이상의 세계로 진화되어 있다.

Q. 작품의 도구는 어떤 것을 사용하시나요? 또 작품의 형식이나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A. 여러 디지털 도구와 제작기반들을 이용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의 성장과 변화의 속도가 빨라서 새로운 제작도구들이 계속 나온다. 저는 기본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업을 한다. 

‘실제와 가상’ 두 세계가 영원히 공존할 것이고, 그 두 차원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소통의 통로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 경계에서 말이죠.하나의 예를 들어 조각의 경우에는 제가 작업한 3D 데이터를 갤러리 작품 내지는 공공미술로 등등 양방향 이상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하나의 작품으로 여러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의 속성을 이용한 것이다. 

단순한 도구나 기법으로 만이 아닌 진정한 세계의 속성을 잘 읽고 그 속에서 어울려야 한다. 작가들은 단순히 디지털 도구만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 현대사회를 잘 이해하고, 디지털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미술과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떠한 방식으로 작품이 전개가 될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과 적극적 시도들을 해야 한다.

작품은 인테리어 장식물이 아니다. 한 시대의 역사를 남기는 메시지의 역할을 한다. 작가들은 그런 배경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진정한 작품이라는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전시장에서 작품발표를 많이 했으나, 현재의 전시장 시스템은 세계의 환경에 비해 노후화되었다. 

저는 NFT 시장을 새로운 예술이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저는 이 시장과 플랫폼을 위한 작업에 설렜다. 그러나 이 플랫폼에 맞추고자 하는 과정이 아니라, 제가 그동안 꾸준히 준비하고 작업해왔던 작품들에 이 플랫폼이 스스로 유용화된 상황이 되었다. 저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 NFT시장은 초기...폭풍 지나면 고급예술이 기반이 된 NFT 작품 나올 것

Q. 마지막으로 NFT 아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A. NFT는 목적없이 생성된 것이 아니다. 금융으로 보면 안전한 자산가치에 대한 보장성이 필요했겠죠, 예술적 가치로서는 오리지널리티의 완전한 보장이 있다. 새로운 산업들이 일어나고 환경과 생태계가 바뀌는 시점에는 예측 못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이러한 환경에서 예술가로서 할 일들을 찾아야겠죠. 

예를 들면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완충 작용 같은 부분들이 아티스트가 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메타버스 등 하드웨어적인 영역의 확장이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저는 1년 내에 하드웨어를 채워줄 디테일이 필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NFT의 예술가들이 그 역할들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NFT시장이 초기라 한동안은 다양한 작업들과 작가들이 생성될 것이다. 이 폭풍의 바람이 지나가 안개가 걷히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 고급예술이 기반이 된 NFT 작품들이 그 위에 서게 될 것이다. 아직 파인 아트(Fine ART) 출신의 작가들이 NFT시장에서 다양하게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얘기했던 크리에이티브와 아이덴티티의 사이에서 디지털 도구와 환경에 능숙한 작가들이 많지 않다. NFT 작품이라는게 단순히 기존작품의 스캐닝 버전이 아니니까요.작가들과 작가 지망생들이 NFT를 통해 미래에 좀 더 나은 환경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전 세계의 물리적 환경에 구애 받지 않으며 글로벌하게 활동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NS 기사보내기
이 기사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