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월에서 떠나기 전 포수 형님의 집에서 먹은 아침상이 그립다. 형수는 매일 이렇게 아침을 준비한다는데, 봄이라 자연에서 채취한 참나물과 두릅 무침의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아침 식사를 하는 중에도 아직 안 나온 오리 들깻국과 다른 반찬도 있으니 올 때마다 아침을 먹지 않는 습관에도 이곳만 오면 고봉밥으로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다.

성의를 생각해서 먹는다든지 아니면 남의 집에서 대접한 음식을 먹는다고 일부러 맛있게 먹는 건 아니고, 이 집의 음식은 집에서 만든 가정식으로 정말 시골 할머니가 해 주시던 그런 맛이었다.

친할아버지는 식사 전 간장을 먼저 숟가락으로 조금 담아 드셨다. 이유는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건강하다고 하셨고 입맛이 돌게 한다고 하셨다.

그런 간장 종지를 식탁 중앙에 놓고 바삭하게 구운 돌김과 맛있게 튀겨낸 간고등어 그리고 튀각과 적당이 간이 밴 깻잎 장아찌와 백김치 그리고 계란말이 등 내가 아는 백반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아침부터 일어나 어제 먹은 한 상을 그리며 입맛을 다지고 있는데, 사진에 아침상을 보니 같은 시각 포수형님은 파자마 차림에 흘러간 노래를 들으며 밥상을 마주하고 있는 풍경이 보인다.

야채, 생선, 고기가 어우러진 작은 집에 꽉 찬 밥상은 한국인들 만의 고유한 고향의 풍경이다. 

“정성이 깃든 아침 밥상은 보약”이라고 했다. 오늘은 어떤 반찬이 있을까? 아무튼, 그 보약을 어제 먹고 감사하게도 기억에서 멀어진 할머니와 어머니의 밥상을 떠올렸다.

형님은 가을에 멧돼지 사냥철에 내려오라고 하니 그때는 멧돼지 고기도 상차림에 주인공으로 들어오는 상상을 해본다. 아침부터 입안에서 침샘이 터져버렸다.

글쓴이=주홍수 애니메이션 감독 sisi9000@naver.com

주홍수 감독 프로필 

1992년 세영 애니메이션 총괄 제작 프로듀서
KBS 옛날 옛적에, 은비까비, 일본 합작 ‘나디아' 제작 프로듀서
1994~미국 할리우드 게임 JOY CINE 총감독
 경민대 만화예술과 출강.일요시사 정치삽화 ’탱자가라사대‘ 연재
1998~ (주)프레임엔터테인먼트 슈퍼패밀리 원작, 각본, 감독
2001~2004 KBS TV시리즈 날아라 슈퍼보드 스토리보드, 감독
2004~㈜ 선우엔터테인먼트 스페이즈 힙합 덕 총감독
2005~2010 한국 KBS,중국CCTV '도야지봉' 원작 및 총감독. 상하이미디어그룹(SMEG). 상하이 술영화제작소 총감독.
2010 하문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해외심사위원
 중국 SMG 방송 TV 시리즈, ’토끼방’ 기획, 데모제작, 총감독
2014~한국MBC,중국CCTV ‘판다랑’ 원작, 각본,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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