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사운 건 기대작…흥행 지표 파란불

카카오게임즈의 PC MMORPG ‘엘리온’과 CD프로젝트 레드(CDPR)의 오픈월드 RPG ‘사이버펑크 2077’이 12월 10일 같은 날 출시를 선언하며 대작 경쟁에 불을 붙였다. ‘엘리온’은 PC로, ‘사이버펑크 2077’은 콘솔로 출시되기에 맞대결 구도는 아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연이어 등장하는 대작 게임에 유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엘리온’은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에게 매우 중요한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가디언테일즈’나 ‘달빛조각사’ 등의 모바일게임 히트작을 보유한 탓에 모바일게임 강자로 알려져 있지만, 카카오게임즈 매출에서 PC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2019년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한국 서비스 권한을 펄어비스로 넘겨줬고, 2021년에는 ‘검은사막’ 북미/유럽 서비스 권한도 돌려줘야 한다. ‘검은사막’의 빈자리를 ‘엘리온’이 메꿔줘야 하는 상황이다.

개발사 크래프톤 입장에서도 ‘엘리온’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 ‘엘리온’은 메가히트를 기록한 ‘배틀그라운드’의 차기작으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 개발을 시작한 시기로 보면 ‘배틀그라운드’보다 앞선다. 크래프톤이 어려움을 겪을 시기인 2014년, ‘테라’를 이을 기대작으로 출발해 6년여간 개발했다. 당시 크래프톤은 ‘엘리온’ 개발 비용을 아끼고자 ‘테라’의 리소스를 재활용했고, 화려한 연출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하면서 ‘엘리온’의 개발 규모도 커졌다. 지금까지 크래프톤이 ‘엘리온’에 투입한 누적 비용이 최대 1000억원 가량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이버펑크 2077’은 CDPR의 사운을 건 게임이다. CDPR은 ‘워쳐3’의 개발사로, 한 때 유럽 게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폴란드의 대표 기업이다.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을 8년 가량 개발해 왔으며, 투자분석업체 딤보스는 CDPR이 개발비 약 35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단일 게임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사이버펑크 2077’이 실패하면 CDPR은 물론 폴란드 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

‘엘리온’과 ‘사이버펑크 2077’의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엘리온’의 전신은 하늘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공중전을 핵심 콘셉트로 내세운 ‘에어(A:IR)’다. 그러나 공중 전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결국 게임 콘셉트를 갈아엎고 이름까지 바꿨다. 현재 ‘엘리온’은 공중 전투 대신 모험과 전쟁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일을 몇 차례나 연기하면서 원성을 샀다. 원래는 올해 4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9월로 미뤘고, 이후 11월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가 12월로 또 한번 연기했다. CDPR은 더 이상 출시일 연기는 없다고 못박았으나,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출시일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게임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한편 두 게임 모두 출시 전부터 좋은 흥행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 ‘엘리온’이 11월 말 진행한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총 5개 서버에 모두 대기열이 형성됐다.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의 예약판매량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위쳐3 이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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