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캡처-실시간 렌더링으로 만든 캐릭터들, 무대 위에서 공연 펼쳐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가상의 캐릭터들이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그룹으로 재탄생한다.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iQIYI)가 제작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과차원신성(跨次元新星)’이 10월 17일 첫 방영됐다. 이 오디션의 특징은 실제 사람이 아닌 2D 캐릭터들이 지원자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여러 회사에서 만들어낸 2D 캐릭터들은 세 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재능을 뽐낸다. 이후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렇듯이 여러 차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며, 최종 우승한 3명의 캐릭터는 아이치이의 전폭적인 마케팅을 보장받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아이치이는 실시간 모션캡처와 실시간 렌더링을 활용해 심사위원과 캐릭터들이 방송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했다. 캐릭터들은 심사위원의 질문에 대답하고 칭찬에 부끄러워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한 화면에서 심사위원과 캐릭터가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무대 뒤에서 제작진들이 캐릭터를 조작하는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방영한다는 점이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일부 캐릭터들이 공연을 펼치기 전 고장난 것처럼 멈추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치이는 이 부분을 편집하지 않았으며, 무대 뒤에서 당황한 제작진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그대로 방송했다.

‘과차원신성’은 마치 ‘프로듀스 101’에 ‘하츠네 미쿠’를 합친 느낌을 주는 참신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Q&A 플랫폼에 달린 쇼의 댓글은 대부분이 부정적”이라며 “일부 시청자들은 캐릭터들의 배경 스토리가 없어서 애정이 생기지 않는다며 불평한다.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가상 아이돌들은 보통 자신만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과차원신성’ 외에도 가상 아이돌을 주류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은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론칭한 가상 걸그룹 K/DA의 경우, 데뷔곡 ‘POP/STARS’가 유튜브 조회수 3억9000만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쳤다. 최근 한국의 SM 엔터테인먼트도 현실 세계의 실제 멤버와 가상 세계의 아바타가 함께 활동하는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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