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9월 4~5일 UDC 2019, 이석우 대표 업비트가 바라본 시장의 변화

“제주 UDC 이후 1년이 후딱 지나갔다. 그래도 FATF 권고안 나와 업계가 활발한 논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록체인 개발자들의 축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pbit Developer Conference 2019, 이하 UDC 2019)가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4~5일 이틀 간 오픈했다.

세계 최초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인 UDC 2019는 4일 첫날에만 1000여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여들었다. 지난해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행사를 주도한 이석우 두나무 대표를 만나보았다.

■ “FATF 권고안을 듣고 정부 차원의 대책이 언급되지만 직접적으로 들은 것은 없다”

질문: 제 1회 UDC 이후 1년이 지났다. 정부 스탠스가 바뀐 것은 있나, 체감되는 것이 있으면 소개해달라.

1년이 후딱 지나갔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권고에 따라 도입되는 암호화폐 거래소 등록제 등 이슈가 등장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이 언급되지만 직접적으로 들은 것은 없다.

명확한 것은 업계에서 해야 할 일들이 생겼다는 점이다. 협회를 중심으로 모여서 대책을 마련하고 입법이 되더라도 그 취지 또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FATF 권고안이 발생했기 때문에, 신규 계좌 발급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있다. 아직도 송구스럽지만 계좌 문제는 진척이 없다. 실제 제도권화에 들어오면 은행도 움직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신규 계좌 발급에 대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기다려온 분들이 많은데, 노력중이지만 쉽게 바뀔 것 같진 않다.

■ “거래 수수료는 결국 0으로 수렴될 것, 서비스 차별화 고려”

질문: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내정되었는데 블록체인에 관련 금융 당국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정부에서 새로운 인사가 나오면 변화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새 금융위원장이 오게 되면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시장을 평가하길 희망하지만 좀 지켜봐야 한다.

가령 증권시장의 경우도 그랬다. 기존 증권시장도 높은 수수료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키움 증권이 나오고 여러 업체들이 경쟁을 하다보니 수수료는 결국 낮아졌다. 수수료 인하 전쟁이 발생하고, 수수료 수익이 많이 나지 않아서 다른 수익 모델을 찾게 되었고, 크립토 시장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갈 것이다.

거래 수수료는 결국 0으로 수렴할 것이다. 이 때문에 서비스 차별화를 고려해야 한다. 다른 영역에서의 사업 부분들을 부지런히 찾아야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낼 수 있다.

지금은 블록체인은 초창기이므로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고 찾아내야 한다. 특히 기업 고객들의 암호화폐와 보관과 보안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조만간 업비트 엔터프라이즈서비스를 영업을 시작한다. 그것도 다각화의 하나다.

■ “FATF 권고안은 핫 이슈,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모델 논의 중요”

질문: 한국 블록체인협회 이사로 선임됐다. 협회 차원에서 대표하는 자리다. 어떤 것을 준비 중인가?

현재 새로운 블록체인 협회장님이 취임한지 얼마나 안되어 어떤 조직을 만들어서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중이다.

업비트가 거래소이다 보니, FATF 권고안에 대한 대처가 중요 이슈다. 주변의 거래소 대표들과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어떤 식으로 준비할지가 큰 이슈이고, 2018녀부터 화이트리스트 계좌들을 공유할지 블랙리스트를 관리해서 저장할 것인지 논의를 했다.

지금은 FATF 권고안을 놓고 논의들을 시작하는 단계다. 개인적으로 한국거래소들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FATF 관점에서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모델이어야 한다. 암호화폐(가상화폐)가 국제간 이동이 용이하기 때문에 해외 다른 거래소들도 동참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임 자율규제위원장이었던 전하진 위원장도 해외의 다른 협회들을 네트워킹하는 일을 시작하다가 물러났다. 그런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현재도 해야 일은 많다. 협회는 새로 막 출범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안을 내부에서 만들어서 금융 당국과도 대화를 하겠다.

FATF는 권고안이 나왔으니까 협회 차원에서 하자는 이야기는 나오고 있다. TF(테스크 포스,Task Force)가 구체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거기에 빗썸 업비트가 들어가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새 기구를 만드는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직 TF까지 꾸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

특금법을 정부에서 추진하니까 감사는 한데, 입법이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 보다, 특히 정무위 위원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전체 산업 자체 침체...거래량만 놓고 중국과 비교 좋은 방법 아니다”

질문: 한국 거래소가 한때 시장을 선도한다는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바이낸스가 선도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아쉬운 점이나 의견이 있는가?

사업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면 좋다. 산업 자체가 침체된 것이 큰 문제점이다. 거래량을 올리는 게 큰 문제가 아닌 것 같고, 건강하게 블록체인 생태계를 주도권을 잡는다는 것을 거래량으로 상징적으로 나타내서 속상하다는 점은 가능하겠다. 하지만 거래량만 놓고 중국과 비교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 거래량으로 보면. 안타까운 상황인데, 더더욱 좋은 프로젝트들이 좋은 서비스를 내 놓고 확산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거래량 확보를 위한 길은 안 가려고 하고 있다. 그 길은 안 가려고 한다. 옳은 길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 “업비트 엔터프라이즈...기업 고객 암호화폐 자산 안전 보관 서비스”

질문 : 앞에서 언급했지만 업비트 자체에서 업비트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는데, 어떻게 준비 중인가 궁금하다

기업 고객들은 암호화폐를 취득하는데 고민을 하는데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를 어디에 보관할지에 대한 고민이나 보안에 대한 고민이 있다.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도 자산 관리에 대한 고민이 큰데, 기업 고객들을 위해 암호화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영업도 곧 시작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해 나갈 예정이다.

자회사인 DXM은 보도자료를 배포를 했지만, 프로젝트를 런칭을 했던 회사가 가능성이 있어서 투자를 한 입장이다. 초창기라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진행되는 것을 지켜봐주었으면 한다.

■ “여전히 해외 송금 안된다...두 눈 뜨고 기회를 놓치고 있어 아쉽다”

질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도 업비트를 설립한 것으로 안다. M&A도 최근 많이 일어나는 추세인데 해외 사업은 어떻게 준비하는가?

지난 UDC 행사에서 투덜거렸던 감이 있다. 해외 송금도 잘 안되는데 바뀐 상황이 없다. M&A를 하건 해외 사업을 하건 자본금을 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잘 되지 않고 있다. 2018년도에는 해외 사업에 대해 잘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 해외사업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지금 동남아 법인장이 개인 대출을 받아서 싱가포르에 거래소를 오픈하고 인도네시아 거래소까지 최근 오픈했다. 그런데 자본금을 보낼 수 없어서 두 곳이 모두 힘겹게 운영 중인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 마케팅도 하고 거래도 해야 하는데, 영세한 오퍼레이션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거래소를 오픈할 계획은 있지만, 자본금과 송금 문제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해외의 거래소들은 활발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런 기회를 앉아서 두 눈 뜨고 놓친다는 게 안타까운 상황이다.

■ “한국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거래소 코인 상장보다 투자 우선”

질문: 최근 암호화폐 문화에 투자한 것으로 아는데, 거래소 대표가 투자한 것에 대해 이해상충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래소가 특정 코인을 보유하고 상장하는 과정이 되면 문제가 된다. 2017년으로 돌아가면 업비트는 거래소였지만, 한국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할 일을 고민했다.

블록체인으로 개발자가 넘어오고, 스타트업이 창업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자본이 없어서 전통 VC를 찾아 가거나 모태펀드를 찾아가서 투자를 요청하지만, 이들은 블록체인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안타깝다.

그래서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해서 4년동안 1000억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말 좋은 프로젝트인데 런칭을 못하는 부분을 해소하고 생태계를 키우는 차원으로 2017년에 설립했다. 투자 목적이 수익 실현이 아니라 생태계를 키우는 차원이었고 테라의 루나가 그 중 하나였다.

투자자들에게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가진 정보를 공시를 하고 정보에 대해 투명성을 가질 수 있도록 상장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공지를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두나무앤파트너스와 투자 기관, 거래소 운영 기관을 분리해서 벽을 쳐놓고 정보 공유는 하지 않고 투자는 투자, 상장은 상장대로 별도로 운영하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외부에서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윤리적으로 가급적으로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있고 그런 배경을 이해해주면 좋겠다.

■ “비트코인, 확실한 자산적 가치 인정받고 있다...내년에는 좋은 서비스 많이 나올 것”

질문: 블록체인 산업 분위기가 급변하는데, 이석우 대표가 바라보는 내년의 전망과 주목하는 산업군이 궁금하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각국이 보호무역 장벽을 치는 등 여러 변수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벌어지니까 많은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프로젝트 출시를 기대했는데 생각만큼 빠른 속도로 일상적으로 쓰는 서비스가 출시되지 않아서 실망감에 알트 코인들의 침체가 된 상황이다.

대신 비트코인은 확실한 자산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80만원까지 떨어졌는데 올해 1400만원까지 올라갔다가 지금 1200만원 내외로 왔다갔다 한다.

자산화라는 것이 특정 금융 상품 또는 가치가 있는 것과 묶어서 출시하게 되면 인정을 받기 쉬운 시장이다. 프로젝트에서 유통되는 코인은 오래 걸리니까 보다 안전한 쪽으로 트렌드가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중반부터 STO(Security Token Offering)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볼 때 서비스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지난해는 옥석을 가려내는 시기였다면 내년도 올해처럼 많은 프로젝트들이 경합하면서 좋은 서비스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게임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거래가 게임에서는 자연스러운 경험이다. 저는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게임을 운영해봤다. 게임 내에서 2000만원짜리 칼이 거래된다. 이를 게임을 하는 세대는 이를 직관적으로 바라본다. 앞으로 성공 사례가 게임에서 나올 것이다.

TPS(트랜잭션 처리속도)와 같은 UI(유저 인터페이스) 편리함이 따라야 한다는 것에 대해 아직 블록체인은 초보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용성을 업그레이드하는데는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문제는 사용성을 어떻게 높일 것이냐는 챌린지가 있어 보인다.

질문: 크로스 앵글의 쟁글에 거래소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업비트가 불참하는 이유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크로스앵글 대표도 만나봤고 훌륭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업비트에서도 거래하면서 정보를 취득하는 역할이 된다고 생각해서 자체적으로 플랫폼에 프로젝트들이 정보를 올리고 관련 정보들을 모으는 게 효율적이라 생각하고 있다. 문제가 있거나 안한다는 입장은 아니다.

■ “부산 블록체인 특구 긍정적...다양한 실험 일어났으면 좋겠다”

질문:  최근 정부가 블록체인 특구를 지정했는데, 암호화폐와 관련된 부분은 제외가 됐다. 지난해 블록체인와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여전히 같은 입장인가?

여전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불가분의 관계로 생각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보상 없이 돌릴 수 있는데, 노드들을 직원으로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는 SI의 구조이다.

삼성이나 IBM 정도가 할 수 있는 모델이고 코인과 불가분의 관계는 여전히 불가분의 관계로 탈중앙화된 모델을 통해 혁신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불가분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부산시에 대해서는 어쨌거나 특구로 지정이 된 것은 긍정적으로 여기고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면 좋겠다. 코인의 유무가 특구의 성패는 아닌 것으로 안다. 부산시에서도 현재 논의 단계이므로, 개방적으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길 원한다.

■ 투웰브쉽스 상장 갑론을박 “200~300개 프로젝트 상장 심사 대기 기준 있다”

질문: 최근 상장된 투웰브쉽스(12 Ships)에 대해서 업비트에 대한 갑론을박이 많이 있다. 상장 기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거래소에 상장하는 프로젝트는 투웰브쉽스 뿐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서 니즈가 있으니 투자를 해주십사 상장하는 것인데 관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고 본다. 기대감을 가지고 상장을 진행하는데 최근 국내 프로젝트 위주의 상장이 이루어진다.

200~300개의 프로젝트가 상장 심사에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다보니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누군가의 불만이 제기되는 입장인데,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외부적인 변수 또는 상황도 중요하다.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된다는 그런 것은 설명하기가 힘들다.

카카오에 있을 당시 게임 ‘애니팡’을 런칭 전에는 게임 회사를 만나기 힘들었다. 하지만, 애니팡이 대박을 친 후, 게임 회사들이 알아서 카카오로 찾아온 경험이 있다. 본인들은 열심히 프로젝트를 준비해서 런칭했는데, 심사가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잘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불만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투웰브쉽도 비교해서 자사의 프로젝트가 낫다고 여길 수 있다. 현재의 프로세스의 개선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 상장 이슈는 다른 상장 심사 프로젝트들하고 같은 풀에서 보고 검토를 진행 중이다.

특정 VC와 업비트의 유착 관계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여러 가지 팩터들이 고려가 되는 상황에서 공통점이 나왔다고 해서, 그게 다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 VC가 끼어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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