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MCN 등에 지속적 투자…넵튠 정욱 대표 인터뷰

‘라인 퍼즐탄탄’ ‘프렌즈 사천성’ 등으로 잘 알려진 중견 게임사 넵튠(대표 정욱)이 새로운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들며 도약을 준비 중이다. 과거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블루홀(현 크래프톤)에 투자해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e스포츠와 MCN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넵튠은 MCN업체 샌드박스네트워크와 e스포츠업체 스틸에잇(구 콩두컴퍼니)에 각각 100억원과 150억원을 투자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도티와 풍월량 등이 소속된 MCN 업체며, 스틸에잇은 e스포츠 구단 운영과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e스포츠 영역에 진출한 업체다. 지난해에는 LCK 프로팀 ‘그리핀’을 인수하기도 했다. 새해를 맞아 넵튠의 정욱 대표를 만나 미래의 비전과 계획을 물어봤다.

정욱 대표는 “게임 개발사란 측면에서 봤을 때 2018년은 성과가 좋지는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시장에서 크게 흥행한 게임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고심하다 샌드박스와 스틸에잇 등에 투자를 했는데, 이 두 회사는 굉장히 잘 성장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넵튠이 투자한 이 두 회사의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단 그리핀과 샌드박스게이밍은 2019년 LCK 스프링 초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그리핀은 1위, 샌드박스는 2위를 달리고 있다. SKT T1, 킹존, KT 등 쟁쟁한 팀들을 누르며 승승장구 중이다.

정욱 대표는 평소에도 e스포츠 대회를 보는데, 올해부터는 특히 자주 보게 됐다. 그는 “그리핀은 올해 1강이라 칭해지고 있고, 샌드박스는 애초 1부 리그 잔류가 목표였는데 너무 잘하고 있어 놀라고 있다. 롤드컵 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며 웃음을 보였다. 때마침 투자를 하자마자 팀들이 리그의 중심에 섰다.

그는 e스포츠와 인터넷 게임 방송 시장을 ‘보는 게임’이라고 정의했다. 정욱 대표는 “지금까지 게임 산업은 몇 차례 큰 변화의 계기가 있었다. 게임이 디지털화 되고,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해지고, 새로운 BM이 등장했던 시기”이라며 “현재 ‘보는 게임’ 시장이 커지는 상황은 그 만큼의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에는 유저들이 하루 5시간을 플레이했다면, 지금은 2시간만 플레이를 하고 3시간은 게임 방송이나 e스포츠 중계를 본다는 것이다. 정욱 대표는 “이러한 변화는 게임 시장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어린 친구들은 게임 방송을 보는 것에 더욱 익숙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게임 개발사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나, 반대로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넵튠은 마이너스를 줄이기 위해 고민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투자를 하는 길을 선택했다. 정욱 대표는 “보는 게임 시장은 크게 스트리밍과 e스포츠로 나눌 수 있는데, 양쪽에 다 투자를 하게 된 것”며 “서구권에서는 이미 보는 게임에 집중해서 다양한 게임들이 스포츠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넵튠이 e스포츠, MCN 분야 외에 투자를 하고 있는 분야는 블록체인이다. 넵튠은 두나무앤파트너스와 나부스튜디오, 메모리, 노드브릭 등 블록체인게임 개발사에 차례로 투자했다. 정욱 대표는 “암호화폐와 게임은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언젠가는 스파크가 한번 튈 것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게임 BM의 혁신이 이런 쪽에서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ICO 등이 아닌, 블록체인과 게임이 결합되는 부분에만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는 성공적인 투자의 비결이 있을까. 정욱 대표는 “한게임 시절부터 투자를 해 왔는데, 성공여부를 미리 알 수는 없다는 것이 결론”이라며 웃었다. 다만 “성공과 실패 가능성 보다는, 안되더라도 또 도전할 수 있는 팀인지는 보는 편”이라고 전했다. ‘배틀그라운드’에 투자를 해 성공했던 점 역시 그는 “얻어 걸린 것”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그는 “김창한 대표의 대단한 점은, 17년 동안 꾸준히 게임업계를 떠나지 않고 개발을 이어왔다는 것”이라며 “다 안된다고 해도 성공하는 것이 게임이기에, 예상을 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넵튠은 최근 자회사 오올블루가 개발한 PC MOBA 게임 ‘마니막스 타이니버스’를 선보였다. 개발 과정에서 커뮤니티까지 함께 만들어온 게임으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일본에는 올해 모바일 카드게임 ‘나나카게’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스스톤’과 비슷한 카드게임이지만, 체스 형식의 전략적인 요소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 시장을 겨냥한 야구게임과 캐주얼 게임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정욱 대표는 “블록버스터 타이틀보다는 확실한 차별성을 둔 PVP 게임이 향후 대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보는 재미가 있는 게임, 그리고 야구게임과 캐주얼 게임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9년에도 e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는 이어갈 계획이다. 이미 롤드컵 등 대형 e스포츠 경기의 시청자 수는 전통적인 스포츠 경기 시청자 수를 앞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욱 대표는 “물론 e스포츠와 전통 스포츠의 비즈니스 규모는 차이가 크다”면서도 “인터넷 업계에 있으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새로운 수익모델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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