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웰브모먼츠 ‘뮤즈메이커’, 색다른 방식으로 리듬게임 명가 도전

[트웰브모먼츠 전영욱 대표(오른쪽)와 임인철 PD]

이달 초 네오위즈는 새로운 방식의 모바일 리듬게임을 선보였다. 트웰브모먼츠(12MOMENTs)가 개발한 ‘뮤즈메이커’다. 기존 리듬게임처럼 노트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 화면 곳곳에서 물방울처럼 나타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캐릭터의 의상을 바꾸고 꾸미는 아기자기한 요소까지 추가했다. 색다르면서도 리듬게임의 기본에는 충실했다.

개발사 트웰브모먼츠의 전영욱 대표, 임인철 PD는 과거 한빛소프트의 ‘오디션’을 함께 개발하며 손발을 맞췄던 사이다. 2014년, 한빛소프트를 나와 트웰브모먼츠를 창업했다. 처음 창업했을 때 직원은 3명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오디션’을 만들던 노하우와 음악적 역량을 총동원해 신작 ‘뮤즈메이커’를 탄생시켰다.

마니아들이 만든 게임답게 ‘뮤즈메이커’는 시작부터 고민이 많이 들어간 게임이었다. 트웰브모먼츠의 전영욱 대표는 “저는 원래 음악게임을 좋아했고, 실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다”며 “처음엔 음악을 게임으로 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떨어지는 노트를 밑에서 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지휘하듯 하는 방식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뮤즈메이커’는 처음부터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리듬게임으로 기획됐다. 마치 탄막슈팅게임처럼 노트가 쏟아지는 게임이 아닌, 즐겁게 음악을 들으면서도 직관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고민했다. 임인철 PD는 “플레이어가 특별한 재능이 있거나 노트를 외우지 않아도 음악을 즐기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게임에서는 화면 전체에 노트들이 하나씩 생겨난다. 이는 다른 리듬게임과 달리 신선함을 주지만, 동시에 직관적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개발자들의 고통이 시작된 지점이다. 음악을 노트로 표현하는 작업인 채보를 수 없이 반복해야 했다. 임인철 PD는 “채보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다른 리듬게임보다 2~3배의 노력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면 전체를 사용한다고 해서 중구난방으로 노트를 찍어 놓으면 따라가기 힘들다. 이 때문에 악보 그리듯이 정확한 규칙에 따라 노트를 만들었다. 전 대표는 “‘뮤즈메이커’는 노트 사이의 간격과 음표 길이 간격이 규칙적으로 들어맞는다.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봐도, 정말 악보와 같다”라며 “채보를 반복하며 규칙들을 발전시켜나갔는데, 유저들도 노트가 어렵다고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 전체에 노트가 나타나기에 어느 손가락을 써야할지 고민도 된다. 보통 유저들은 검지, 혹은 엄지를 사용한다. 개발자들은 일단 검지를 사용하는 방식을 가장 편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로, 전영욱 대표는 검지와 중지를 모두 사용한다. 그는 “보통은 검지를 추천하는데, 저는 그게 가장 편하더라”며 웃었다.
 
노트 사이를 빠르게 선으로 이어야 하는 파란색 버블 역시 ‘뮤즈메이커’가 내세우는 특징이다. 이 드래그 동작은 바이브레이션은 물론, 가사까지 노트로 표현한 것이다. 만약 ‘사랑해’라는 가사가 등장하면 노트를 하트 모양으로 그리게 된다. 가능한 모든 것을 활용해 음악의 느낌을 전달하려 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아직까지 국내 리듬게임에서 가사를 노트로 표현한 게임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음원 퀄리티에도 남다른 신경을 썼다. 리듬게임은 음질을 높이면 용량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다. 그렇다고 마냥 음질을 낮출 수도 없어, 적절한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은 “전체 음원만 3~4번 갈아 엎었다”며 “지금은 음질과 용량의 적절한 타협점을 잘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게임에서는 사운드와 타이밍이 생명이기에 레이턴시(지연) 문제에 민감하다. ‘뮤즈메이커’는 레이턴시 해결을 위해 음악 음원 트랙과 효과 음원 트랙을 따로 분리시켰다. 유저가 플레이를 성공했을 때는 효과음 트랙이 재생되지만, 실패하면 멈추게 된다. 정 대표는 “이 방식을 쓰면 유저가 보컬을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받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뮤즈메이커’의 기술은 국내에 특허 출원이 완료된 상태다. 하나는 사운드 재생 지연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이며, 다른 하나는 선을 따라 그리는 드래그 동작을 등속도가 아니어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한 기술이다. 두 특허는 해외에도 출원 예정이다.

전 대표는 ‘뮤즈메이커’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묻자 ‘해피 버블’이라는 곡을 꼽았다. 매우 쉬운 곡이다. 전 대표는 “처음으로 프로토 타입을 만들었을 때, 그 곡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이라며 “머릿속에서만 있던 것을 게임으로 처음 목격 했을 때의 음악이기 때문에, 남다른 애착이 간다”며 웃음을 보였다.

트웰브모먼츠의 목표를 묻자 전 대표는 “음악게임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인 자산을 잘 활용해, 추후에도 음악이 빠지지는 않는 게임들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영욱 대표는 게임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작곡가와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다양한 리듬게임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고, 광고 음악은 물론 직접 연주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음악 관련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라면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31일 네오위즈 판교 사옥에서 열리는 뮤카(MUCA) 콘서트 무대를 준비 중이다. 이 콘서트는 ‘디제이맥스’와 ‘탭소닉’ 시리즈, ‘뮤즈메이커’에 참여한 음악가, 가수들이 꾸미는 무대다. 익스의 이상미를 비롯해 가수 제이닉, 마현권이 ‘뮤즈메이커’ 속 캐릭터 이브, 타이라, 릭의 곡을 각각 들려준다. 전영욱 대표는 기타를 들고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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