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다음 포털, 멜론 등 카카오 서비스와 연동되는 똑똑한 스피커

KT의 ‘기가지니’, SK텔레콤의 ‘누구’, 네이버의 ‘웨이브’ 등 인공지능(AI) 스피커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카카오도 첫번째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발표했다. 카카오의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 ‘kakao I(카카오 아이)’의 음성인식 및 합성 기술과 빅데이터가 적용된 이 스피커는 카카오톡, 다음 포털, 멜론 등 카카오가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된다. 정식 판매가격은 11만9000원이며, 출시일은 11월 둘째주다. 앞서 진행된 예약 판매에서는 3000대의 물량이 40분만에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 정식 출시를 앞두고 기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용산구 카카오 한남오피스에서 제품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멜론과 카카오톡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보유한 ‘카카오미니’를 직접 사용해봤다.

■ 귀여운 디자인과 훌륭한 음성 인식 ‘합격점’

‘카카오미니’는 사각기둥 형태로 된 높이 110mm 가량의 소형 스탠드 스피커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고 겉면을 패브릭으로 감쌌다. 여기에 카카오 프렌즈의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과 ‘어피치’의 미니 피규어로 스피커 상단을 장식했다. 이 피규어들은 자석을 탑재해 스피커에 탈착할 수 있는데, 귀여운 디자인이 매우 인상적이다. 카카오 프렌즈가 들어가면 일단 호감도에서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

사용방법은 다른 인공지능 스피커와 비슷하다. “헤이 카카오”라고 말하거나 상단의 버튼을 누르면 스피커가 활성화된다. 이후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 음원이나 뉴스를 듣는 방식이다. 음원은 멜론에서, 뉴스는 다음 포털에서 가져온다.

음성 인식은 꽤 정확한 편이다. “틀어줘”, “틀어주라”, “틀어주세요” 등 어미를 변화시켜도 곧잘 알아듣는다. 심지어 말을 좀 더듬어도 작동한다. 음원의 경우 가수와 노래 제목을 함께 말하면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릴러 틀어줘”라고 하면 최근곡인 비투비의 ‘스릴러’가 나오고,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틀어줘”라고 하면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가 나온다.

한국인의 정직한 영어 발음도 잘 알아듣는다. 재즈민 설리번의 ‘Bust your windows’를 부탁해봤더니 촌스러운 발음에도 불구하고 한번에 성공했다. 푸시캣 돌스의 ‘Don’t Cha’도 ‘돈차’와 ‘돈트차’에 모두 반응했다. 다만 곡명이 길어질수록 정확도가 떨어지는데, 이건 본인의 영어 발음을 탓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어에는 반응하지 않아 아쉬웠다. 보아의 ‘다케시메루(抱きしめる)’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보아의 한국 노래들만 재생됐다. 동방신기의 일본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멜론에서는 정상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음원들이다.

다음 포털에서 가져오는 뉴스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들려줘”라고 명령하면 다음 포털에서 댓글이 많은 뉴스를 1위부터 순서대로 읽어준다. 음악과 뉴스를 듣다보면 너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다.    

■ 멜론과 카카오톡 연동이 최대 장점

‘카카오미니’의 최대 강점은 한국 최대의 음원사이트 멜론과의 연합이다. 멜론의 유료 사용자 수는 약 500만명으로,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의 5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피커의 주 목적이 음악감상이고 스피커 때문에 음원 사이트를 갈아탈 일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미니’는 시작부터 어마어마한 어드밴티지를 가진 셈이다.

멜론과 동맹해서 얻는 이득이 또 있다. 멜론이 제공하는 음원에는 ‘#발라드’, ‘#신나는’ 등의 태그가 붙어있는데, ‘카카오미니’는 이 태그를 이용해 이용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켜준다. 예를 들어 ‘바다에서 듣기 좋은 노래 들려줘’나 ‘야근할 때 듣기 좋은 노래 들려줘’와 같은 명령이 가능해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른 음원 사이트와 연동한 인공지능 스피커의 경우 특정 노래를 지정해서 재생할 수는 있지만, 멜론과 연동한 카카오미니처럼 테마별로 재생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국민매신저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스피커로 듣고 있던 음악이나 뉴스를 카카오톡을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노래 OOO에게 카톡으로 보내줘”라고 명령하면 해당 음원이 톡방에 링크된다. 물론 네이버 ‘웨이브’도 라인을 통한 전송 기능을 갖고 있지만, 카카오톡의 국내 유저풀에는 못미친다. 음원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스피커 때문에 매신저를 갈아탈 일 역시 거의 없을 것이다.

멜론 및 카카오톡과 연동된다는 것만으로도 ‘카카오미니’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더욱이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까지 추가된다면 어떻게 될까. 카카오는 ‘카카오미니’에 택시 호출, 음식 주문, 장보기, 금융, IoT(사물인터넷) 등의 서비스를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카카오택시’, ‘카카오뱅크’ 등연합군이 늘어날수록 ‘카카오미니’의 경쟁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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