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 입주사 플레이하드 신중혁 대표 인터뷰

[인터뷰] 레드브로즈 개발사 플레이하드 신중혁 대표

플레이하드가 만든 인디게임 ‘레드브로즈: 붉은두건용병단’의 인기가 뜨겁다. 특히 지난 18일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어드벤처 부문에서 글로벌 흥행작 ‘포켓몬고(Go)’까지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플레이하드는 신중혁 대표가 지인과 만든 2인 개발사로 시작한 인디 게임사라고 봐도 무관한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다. 그가 만든 게임 ‘레드브로즈’는 지난해 상반기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부문 탑3에 선정됐다.

인디게임 상을 받은 것과 정식 출시와는 거리가 멀다. 시장에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 ‘레드브로즈’도 1년간 추가 개발을 거쳤다. 신중혁 대표의 말에 따르면 3개월 단위로 계속 갈아 엎었다. 부족한 인력으로 틈틈히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지난 4월 28일 드디어 정식 출시에 올랐다.

험난한 1인 개발의 길, 인디의 꿈을 무럭무럭

올해 서른인 신중혁 대표는 20대 초반부터 게임 개발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교 학업까지 포기하고 게임개발에 몰두한 그는 2007년 1인 개발로 웹게임 ‘워리어’를 론칭했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삶은 고달프다. 당장 먹고 살 수익이 필요한데, 수익을 바라보면 인디의 의미가 퇴색되고 그러지 않자니 삶이 궁핍하기 마련이다. 신 대표도 그런 과정을 톡톡히 겪었다.

그는 “PC방 야간 아르바이트를 12시간씩 하면서 틈틈히 개발을 했다"며 "손님이 없는 새벽에 개발을 하고 교대 후, 고시원으로 돌아와 8시간 동안 또 개발을 했다”고 말했다. 1인 개발사로 자의적인 크런치 모드를 즐긴 셈이다.

누적 유저는 5만명, 매출은 3000~4000만원. 보여진 지표만으로는 수익을 냈을 것이라고 판단됐지만, 개발 과정에서 들어간 3000만원 대출과 각종 부대 비용으로 오히려 적자가 났다.

하지만 신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군대에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고 나서 창업의 꿈을 더욱 키웠다. 신 대표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내가 만든 것을 이용하는 사람을 보고 싶은 게 꿈이었다”며 “1년간 비게임 개발사를 다니다 간절히 게임을 만들고 싶어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레드브로즈 “트렌디하지 않은 게임을 지향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점차 거듭날 무렵, 신 대표는 기존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게임 개발사로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그때 함께 다니던 회사 동료가 신 대표와 함께 의기투합했다.

이미 1인 개발로 웹게임까지 출시한 경험이 있는 신 대표는 크게 겁나지 않았다. 하지만 혼자가 아닌 팀 프로젝트로 여러 사람을 책임지기에는 두려움이 앞섰다. 2015년 12월, 플레이하드 설립 후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 대표는 “예전 1인 개발할 때는 게임을 정식 출시하면 끝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때부터 시작인 것을 몰랐다”며 “과거의 게임들은 사업적으로 봤을 때, 실패라기 보다는 성공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아이디어, 프로토타입, 갈아엎기 등 수십번의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트렌디하지 않은 게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어려우면서도 공략이 필요한 게임, 단순하면서도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콘트롤이 들어있는 게임, 그렇게 기획으로 나온 게임이 ‘레드브로즈’다. 사명에서도 느껴지다시피 플레이가 하드(HARD) 하다. 장르도 생소한 액션 퍼즐어드벤처다.

‘레드브로즈’는 신 대표와 플레이하드에게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플레이하드 설립 후 처음으로 내놓는 게임이면서, 신 대표에게도 처음으로 상용화를 거친 모바일게임이다. 매우 단순한 스토리를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유닛을 콘트롤하는 재미에 구글플레이 평점도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플레이하드에서 많은 게임들을 폐기하면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역량을 끌어올리고, 그 리소스를 모아 종합적으로 적용한 게임이 ‘레드브로즈’라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정식 출시 후 라이브 대응까지 철저하게 세웠다. 몇 번의 갈아엎기 끝에 탄생한 ‘레드브로즈’. 그는 비록 미쳐 발견하지 못한 이슈에 늦어지긴 했지만, 추가 업데이트와 유저 편의성 증대에 더욱 힘을 줄 계획이다.

그는 “정식 출시 직전까지 팀원들과 많은 고민을 했다. 냉정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그 순간이 힘들어서 잘못된 결정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며 “8개월간 개발한 것도 뒤엎을 때,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그대로 개발했으면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슬로우푸드처럼 100만명의 팬을 만드는 게 목표

플레이하드의 개발은 디자이너 2명, 프로그래머 2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됐다. 팀원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래서 플레이하드의 팀원들에게 더욱 뿌듯함을 안겨줬다.

사실 ‘레드브로즈’는 작년 9월에도 갈아엎었고, 올해 2월에도 갈아엎었다. 단기간 매출보다는 게이머들의 입장에서 재미를 주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냉정하게 다시 생각했고, 천천히 BM부터 새롭게 쌓아 4월 말 정식 출시 궤도에 올렸다.

‘레드브로즈’의 수치적인 목표는 글로벌 500만 다운로드다. 그리고 회사인 플레이하드의 목표는 100만명의 팬을 만드는 것이다. 신 대표는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과 같은 게임은 꾸준히 팬이 있는데, 요즘 게임은 패스트푸드처럼 팬이 없다. 플레이하드는 100만명의 팬을 거느린 슬로우푸드로 기억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오렌지팜 서초센터에 입주한 그는 감사의 인사를 빠트리지 않았다. 오렌지팜에서 개발 오피스 제공 이외에도 멘토링, 마케팅, 세금 등 개발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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