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TV, 제작사 콘텐츠에 ‘편성=네이버TV’ 일괄 적용 ‘시끌’

네이버의 동영상 플랫폼인 ‘네이버TV’가 MCN 업체 등 중소 콘텐츠 제작사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네이버TV에 올라온 콘텐츠에 대해 일괄적으로 “네이버TV가 편성을 했다”고 노출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해 초 TV캐스트와 네이버미디어플레이어 앱을 ‘네이버TV’로 통합,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동영상 플랫폼을 구축했다. 동영상 플랫폼 1위인 유튜브를 추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출범 이후 일부 업체들이 제작한 영상의 배너에 네이버TV가 허락 없이 ‘네이버TV’라는 문구를 박으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업체가 제작한 동영상을 네이버TV에 올리면, 사이트 이미지 등에서 제작사 이름을 축소하거나 최대한 ‘네이버TV’ 로고를 강조하는 식이었다.

또 네이버TV에 올라온 웹드라마나 웹예능 프로그램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편성=네이버TV’라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는 방송국처럼 자신들이 편성이나 제작에 관여했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일괄적으로 ‘편성=네이버TV’를 표시하고 있다.

초기에는 웹 콘텐츠 검색 결과에서 제작사 이름을 완전히 빼고 ‘네이버TV’만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네이버가 제작한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이 때문에 네이버가 중소 업체들의 콘텐츠를 이용, 자신들의 플랫폼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네이버TV는 유튜브나 페이스북처럼 동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일 뿐”이라며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두고 ‘유튜브가 편성했다’고 말하지 않는데, 네이버TV는 유독 자신들이 편성했다고 이야기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 다른 업체의 대표는 “네이버TV를 통해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나중에 검색을 해 보니 ‘네이버TV 편성’이라고 표시됐다”며 “동영상 제작에 네이버에서 지원을 한 것은 전혀 없다. 모든 제작비는 우리가 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동영상 플레이에 따라 광고 수익이 들어오는데, 그 금액은 많지 않다고 한다.

네이버TV의 이러한 행태는 MCN 업체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자체 유통 채널이 없는 중소 업체 입장에서는 제작사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네이버가 가로챈다는 것이다. 힘들게 제작한 콘텐츠를 두고 “네이버가 제작한 것 아니냐”는 오해도 종종 받는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업체들이 힘을 모아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중이다.

올해 초 일부 제작사들은 이 문제를 놓고 네이버TV에 강하게 항의했으나, 네이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네이버TV에 동영상 올리기를 포기하고 유튜브나 페이스북으로만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네이버TV에서는 회사 브랜드를 제대로 알리기 힘들고, 어차피 조회 수도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영세한 업체나 제작자들의 경우, 불만이 있어도 네이버에 영상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한 콘텐츠 제작사 임원은 “네이버가 매우 나쁜 의도를 가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결국 온라인 뉴스 시장처럼 네이버가 동영상 콘텐츠 시장도 다 먹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네이버 측은 콘텐츠 제작사들과 이러한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 방송프로그램 검색 화면에 활용되던 포맷이 웹드라마, 웹예능 분야에도 적용되며 생겨난 이슈”라며 “최근 이 부분에 대한 제작사들의 문제제기가 있어 검색 결과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최대한 제작사가 잘 드러날 수 있게 개선될 것이며, ‘편성’이라는 단어도 제외될 예정”이라며 “변경된 안은 4월 초쯤에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애초에 네이버가 자신들이 제작도 하지 않은 콘텐츠 배너에 왜 ‘네이버TV’ 로고를 붙였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또 대형 검색 포털인 네이버가 1월 초부터 불거진 검색 결과 이슈를 놓고 수개월간 수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네이버 측은 문제가 된 배너에 대해 “네이버TV와 콘텐츠 제작사가 많은 이용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제작한 배너이며, 제휴사 동의를 얻어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는 “네이버가 제작한 배너는 제작사 브랜드가 거의 보이지 않고, 마치 네이버TV 오리지널 콘텐츠인 것처럼 제작하는 것이 문제”라며 “동의는커녕 오히려 업체에서 네이버에 배너를 내려달라 요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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