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기자의 e스팟]'바람의 나라' 10년과 핵심 3인방 10년

세계 최초 온라인 MMORPG <바람의 나라>가 한국에서 유료화된 건 10년 전인 1996년 4월이었다.이 게임을 만든 핵심 3인방은 송재경·김정주·정상원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한국 최고의 게임개발자란 칭호를 받은 송재경은 동아리 수준의 개발사를 세계의 유명회사와 경쟁하게 만들고. 게임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이다.
1986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수석 입학하고. 카이스트 박사 과정 중이던 94년 국내 최초 온라인 상용 게임 <쥬라기 공원>을 개발했다. <바람의 나라> 이후 97년 넥슨을 떠나 아이네트 입사해 <리니지> 개발 중 엔씨소프트에 입사한다. 수천명이 동시에 즐기는 <리니지>를 99년에 선보이고 난 후 XL을 창업. 대표에 취임했다.
송재경이 게임업계에서 언제나 외경의 대상인 것은 300억원대의 부자에다 40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열정 때문이다. 그는 올 4월에 레이싱 게임 발표했다.

김정주는 94년 자본금 5000만원을 갖고 대학교 동기생인 송재경과 넥슨을 창립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CEO로 나서기 전까지 10년간 경영 일선에 전혀 나서지 않는 특이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는 이제 한국 게임계의 슈퍼파워를 자랑하는 벤처갑부 경영자다.

그는 <바람의 나라>의 개발 후 정상원·서원일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시키며 오로지 개발 지원에만 힘을 쏟았다. <바람의 나라>가 유료화에 성공한 이후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 게임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시장의 절대 강자로 발돋움했다. 지난해만 21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넥슨재팬을 통해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넥슨은 단번에 한·중·일 1위 온라인게임 기업으로 비상하려는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정상원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개발 책임자다.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하고 96년 넥슨 초창기 멤버로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참여한 이후 <어둠의 전설>을 개발했다.
98년부터 넥슨 자회사 엠플레이 대표로 재직하면서 <퀴즈퀴즈>의 빅히트와 2001~2004년 넥슨 대표를 맡아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비앤비> 등 히트작 개발을 총괄했다. 그는 지난해 띵소프트를 창업했고. 띵소프트가 네오위즈와 합병함으로써 그는 현재 네오위즈 게임제작본부장을 맡아 세계 최고 게임사인 EA와 의 공동 개발을 이끌고 있다.

<바람의 나라>는 2006년에도 원로(?) 파워를 자랑하며 전체 게임 순위 20위권 내에 포진하면서 동접자 최고 11만 명까지 기록 중이다. 10년 통틀어 기록한 총 매출만도 500억원. 최근 원작 만화를 그린 김진 작가가 10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필자도 개발자-경영자-게임제작본부장으로 각기 다른 위치에 서 있지만. ‘살아있는 전설’(?)인 그들이 있어 한국 온라인게임이 이만큼 성장했음을 추억하며 <바람의 나라> 10년에 새삼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일간스포츠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200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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