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창조경제-경제민주화 용어 변질 됐다” 비판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후 게임업계에 인재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병관 의장은 1일 오전 서울 강남 디캠프에서 게임 산업 출입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정부가 게임을 사회악으로 인식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게임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소에도 민주당을 지지해왔다는 김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입당 계기로 “평소에 지지해 왔던 정당이 분열되는 모습이 화나고 짜증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문 대표가) 퍼블리싱 등 게임업계 사람이 아니면 알기 힘든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게임 산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병관 의장은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로 장학 사업과 벤처기업 육성을 꼽았다. 그러면서 “두 문제 모두 정치로 상당부분 해결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게임의 유해성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이해의 부족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확대해석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게이머들의 폭력성을 알아본다며 PC방 전원을 내렸던 MBC 뉴스 프로그램을 거론했다. 김 의장은 “기원에 가서 바둑판이나 장기판을 엎는 것과 똑같은 것인데, 근본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온 일”이라고 말했다.

김병관 의장은 향후 게임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이후 게임업계에 예전만큼 좋은 인력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기존 인력들 위주로 게임이 계속 만들어지니까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게임업체들을 만나보면 미국에서 공부한 우수한 인력들이 굉장히 많다. 해외에서 공부하던 사람들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창업을 한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다. 산업이 잘 되려면 우수한 인재들이 계속 들어와야 하는데 게임 산업은 그렇지 못하다. 지금 게임업계를 보면 회사는 많지만, 그 많은 회사들이 유지될 만큼의 인재들은 부족하다.”

김 의장은 “우리나라에서 게임은 지탄받지 않은 적이 없었고, 어디선가는 계속 공격을 받아왔다”며 “게임회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든데, 업계의 큰 형님들이 한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액티브엑스, 공인인증서 등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IT 업계 전반의 문제”라며 “소비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는 현재 상황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등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그는 “창조경제 용어 자체는 좋은데, 실체가 없는 것으로 바뀌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에 자원이 부족하니 사람들이 창의성을 발현해서 경제가 발전하는 게 창조경제의 핵심이라 본다”며 “그러나 이를 정책화하는 과정에서 애매하게 용어가 변질돼 버렸다”고 전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에서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켰으니 ‘할 만큼 했다’고 이야기하는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오는 4월 13일 치르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당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지금도 ‘비례 몇 번 받았느냐’ ‘공천 어디 받았느냐’ 이야기 많이 듣는다”고 말한 김 의장은 “제가 들어갈 때만해도 공천이나 출마를 생각하며 입당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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