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지역 게임사 육성 본격화…“진정한 게임의 도시 만들것”

[인터뷰]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지역 게임사 육성 본격화…진정한 게임의 도시 만들것”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서태건 원장은 부산지역 게임 산업을 말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회부터 지스타 운영위원장을 맡은 그는 지난 10년 동안 지스타를 주관했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과 게임물관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올해부터 또 하나의 야심찬 도전에 나섰다. 지난 10일 오픈한 부산 글로벌게임센터가 바로 그의 또 다른 도전이다. 해운대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BBC) 3층에 위치한 글로벌게임센터는 부산 지역 게임사들을 성장시켜 산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야심찬 목표로 만들어졌다.

서 원장은 “글로벌게임센터는 지난해 서병수 시장의 게임산업육성 계획 발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부산시에서 추진하려는 의지가 워낙 강했기에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터에는 현재 9개 스타트업 게임사들이 입주해 있으며, 부산시는 이들에게 사무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과 협력해 글로벌 진출 및 퍼블리싱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게임센터 지원에는 총 27개 기업이 신청했고, 그 중 9개 업체만 선정됐다. 서태건 원장은 “입주 기업을 꽉꽉 채웠다면 겉보기에는 그럴듯하겠지만, 센터가 추구하는 것은 그러한 보여주기와는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태건 원장의 말에 따르면, 부산의 게임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중견인력 수급 문제다. 수도권과 떨어져있는 데다 부산에 위치한 게임사가 많지 않아 고용 자체가 어렵다. 사람이 구해지지 않으면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는 “판교처럼 중견기업들이 몰려있으면 그 안에서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순환된다”며 “결국 해결책은 부산에도 최소한 10여 개의 중견 게임사들이 생겨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유명한 게임사로는 ‘포코팡’의 트리노드가 있지만, 한두 업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부산이 글로벌 인디게임 축제인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을 연 것도 장기적인 안목에 의한 것이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부산에서 업체들과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간다면, 결국 부산의 게임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부산이 진정한 게임의 도시가 되려면 게임 산업의 기쁨뿐만 아니라 아픔도 함께 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실험정신으로 도전하는 수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부산이 그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다.”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에는 글로벌 250명이 넘는 인디게임 개발자가 참여했으며, 국내외 70여개 게임이 전시됐다. 주말에는 전시장에 들어가려는 관람객들이 긴 줄을 이룰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서태건 원장은 “향후 4~5년 내에는 부산에서도 큰 게임사가 나올 수 있다”고 장담했다.

글로벌게임센터의 특징은 융합이다. 게임과 영화, 애니메이션, 웹툰, VR 등 다양한 콘텐츠를 융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웹툰의 시나리오는 게임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 서 원장은 “VR 게임 역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입체영상센터에서 5년간 연구한 노하우가 있어 충분히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스타 혹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말 그대로 하나의 축제다. 하지만 글로벌게임센터의 경우 부산 지역의 게임산업을 일으켜야 하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된 프로젝트다. 서 원장은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누군가는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너무 크다”며 “콘텐츠 산업만 따져보면 99:1 정도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역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 하지만, 어떻게 그 지역을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며 “부산은 내년에도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해 지역 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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