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유저가 보는 끝이 있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MMORPG ’문명 온라인’

 

   
 

지난 14일, 엑스엘게임즈가 문명 온라인의 공식 홈페이지 오픈과 함께 1차 비공개테스트 일정을 공개했다. ‘문명 온라인’은 2K와 Firaxis Games의 인기 전략 시뮬레이션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MMORPG로 재탄생시킨 게임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유저들 사이에서는 “문명을 어떻게 MMORPG로 만들지?”등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어느 누가 시뮬레이션 게임을 MMORPG로 만들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것도 시뮬레이션의 지존급이라 할 수 있는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택했다는 점에서 기대반 우려반이다. 엑스엘게임즈의 새로운 도전 ‘문명 온라인’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문명 온라인의 핵심 ‘끝이 있는 게임’, 그리고 ‘리셋’
제작자가 강조한 ‘문명 온라인’의 핵심적인 특징은 ‘끝이 있는 게임’이다. ‘문명 온라인’에서는 하나의 문명이 계속 이어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동안으로 구분된 ‘세션’마다 승리한 문명이 정해지면 기원전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한마디로 게임이 '리셋'된다는 개념이다.
 
문명을 다스리는 입장인 원작 ‘시드마이어의 문명’이라면 당연한 이야기였겠지만 문명의 구성원이 되어 활동하는 MMORPG ‘문명 온라인’에서는 조금 어색해 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끝과 리셋 개념의 콘텐츠는 의외로 여러 MMORP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데브캣 스튜디오의 대표작 '마비노기'가 리셋 개념을 도입한 작품이다.
 
마비노기에는 일종의 리셋이라고 볼 수 있는 ‘환생’ 시스템이 있다. 현재의 레벨과 나이를 초기화하고 레벨 1부터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11살 1레벨부터 성장이 끝나는 25살 200레벨까지 자신이 원하는 때에 할 수 있다. 환생을 한다고 약해지는 것이냐고 하면 또 아니다. 이전 생에서 캐릭터가 올렸던 스킬로 얻은 능력치가 이번 생의 캐릭터에게 고스란히 전승된다. 이전 생에서의 10살과 이번 생에서의 10살은 큰 차이가 있으며, ‘10살에 곰을 잡은’과 같은 말도 안되는 타이틀이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환생과 윤회. 이번 생에서 거지였다면 다음 생에선 왕자
‘문명 온라인’은 '마비노기'의 환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마비노기는 환생을 하며 개인의 발전을 이루지만 '문명 온라인'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문명 전체를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좀 더 폭넓은 차원이다. 개발자에 따르면 ‘세션’이 끝나면 유저는 원시시대로 돌아오지만, 여기서 얻은 경험은 유무형의 자원이 되어 다음 세상에서 쓰이게 된다. 한 문명은 끝나지만 문명의 구성원인 유저들은 이전 문명에서 얻은 경험을 밑거름 삼아 다른 문명의 구성원이 된다.

예를 들어 한 문명의 역사는 6000년이다. 유저는 일주일 동안 문명의 일원이 되어 6000년의 시간을 살게 된다. 6000년을 죽어라 돌만 나르며 보낼 수도 있고 군인이 되어 상대국가를 침략할 수도 있지만 다음 문명에서는 다른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이것이 계속 반복되면서 '문명 온라인'의 전체적인 시스템이 완성된다. 때문에 유저는 특정 문명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문명을 체험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레벨업 위주의 성장이 아닌 수많은 시간을 거치면서 키워낸 성찰의 단계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의 개념과도 같다.

또한 ‘문명 온라인’에는 전쟁을 통한 승리 외에도 원작처럼 ‘문화 승리’, ‘과학 승리’와 같은 다양한 승리 방법이 있다. 그래서 그저 전투를 잘하는 유저들뿐만이 아니라 돌을 나르고 건물을 짓고 연구하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유저들이 필요하며, 다른 MMORPG와 달리 단순히 전투 능력만으로 서열이 구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MMORPG로 돌아온 악마의 게임
‘시드마이어의 문명’은 악마의 게임이란 별명으로 유명하다. 한번 잡으면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5월 21일은 ‘문명 온라인’의 첫 번째 비공개테스트가 진행되는 날이다. MMORPG로 재구성된 ‘문명 온라인’이 유저들에게 원작 같은 중독적인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경닷컴 게임톡 이덕규기자 ldkgo1234@naver.com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