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요버스의 신작 '붕괴: 스타레일(이하 스타레일)'은 호요버스 전작들의 장점을 집대성한 게임이다. SRPG의 마니악한 요소는 덜어내고 인기 요소를 다수 접목했다.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그만큼 마니아 외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임이다.
오픈월드를 돌아다니며 퍼즐을 풀고 보물상자를 찾아다니는 게임 포맷에 턴제 전투를 곁들였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캐치해 반영했다. 혹자는 '원신 재탕'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이 같은 시도는 대중적인 흥행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했다.
스테이지 구조, 턴제 기반 게임 특유의 긴 호흡 등 기존 SRPG의 고전 문법을 그대로 가져왔다면 게임성과 별개로 그저 그런 게임으로 남았을 것이다. 테스트 의견으로 "전투가 길다", "잡몹 구간은 빨리 넘어가면 좋겠다" 등의 반응만 보더라도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테스트 버전 기준으로 스타레일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원신과 비슷하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캐릭터가 최고의 무기다. 이 같은 애정 캐릭터를 위주로 상성, 시너지를 고려하여 적절한 덱빌딩만 해도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한 난이도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고 턴제 게임의 핵심인 전략 요소가 부실하지 않다. 하나의 행성을 스테이지에 비유했을 때 스토리 구간의 전투 요소를 덜어내고 탐험과 퍼즐 플레이에 비중을 뒀을 뿐이다. 보스는 다양한 조합과 전술을 고민하며 시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르 : 오픈월드 SRPG
체험 버전 : 파이널 베타(출시일 미정)
개발사 : 호요버스
플랫폼 : PC / 모바일
■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필드 콘텐츠
스타레일의 콘텐츠 흐름은 스토리라인을 기반으로 오픈월드를 탐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신을 플레이해본 유저에게는 익숙한 방식이다. 맵 곳곳에 숨겨진 보물상자를 찾아다니거나 다양한 퍼즐을 풀며 보상을 획득한다.
여기에 '붕괴3rd'의 오픈월드 콘텐츠 요소가 가미됐다. 바로 '강적'이다. 말 그대로 쫄몹과 다른 강력한 몬스터를 지칭한다. 강적은 희귀 보물상자를 지키고 있거나 특정 위치를 배회한다. 강적을 쓰러트리면 평소보다 다양한 보상을 얻는다.
스토리 보스와 다르게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하는 산이 아니다. 턴제 전투 본연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바로 싸워도 좋다. 부담이 된다면 캐릭터 스펙을 올린 뒤 도전해도 무방하다.
전체적인 흐름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결과적으로 언젠가 전부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플레이를 위해 특정 콘텐츠에 '반드시'라는 조건이 붙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SRPG 입문자라면 장르에 흥미를 느끼고 익숙해지는 과정이 분명 필요할 테니 말이다. 이처럼 전체적인 흐름에 나름의 자유도를 부여한 것은 '굿초이스'였다.
'아카이브'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스타레일은 스토리의 설정과 개념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메인 스토리를 통해 해주지 않는다. 대신 맵 곳곳에 숨겨진 문서 형태의 아이템을 통해 이를 설명해 준다.
누군가는 귀찮고 피곤하다고 말할 수 있더라도 아카이브는 탐험이란 오픈월드 핵심 가치에 풍미를 더하는 장치다. 더욱이 메인 스토리에서 세부 설정에 대해 일일이 설명했다면 오히려 텐션이 늘어질 것이다. 탐험을 통해 세계관을 알아가는 과정도 하나의 콘텐츠인 셈이다.
■ '약점 격파'가 핵심인 스타레일의 턴제 전투
전투는 짜임새 있는 구성에 화려한 연출이 더해져 한층 맛을 살렸다. 매력적인 캐릭터뿐만 아니라 궁극기 연출, 모션 등이 일품이다. 턴제 게임의 핵심은 전략, 전술의 재미뿐만 아니라 보는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출충하다.
스타레일의 전투는 붕괴 후속작인 만큼 전투에 속성 간 상성을 빼놓을 수 없다. 전작과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확실하다. 바로 '약점 격파' 시스템이다. 단순히 '약점 속성으로 공격 시 N배 데미지' 식의 구조가 아니다. 역상성도 없으며 대상의 약점 속성만 존재한다.
약점 속성으로 공격 시 적의 '강인성'이 감소된다. 만약 강인성이 0이 되면 약점 격파가 발동하여 적은 그로기 상태에 빠지고 그동안 추가 피해량을 받는다. 어떤 속성으로 격파했냐에 따라 추가 효과를 얻는다. 가령 바람 속성으로 약점 격파에 성공하면 적은 '풍화' 상태에 빠지며 턴 종료 시 지속 데미지를 입는다. 이후 적은 다시 강인성을 회복한다.
약점 격파를 용이하게 만드는 '비술' 스킬도 흥미롭다. 비술은 캐릭터가 비전투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스킬이다. 전투 시작 전 대표 캐릭터가 해당 스킬로 적을 공격하여 전투에 진입하면 발동한다. 강인성을 감소시키며 마비, 풍화, 빙결 등 추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행동 게이지의 운용 방식도 특이하다. 대부분의 SRPG가 캐릭터마다 별도의 움직임이 가능한 반면 스타레일은 이를 공유한다. 단일 공격(Q)을 통해 행동 포인트를 회복할 수 있으며 특수 공격(E)은 단일보다 효율이 좋지만 포인트를 소비한다.
포인트를 낭비하다가는 필요한 순간에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어떤 캐릭터가 어느 스킬을 사용할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 강력한 공격을 계속 날리는 것이 아닌 소위 '평딜'을 통해 포인트 회복 타이밍을 잡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 분제 게임 구조의 파밍 콘텐츠
주요 파밍 콘텐츠 역시 원신과 비슷하다. 일종의 '비경'이다. '고치', '정체된 허영' 등의 던전을 개척력(레진)을 소진하여 입장한다. 완료 시 보상으로 경험치와 각종 재료 등을 파밍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개척 레벨을 올리고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보스 던전도 있다. '전쟁의 여운'이란 콘텐츠는 스토리에서 처치했던 보스에 재도전할 수 있는 콘텐츠로 일반적인 던전보다 더 좋은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주 3회 참여할 수 있는 주간 던전이다. 원신의 '북풍의 늑대', '풍마룡' 주간 레이드 개념이다.
로그라이크 요소가 가미된 도전 콘텐츠인 '시뮬레이션 우주'가 있다. 시뮬레이션 우주는 붕괴3rd의 '과거의 낙원'과 동일한 포맷이다. 적을 처치할 때마다 '축복'이라는 버프 중 하나를 선택하고, 던전 내에서 얻는 재화를 통해 이를 강화시킨다. 탐사 진도에 따라 일정 점수를 획득하고 더 높은 점수를 올릴수록 더 희귀한 보상을 받는다.
콘텐츠의 포맷 대부분을 전작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참신함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스타레일은 턴제 전략 전투다. 실시간 전투와는 완전히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에 소위 '재탕'의 느낌은 받지 못했다.
호요버스 게임이 대부분 그렇듯 스타레일도 '분제 게임'의 양상을 띈다. 메인 스토리와 맵 탐사가 끝나면 하루에 한 번 들어와서 숙제하고 종료하는 구조다. 향후 엔드 콘텐츠가 어떤 식으로 추가되느냐에 따라 바뀔 여지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라이트 플레이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1. 오픈월드 필드 콘텐츠 등 대중적인 콘텐츠를 대거 도입했다
2. 약점 격파 시스템 등 스타레일만의 독특한 시스템으로 흥미 유발한다
3. 라이트 콘텐츠를 지향하여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1. 정통 SRPG를 원하는 유저 취향에는 안 맞을 수 있다
2. 붕괴 시리즈 특유의 고유명사로 인해 초반 스토리 이해가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