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올블루, 실시간전략게임 ‘미니막스’로 스팀 얼리억세스에 도전장

[김남석 대표, 송성훈 디렉터(왼쪽부터)]

“한국색(色) 없앴다. 단순하고 짜임새 있다. 유저와 함께 만든다.”

넵튠의 자회사인 오올블루가 PC용 전략게임 ‘미니막스 타이니버스(이하 미니막스)’를 개발하면서 지킨 원칙들이다. 상업적 성공을 의식한 나머지 다른 한국게임을 따라가려는 내부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했고, 비즈니스모델(BM)을 간소화해서 게임에 군더더기가 생기는 상황을 피했다. 또한 개발 초기부터 북미 게임 커뮤니티에 콘셉트 아트와 프로토타입 빌드를 공개하고, 팬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빌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덕분에 12명에 불과한 오올블루의 개발진들은 1년여만에 독특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실시간전략(RTS)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2013년 설립된 오올블루는 모바일 2D RPG ‘마이티퀘스트’와 모바일 액션RPG ‘헌터스리그’를 개발한 회사다. 이전까지의 정체성은 모바일 RPG 전문 개발사였지만, 세번째 프로젝트인 ‘미니막스’를 개발하면서 노선을 바꿨다. 작은 게임회사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답습보다는 도전이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모바일 플랫폼 대신 스팀(PC)을 우선순위에 놓은 것도 비슷한 이유다.

1일 성남시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남석 오올블루 대표는 “미니막스는 별 것 없지만 보면 볼수록 별 것인 게임, 웅장하고 거대한 게임이 아닌 작고 질긴 게임”이라며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나올 게임들은 이러한 모토를 계속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막스’는 관찰지원형(Watch&Help) RTS 게임을 표방한다. 소인국의 작은 존재들인 에일라이(공화국 진영)와 크뤠아(부족 연합 진영)가 유저의 도움을 받아 상대 진영을 쓰러트리는 게임이다. 주인공은 에일라이와 크뤠아이며, 유저는 이들의 보호자 역할을 맡는다.

기존 RTS 게임에서 유저들에게 유닛을 모두 콘트롤할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부여한 것과는 달리, ‘미니막스’ 유저들은 아주 제한적으로 전장에 개입한다. 유닛들(트루퍼)의 움직임은 지켜만 보되, 1명의 챔피언만 움직일 수 있을 뿐이다. 그나마도 챔피언을 집어 들어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스킬을 발동시키는 정도에 그친다.

개발진은 지난 1991년 출시된 퍼즐 플랫포머 ‘레밍즈’에서 영감을 받았다. ‘레밍즈’는 무작정 전진하는 쥐떼들을 각종 도구를 사용해 안전하게 집으로 보내는 게임이다. 이들은 ‘레밍즈’의 독특한 PvE 게임성을 PvP로 풀어냈다. 여기에 유닛 조합과 지형의 고저차를 추가했고, 다양한 챔피언으로 전략의 다양성을 꾀했다. 마치 ‘레밍즈’에 ‘클래시로얄’과 ‘워크래프트3’를 더한 느낌이다.

지난해 12월 ‘미드막스’ 개발에 착수한 개발진은 두달이 채 되지 않은 올해 1월 북미 커뮤니티 레딧에 콘셉트 아트를 공개했다. 당시 댓글 150여개가 달렸고, 그 중 5명이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적지만 든든한 아군을 얻은 개발진은 2월에 게임의 큰 줄기만 구현한 프로토타입 빌드를 공개했다. 육면체와 원뿔 등 유닛들을 단순한 형태로 표현한 빌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 반응은 좋았다. “나중에 프로토타입 유닛들을 한정 스킨으로 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였다.

김 대표는 “한 열성적인 남미 유저가 미니막스 공식 웹사이트를 만들어주기도 해서 개발진들이 감동받았다”며 “앞으로도 게임 개발 과정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을 생각이며, 트위치 스트리머 및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올블루는 10월 말에 ‘미니막스’ 3차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올해 12월 마지막 주에 스팀 얼리억세스로 게임을 출시한다. 기본 유료화모델은 F2P(free to play)이며, DLC(추가다운로드콘텐츠)를 40달러(약 4만4000원)에 판매해 수익을 얻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DLC를 한번 구매하면 잠긴 유닛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미래에 업데이트될 유닛까지 모두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광고는 별도로 집행하지 않을 생각이다. 자금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스팀 생태계 특성상 게임을 잘 만들기만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김 대표는 “스팀에 출시된 게임 상당수가 1년 안에 망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인디게임 업계로부터 큰 수익을 기대하지 말라는 조언도 들었다”며 “(게임이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파트너십에 관심이 있는 스트리머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로부터 많이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혹시 스팀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플랫폼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 플랫폼이 우선순위는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만일 추가 진출하게 되면 모바일은 물론이고 윈도우, 맥, 리눅스 등 PC와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PS4 등 콘솔로도 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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