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창업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 1주년 기자회견 열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이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30일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오렌지팜(ORANGE FARM) 서초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운영 방안을 공개했다. 권혁빈 회장은 이날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오렌지팜은 스마일게이트그룹이 게임과 IT,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현재 서울 2개 센터, 부산 1개 센터 등 총 23개 기업이 입주해 운영 중이다. 이는 민간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의 규모로는 최대이며, 초기 사업기반 지원 및 투자 연계까지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은 “그 동안 과연 스마일게이트다운 창업지원프로그램이 어떤 것인가 고민도 많았다”며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라, 제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장 절실했던 부분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렌지팜의 특징은 청년들에게 공간과 자금, 멘토링을 지원을 해 줄뿐 특별한 조건이 없다는 점이다. 너무나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해 “스마일게이트가 왜 이런 지원을 하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

권혁빈 회장은 “실제로 ‘도대체 이걸 왜 하느냐’ ‘의도가 뭐냐’ ‘솔직히 이야기 하면 우리가 타협을 하겠다’는 분들도 있었다”며 “이는 이 지원 프로그램을 이해 관계로만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렌지팜을 하는 이유는 제 개인적인 이유도 있고, 우리 회사 때문에 하는 이유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자신이 대학시절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의 도움을 받고, 창업을 위해 중소기업청과 서강대 창업보육센터의 도움을 받았던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돈이 없을 때,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아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이런 좋은 혜택을 다른 친구들도 받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그냥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 뭔가 미쳐볼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는 것이 권 회장의 말이다. 그러나 그는 결코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청년들이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자 할 때, 그 과정으로 창업을 선택할 수는 있다. ‘창업을 하고 싶은데 뭘 하지’라는 식의 생각은 위험하다. 사회적으로도 창업을 선동하는 분위기가 돼서는 안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오렌지팜은 게임으로 성장한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사회 공헌 의미도 지닌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텐센트 등 글로벌 퍼블리셔를 통해 지난해에만 전체 1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권 회장은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아 성공했다면 그 사회에 기부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청년창업지원은 단순한 돈으로만 기부하는 것이 아닌, 가치를 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는 청년들을 보며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권 회장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혁신을 가져다준다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새로운 아이템과 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마일게이트처럼 회사가 커지면 혁신에서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스마일게이트가 지금 새로운 혁신의 씨앗을 뿌려 놓으면 결국 스마일게이트에게도 그 혁신의 혜택이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현재 스마일게이트그룹은 글로벌 소셜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하는 서비스를 위해서는 소셜 형태가 돼야 하고, 그 안에 담는 가치는 엔터테인먼트가 돼야 한다는 것이 권 회장의 말이다. 그는 급변하는 IT 시장에 대한 냉정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도 않다. IT는 미국을 쫓아가기 바쁘고, 중국에는 이미 추월당한 상태다. 핀테크도 늦었다. 대한민국은 빨리 성장해서 큰 시장으로 나가야 하는데, 가장 뒤처지고 있다. 지금 늦어버린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스타트업들이 빨리 성장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한다.”

오렌지팜은 향후 스타트업 지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서울 외 지방으로 인큐베이션 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다. 또한 타 창업 기관과의 제휴, 스마일게이트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리소스를 통해 전방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와 협력해 스타트업 투자 검토도 활성화한다.

서상봉 오렌지팜 센터장은 “1년이라는 길지 않은 역사이지만, 의미있는 성과들을 거두며 진화해 왔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오렌지팜이 스타트업들에게 보다 견실한 성장 플랫폼으로서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멘토링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인프라 시설 확장 및 프로그램 안정화 등 내실을 다져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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