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규 이사 “‘창세기전4’, 소프트맥스판 어벤져스”…4월16일 첫 CBT

최연규 이사 “‘창세기전4’, 소프트맥스판 어벤져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흥행 이유는 영화 한편에 모든 히어로들의 개성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익숙한 캐릭터들이 잘 다음어진 하나의 콘텐츠로 만났을 때, 이는 종종 의외의 힘을 발휘한다. 그 힘은 토니 스타크가 토르에게 “그대 어머니는 그대가 치마 입고 설치는 걸 알고 계시나?”라고 말할 때 관객들을 자지러지게 만든다.

한국 게임사 중 이러한 ‘어벤져스’의 힘을 꿈꾸는 회사가 있다. 바로 소프트맥스다. 소프트맥스는 현재 신작 온라인게임 ‘창세기전4’ 개발에 매진중이다. 한국 RPG의 명작으로 꼽히는 ‘창세기전’ 시리즈는 1995년 처음 발매된 게임으로, 2000년 ‘창세기전3 파트2’까지 총 6편의 작품이 제작됐다. 강렬한 스토리와 캐릭터들로 무장한 이 게임은 평행세계와 시간여행자들을 주제로 한다. ‘창세기전4’는 무려 15년만에 등장하는 새 시리즈다.

최연규 소프트맥스 이사는 ‘창세기전4’에 대해 “소프트맥스판 어벤져스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창세기전4’에는 흑태자와 이올린 등 과거 ‘창세기전’ 시리즈의 모든 캐릭터들은 물론, 소프트맥스가 제작한 다른 게임의 캐릭터까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어떻게 하나의 게임 속에 모여 어벤져스 군단을 형성하게 됐는지, 최연규 이사는 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창세기전4’ 온라인 버전,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지난 2009년, 소프트맥스는 ‘창세기전4’를 MMORPG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창세기전’ 시리즈를 본격적인 온라인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창세기전4’가 처음이다. 하지만 이내 벽에 부딪혔다. ‘창세기전’의 핵심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며,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만 500명이 넘는다. 문제는 이를 MMORPG로 구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최 이사는 “대부분의 MMORPG는 수많은 유저에게 동일한 세계관과 퀘스트가 주어지고, 유저가 이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구조”라며 “퀘스트가 비슷하고, 세계관도 비슷하다고 느껴지면 결국 유저는 게임을 중단하고 ‘와우’로 돌아가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웃었다.

결국 소프트맥스는 기존 MMORPG 구조에선 ‘창세기전’의 장점을 살리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했다. 아이템이 아니라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게임. 수백 종의 캐릭터를 수집하고 성장시키며 그 안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게임. ‘창세기전4’는 그렇게 지금까지의 MMORPG와는 상당히 다른, 어쩌면 MMORPG 틀을 벗어난 게임으로 개발됐다.

사실 원작의 팬이 아니라면, 10~20년 전 게임에서 새로운 감흥을 얻기는 힘들다.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효과는 이미 눈부시게 발전했고, 유저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최 이사는 “예전 게임에서도 오래 기억되는 요소가 두 가지 있는데, 바로 캐릭터와 음악”라고 전했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잡은 것은 원작의 팬들과 새로운 유저 모두를 설득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대하소설이 아니라 월간잡지처럼 쉽고 알찬 MMORPG

‘창세기전4’의 또 다른 특징은 ‘월간 창세기전’이라는 잡지 형식의 테마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월간 단위로 여러 캐릭터(아르카나)와 던전이 추가되고, 스토리도 업데이트 된다. 기존 MMORPG가 대하소설 읽듯 쭉 플레이를 해야만 했다면, ‘창세기전4’는 월간지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최 이사는 “‘창세기전’ 시리즈가 시간여행을 다룬다는 것을 팬들은 알지만 새로운 유저들은 잘 모를 것”이라며 “그런 분들을 위해서는 대하소설보다는 잡지에 가까운 느낌으로 다가가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월간 단위이지만, 유저들에게는 각 주별로 다른 스토리와 이벤트가 주어진다. 1주차에는 주로 메인스토리와 이벤트가 주어지고, 2주차는 파밍, 3주차에는 레이드, 4주차에는 PVP가 중심이 되는 식이다.

물론 언제든지 과거의 스토리를 플레이할 수 있으며, 서비스 도중 게임을 시작하더라도 게임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유저들이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막고자 한 것이다.

최 이사는 “게임의 주제가 시간여행이니까 결국 유저들이 전체적으로 이해를 해야 한다”며 “유저들이 매월 이해하기 좋을 정도의 이야기를 제공하고, 캐릭터들을 모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게임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군진 시스템으로 구현된 혁신적 전투방식

캐릭터를 수집해야하는 ‘창세기전4’에서는 유저가 한명의 캐릭터가 아닌, 여러 동료들과 함께 전투를 벌이게 된다. 유저는 게임에서 각각의 캐릭터를 모아 군진을 형성해야 하고, 자신이 택한 군진에 최적화된 캐릭터를 골라야 전략을 짜야 한다.

때문에 아무리 강력한 캐릭터라 하더라도 맞지 않는 군진에 속해 있으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반면 최적화된 군진을 형성하면 약한 캐릭터로도 다양한 스킬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MMORPG에서는 보기 힘든 구조이지만,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창세기전4’에 대한 긴 설명을 마친 최 이사는 “지금이야 이렇게 이야기하면 다들 이해하지만, 2009년에는 게임 개발자들도 이해를 못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창세기전4’는 기존 MMORPG와 확실히 다르고, 어떠한 점에서는 MMORPG가 아닌 요소들도 포함돼 있다. 아직 유저들이 새롭게 만들어진 ‘창세기전4’에 얼마나 큰 관심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게임을 온라인으로 만들기 위해 소프트맥스는 무서울 정도로 고민과 노력을 거듭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진행한 FGT에서의 유저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소프트맥스는 오는 4월 16일부터 3일간 ‘창세기전4’의 1차 CBT에 들어간다. 온라인으로 처음 선보이는 ‘창세기전’ 시리즈다. 테스터 모집은 4월 2일부터 시작되며 총 3000명을 모집한다.

최 이사는 “시스템이나 그래픽은 새롭게 리뉴얼했지만, 스토리나 캐릭터 등은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 일러스트나 성우 등도 다른 온라인게임보다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들이 과거의 원작 팬, 그리고 새로운 유저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창세기전 게임 시리즈 목록
 

1995 창세기전
1996 창세기전2 - 회색의 잔영
1998 창세기전 외전1 - 서풍의 광시곡
1998 창세기전 외전2 - 템페스트
1999 창세기전3
2000 창세기전3 파트2

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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