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한 지속 딜링 강점, 딜레이 불편하고 부족한 추노와 도주력 단점

"조용히 좀 해라 이 귀신아!"

카카오게임즈의 이터널리턴에 신규 실험체 '이안'이 등장했습니다. '단검'을 사용하는 캐릭터로 귀신에 씌인 소녀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게임 안에 녹여냈어요. 출시 전 공개한 영상에선 귀신에 지배당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죠.

'테오도르' 이후 한 달이 넘도록 등장하지 않았던 신규 실험체기에 저를 포함한 유저들 기대감이 컸습니다. 게다가 이안은 '개발팀과의 만남'에서 "다음 캐릭터는 무서운 요소가 있으니 심약자는 주의해주세요"라는 설명 또한 있었습니다.

공포 게임이라면 질색을 하는 저였기에 이안을 플레이하기가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신규 실험체 플레이는 참을 수 없죠. 패치가 끝나자마자 접속해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게임을 할수록 "진짜 악령에 씌인다면 이런 기분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쉴 새 없이 악담을 퍼붓는 악령이 옆에 있으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독특한 콘셉트를 게임 내 잘 녹여냈지만 아직까지 성능은 의문이 듭니다. 지속 딜링은 확실한 강점이라 말할 수 있지만 적을 공격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였어요. 이안 상태에서는 나약한 딜링, 불편한 선딜레이가 발목을 잡았고 귀신 상태에서는 이동기 부재로 인해 추격과 도주가 버거웠습니다.

전체적인 평가는 '공포를 강조한 콘셉트지만 성능은 공포스럽지 않다'입니다. 귀신 상태로 싸우는 것을 강제하는 스킬 구성이지만 진입까지 과정이 너무 험난합니다. 정작 귀신 상태가 되면 이동기가 일체 없기에 상대 실험체가 뚜벅이가 아니라면 추격이 힘들어요. 단검 실험체 이안, 플레이 소감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 귀신에 씌인다면 이렇게 될까? 공들인 모델링과 콘셉트

- 귀신에게 '지배'당해 싸우는 이안과 인게임 대사를 들으면 절로 측은해집니다
- 귀신에게 '지배'당해 싸우는 이안과 인게임 대사를 들으면 절로 측은해집니다

게임에 들어가 이안을 연습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여겨본 점은 "귀신과 관련된 콘셉트를 얼마나 살렸을까"였어요. 게임에서 '공포'라는 감정을 구현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소리나 그래픽을 이용해도 되고, 분위기로도 가능하죠.

이안은 게임 내 대사와 스킬 콘셉트를 활용했습니다. 게임 도중 이안이 무언가를 행동할 때마다 귀신이 악담을 퍼붓습니다. 사실 공포보다는 짜증에 가까웠습니다. "얘는 뭐가 마음에 안들어서 이렇게 시비를 걸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도중 듣는 이안이 소리치는 처절한 울부짖음과 귀신 웃음 소리를 번갈아 듣고 있으면 "사람이 이렇게 미쳐가는구나"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플레이 도중 지인이 "얘는 캐릭터 음성을 설정에서 줄여야겠다"라고 말할까요.

인간 상태에서 스킬을 쓸 때도 본인 의지가 아닌 강제로 스킬을 사용하는듯한 모션을 보여줍니다. 스킬 이름도 '피하세요', '미안해요', '비키세요'입니다. 스킬명부터 대사, 귀신 상태 진입시 기괴하게 변경되는 외형까지, 정말 작정하고 만든 콘셉트였어요.

 

■ 인간 상태, 귀신 상태 전환이 핵심

- 인간 상태에서 빙의 상태로 진입했을 때 강력해지는 위력이 핵심입니다
- 인간 상태에서 빙의 상태로 진입했을 때 강력해지는 위력이 핵심입니다
- 단검 캐릭터이기에 무기 스킬을 활용한 트릭키한 플레이도 가능해요
- 단검 캐릭터이기에 무기 스킬을 활용한 트릭키한 플레이도 가능해요

이안은 '인간', '빙의', '귀신' 3가지 상태가 있습니다. 인간 상태는 귀신 상태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스킬 구성, 빙의와 귀신 상태는 교전에 특화됐습니다. 변신 조건이 어려운 편은 아니었어요. 기본 공격과 스킬 사용 만으로 빙의 상태 진입에 필요한 '잠식' 게이지가 쌓입니다.

인간 상태는 견제와 이동기를 담당합니다. 인간 상태 스킬 조작감이 좋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모든 스킬에 선딜레이, 후딜레이가 심해 실험체가 경직되니 모습을 보입니다. 인간 상태에서 원활한 스킬 사용이 되어야 귀신 상태 진입까지 수월해지기에 많이 불편했어요.

빙의 상태는 이안이 교전하기 위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인간 상태일 때는 패시브 스킬로 인해 기본 공격 피해가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귀신 상태는 80%까지 상승합니다. 빙의 상태부터는 스킬 피해에 고정 피해가 추가됩니다. 고정 피해량에 따른 회복도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이안은 좋은 맞딜 능력이 눈에 띄었죠.

대신 추격과 도주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도주야 지속적으로 도망치다 보면 인간 상태로 돌아와 E 스킬을 사용하면 된다지만 추격은 막막합니다. 순간적인 이동기도 없고 W 스킬 '피투성이 손톱'에 이동 속도 증가 효과가 있지만 짧은 사거리로 인해 적이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R 스킬 '해방'을 사용하면 귀신 상태로 진입합니다. 활용도가 높은 스킬이었어요. 기본 공격이 스킬 피해로 변경되기에 고정 피해를 줄 수 있고 회복까지 가능하게 바뀝니다. 대신 스킬 사용은 불가능했어요. 

귀신 상태 이안은 이터널 리턴에서 손에 꼽을만한 맞딜 능력을 보여줍니다. 공격마다 중첩되는 공격 속도 버프, 5회 공격 시 공포 효과, 고정 피해와 회복에서 파생되는 유지력, 높아진 이동 속도는 짧은 시간 이안이 가지는 단점을 상쇄시켜줍니다. 대신 원형 범위 안으로 행동이 제약되기에 만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아니었습니다. 약점이 뚜렷했죠. 상대하는 입장에서도 유심히 신경써야 할 스킬입니다. 

종합하자면 이안은 특정 상황에서 강력해지는 조건부 딜러입니다. 이터널 리턴에서 항상 좋은 조건으로만 교전할 수 없기에 아직까지는 극복해야 할 단점이 많아 보입니다.

 

■ 때릴 수만 있다면 강력하다

- 적을 지속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면 어마무시한 포텐이 터집니다
- 적을 지속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면 어마무시한 포텐이 터집니다

만약 안정적으로 적을 타격할 수만 있다면 훌륭한 맞딜이 강점입니다. 귀신 상태까지 가지 않아도 빙의 상태에서도 준수한 딜링 능력이 보였어요. 스킬에 추가되는 고정 피해와 회복 유무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빙의 상태에서 일단 적과 가까이 붙기만 하면 기본 공격과 스킬을 활용해 적을 지속적으로 타격할 수 있습니다. W 스킬로 이동 속도 증가 효과를 받고 Q 스킬로 속박, E 스킬로 당겨올 수 있어요.

R 스킬을 사용했을 때가 백미입니다. 스킬 사용은 불가능해지지만 기본 공격이 스킬 피해로 변경되고 공포 효과가 추가되죠. 공격 속도도 매 타격마다 빨라지기에 "단순하기에 강하다"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귀신 상태에서 사망할 경우 이안이 R 스킬을 사용했던 자리에서 1회 소생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교전 중 사망해도 부활하는 보험이 있는 셈이기에 안정감이 들었어요. 이안을 사용할 때는 최대한 안전하게 인간 상태를 벗어나고 빙의와 귀신 상태일 때 교전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자유롭게 오갈 수 없는 귀신 상태, 불편한 딜레이

- 인간 상태와 빙의 상태 모두 적을 추격하기 힘든 구성입니다
- 인간 상태와 빙의 상태 모두 적을 추격하기 힘든 구성입니다
- 게이지도 쌓지 못한 채 당하는 기습은 너무나 무력해져요
- 게이지도 쌓지 못한 채 당하는 기습은 너무나 무력해져요

이안을 플레이할 때 평소에는 인간 상태로 다니게 됩니다. 기본 공격이나 스킬을 사용할 때 잠식 게이지를 획득하고 일정 수치가 넘어가면 변신하는 방식이에요. 문제는 인간 상태일 때 이안은 교전이 아예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주력 이동기인 E 스킬은 끔찍한 딜레이를 가졌으며 Q 스킬과 W 스킬 대미지는 너무 약해요.

이렇다 보니 기습에 약하고, 사거리가 긴 실험체 상대로도 힘들었습니다. 공격해야 잠식 게이지가 쌓이는데 공격조차 못하면 빙의까지 가지도 못한 채 죽기 일쑤였죠. 설령 빙의 상태에 진입했더라도 이미 빈사 상태인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빙의 상태부터는 스킬 딜레이는 사라지지만 부족한 추노력과 함께 불편한 요소들이 따라옵니다. 대표적으로 하이퍼 루프 이용 불가와 제작 불가가 있어요. 보통 하이퍼 루프를 타기 전 그 근처 야생 동물을 잡는 경우가 많고 빙의 상태로 진입합니다. 하지만 빙의 상태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하이퍼 루프를 이용할 수 없어요.

자력으로 빙의를 해제하려면 가만히 기다려야 합니다.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하죠. 더군다나 제작도 불가능합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아니면 아이템을 제작하기 위해 교전을 한 뒤 승리해도 빙의가 해제될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시체 수색이나 원격 드론이 가능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듀오나 스쿼드에서는 아군을 소생시키는 도중 빙의가 해제되면 소생 중 강제로 취소되는 점도 불편했습니다. 

1분 1초가 소중한 이터널리턴에서 이러한 단점은 더욱 부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빙의 상태로 진입하는 빈도가 적은 것도 아니기에 게임 도중 이러한 상황을 몇 번이나 마주치게 됩니다.

콘셉트는 이해하지만 게임 내 플레이에 있어 불편함이 있었어요.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변신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구조가 아닌데 너무 불편하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포커싱을 분산시킬 수 있는 실험체와 좋은 시너지

- 포커싱을 받지 않고 빙의 상태에 진입만 한다면 남부럽지 않은 딜링이 가능합니다
- 포커싱을 받지 않고 빙의 상태에 진입만 한다면 남부럽지 않은 딜링이 가능합니다

이안이 본격적으로 교전을 시작하기 위해선 빙의 상태 진입이 강제적입니다. 앞서 말했듯 잠식 게이지는 기본 공격이나 스킬 사용이 필요하기에 시간이 걸려요.

솔로에서는 근처 야생 동물을 활용해 잠식 게이지를 70 근처로 쌓아둔 뒤 교전을 시작할 구도를 만드는 것이 좋았습니다. 인간 상태에서 E 스킬로 진입, W 스킬로 피해와 슬로우를 주면서 빙의 상태로 교전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듀오나 스쿼드에서는 이안이 안전하게 잠식 게이지를 쌓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실험체와 시너지가 좋습니다. '마이', '마커스', '비앙카'와 같은 실험체들과 궁합이 잘 맞았어요.

'요한', '프리야', '테오도르'와 같은 서포팅 위주 실험체와도 어울립니다. 다만 듀오에선 비추예요. 인간 싱태 이안이 너무 나약하기에 조합 시너지를 살리기 전 교전 양상이 기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외에도 '현우', '레온'등 딜탱형 실험체와 구성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앞에서 팀원들이 어그로를 끌어주는 동안 안전하게 잠식 게이지를 쌓고 교전에 합류하는 이안은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 빠른 빙의 상태 진입 위한 콤보, 순간 무적도 활용도 높다

- 익혀두면 좋은 빠르게 빙의 상태로 진입 가능한 콤보입니다
- 익혀두면 좋은 빠르게 빙의 상태로 진입 가능한 콤보입니다
- R 스킬에 존재하는 순간 무적도 활용도가 좋습니다
- R 스킬에 존재하는 순간 무적도 활용도가 좋습니다

이안은 빙의 상태에 빠르게 진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검 실험체 특성상 사거리가 길지 않으니 상대 실험체에게 붙은 뒤 기본 공격으로 잠식 게이지를 쌓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컸어요.

Q 스킬로 견제를 하다가 적중하는 순간 콤보를 사용해 빠르게 빙의 상태에 진입하는 것이 이상적인 그림입니다. 야생 동물을 활용해 잠식 게이지를 미리 쌓아두는 것도 안정감이 좋았어요.

빙의 상태 W 스킬은  적중할 때마다 '갉아먹기' 중첩이 쌓입니다. 최대 3회까지 중첩되며 스택마다 기본 체력 소모량이 15씩 늘어납니다. 3회 중첩이면 1회 사용당 체력이 60씩 소모되는 셈입니다.

재사용 대기시간도 짧아 자주 사용할 수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체력을 크게 깎을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었어요. 대신 갉아먹기 중첩에 따라 W 스킬 적중 시 Q와 E 스킬 남은 재사용 대기시간이 감소하기에 리턴이 높습니다.

R 스킬은 사용 시 잠시 대상으로 지정할 수 없는 무적 상태가 있습니다. 맵에서 잠시 사라지는 판정이기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가장 기본적인 활용법은 적이 사용하는 강력한 스킬을 무시하는 용도입니다. '캐시'가 사용하는 R 스킬인 '이머전시 OP'같은 딜레이가 큰 대신 강력한 딜링을 가지는 스킬을 회피하는데 제격입니다.

 

■ 각 잡고 만든 콘셉트, '근데 무섭다기보다는 정신 사나워'

- 이터널리턴 실험체 백과사전 이안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안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장단점이 확실한 실험체였어요. 활용도가 높은 스킬들과 준수한 딜링은 충분한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물론 당장 성능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에요.

공포 게임도 무서워서 플레이조차 못하는 저에게 이안은 어땠을까요. 개발자들이 자신한 대로 정말 '공포'스럽게 느껴졌을까요. 아쉽게도 공포 요소가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콘셉트는 스킬부터 대사까지 전부 작정하고 만든 티가 납니다. 그러나 대사로 등장하는 악령은 공포보단 짜증이 났습니다. 무슨 행동을 하던 시비를 거는 악령은 "이안이 이래서 괴로운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죠.

게임을 플레이하며 들리는 실험체 대사가 모두 데시벨이 높기에 시끄러웠습니다. 이안이 소리치는 처절한 절규로 보이기도 했지만 사운드 플레이가 중요한 이터널리턴에선 플레이 경험에 좋지는 않았어요.

실험체 자체는 "충분히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인간 상태일 때 불편한 조작감만 개선되어도 충분히 써봄직한 실험체입니다.

유저들도 이안에 대해 "이안 만들 때 각 제대로 잡았나 보네", "이 귀신은 이름이 뭐냐? 제발 제령 좀 하자", "맞딜 엄청 세네, 근데 도망가니 못 쫓아온다", "신캐 재밌게 나왔네 컨셉 제대로다"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