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부터 에버소울까지…유니크한 서브컬처 게임 대거 출시

PC 게임 시장을 MMORPG가 주름잡고 있다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서브컬처 장르가 대세다. 이미 나와있는 작품도 많고 출시 예정 게임도 한 무더기다. MMORPG 시장만큼이나 레드오션이다.

'원신', '우마무스메', '블루아카이브' 등 쟁쟁한 서브컬처 게임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어지간히 특이하거나 재미있지 않으면 서브컬처 신작은 살아남기 어렵다. 유저가 굳이 즐기던 게임을 놔두고 신작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서브컬처 장르에서 살아남은 게임의 면모를 살펴보면 하나같이 강력한 한 방이 있다. 그리고 대세 게임으로 자리 잡은 게임은 해당 장르의 트렌드 리더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2017년 '소녀전선'이 전략 시뮬레이션의 파란을 일으켰고, '붕괴 3rd'가 모바일 ARPG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후 2020년에는 원신이 오픈월드 RPG의 지평을 열었다. 2022년은 우마무스메가 있다. 

매해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이 출시되고 사라졌다.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서브컬처 게임 유저들의 특성상 어느 정도 유저 풀을 확보하면 계속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 하지만 장르를 주무르고 있는 대세 게임들의 아성을 넘볼 수는 없었다. 

지금도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이 나왔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저마다 킬러 콘텐츠를 날카롭게 연마해 왔다. 그만큼 치열한 양상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두가 살아남을 수는 없다. 진검승부를 앞둔 서브컬처 게임 기대작의 면모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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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주얼 노벨을 보는듯한 방치형 게임, '메멘토 모리' (10월 18일 출시)

 

지난 18일 나온 뱅크오브이노베이션의 수집형 RPG '메멘토 모리'는 수채화 느낌의 감수성 넘치는 일러스트로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러스트와 달리 스토리는 암울하다. 마녀사냥을 당한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메멘토 모리는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구색만 맞췄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도 방치형 게임이 하나의 대세 장르로 자리 잡았는데, 메멘토 모리는 방치형 게임 중에서도 '보는 게임'에 올인했다. 

정적인 수채화풍 일러스트와 텍스트 위주의 대화 및 설명은 비주얼 노벨을 보는 듯하다. 거기에 더해 피아노 중심의 잔잔한 BGM은 유저들이 메멘토 모리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돕는다. 

메인 스토리는 딱히 없다. 대신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서사에 집중했다. 캐릭터가 어떤 식의 마녀사냥을 당했는지, 이후 어떠한 사연을 지닌 캐릭터인지 자세하게 풀어낸다.

메인 콘텐츠는 기존 수집형 RPG와 비슷하다. 메인 스테이지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화를 파밍하고, 이를 바탕으로 엔드 콘텐츠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다른 유저들과 대결하는 PvP , 흔히 '탑'이라고 부르는 등반 콘텐츠, 일일 던전 등이 있다.  

레벨 링크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성장 방식을 채택했다. 상단, 하단으로 나뉘어 각각 5개의 캐릭터를 배치한다. 그리고 하단 캐릭터는 상단 5개의 캐릭터 중 가장 낮은 레벨로 통합되는 방식이다. 상단의 캐릭터를 육성하면 나머지 캐릭터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스테이지 레벨 커트라인이 높은 만큼 레벨링 부담을 낮춘 조치다. 

 

■ 타워 디펜스와 전략적 이동 시스템의 결합, '무기미도' (10월 27일 출시)

 

아이스노게임즈가 지난 27일 출시한 '무기미도'는 수집형 RPG 장르에 타워 디펜스 전투 방식을 가미한 게임이다. 수집형 타워 디펜스 RPG 장르는 '명일방주'라는 선발주자가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로 관심을 끌었지만 차별점이 없다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뜻이다. 

무기미도는 전투 중 캐릭터 이동으로 기존 장르와의 차별을 뒀다. 타워 디펜스 게임 전략의 핵심은 배치다. 한 번 캐릭터를 배치시키면 전투 중 이동시킬 수 없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위치를 공략해야 한다. 

하지만 무기미도는 전투 중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변수가 게임의 백미다. 아울러 캐릭터 이동 최대 횟수를 제한하며 유저로 하여금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수를 고민하는 것을 좋아하는 전략 게임 마니아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다만, 방치형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귀찮은 작업이 될 수 있다. 배치만 하면 자동으로 진행되는 동안 드라마나 다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굉장히 많다. 무기미도의 이동 시스템은 양날의 검이다.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무기미도의 캐릭터 일러스트는 유저들의 극찬을 받고 있다. 캐릭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관능적인 미인상부터 귀엽고 발랄한 소녀상, 멋진 잔근육이 돋보이는 미남상 캐릭터까지 다양하다.  

'심문'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매력적인 캐릭터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특정 캐릭터를 선택하여 심문(대화)을 하며 비하인드 스토리 등에 대해 깊게 알아갈 수 있다. 또한 호감도 시스템을 통해 추가 대사 등을 들을 수 있다. 

 

■ 독보적인 타격감과 자연스러운 라이브 2D, '승리의 여신: 니케' (11월 4일 출시)

 

시프트업 김형태 사단의 야심작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는 건슈팅 액션을 기반으로 한 미소녀 수집형 RPG다. 일반적으로 메인 화면, 로비 등에서만 활용되던 라이브 2D를 콘텐츠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니케는 하이드&슛 방식의 세로형 플레이 구조가 가장 큰 특징이다. 세로 디스플레이는 전투 콘텐츠에 한층 더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SD 디자인이 아닌 풀 버전의 캐릭터를 사용했다. 수집형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의 전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울러 수집형 게임 중에서도 독보적 타격감을 자랑한다. 샷건, 저격소총, 머신건, 런처, 기관단총 등 무기에 따라 차별화된 모션과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반동을 화면의 흔들림으로 표현하며 건슈팅 액션의 특징을 살렸다.

콘텐츠 역시 다채롭다. 그중에서도 '요격전'이 유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요격전은 각종 기믹을 파훼하는 솔로 콘텐츠다. 적을 공격하여 쓰러트리거나 엄페물 뒤로 숨어 회피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된다. 빠른 기믹 전환에서 오는 짜릿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솔로 콘텐츠를 지향하는 수집형 RPG들의 기조와는 다르게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 요격전의 멀티 버전인 '협동 작전'이다. 5인 1팀을 이뤄 협동을 통해 보스를 상대하는 콘텐츠다. 유저마다 하나의 니케만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팀의 조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집형 RPG라면 빼놓을 수 없는 각 캐릭터(니케)들의 스토리도 풍부하다. 서브 퀘스트 등으로 각 캐릭터들의 가치관, 성격, 취미, 말투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저는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으며 자신의 최애 캐릭터에게 더욱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로그라이크와 오토 배틀러의 만남, '뉴럴 클라우드' (11월 23일 출시)

 

선본네트워크의 수집형 RPG '뉴럴 클라우드'는 로그라이크와 오토 배틀러를 잘 버무린 독특한 전투 시스템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한때 서브컬처 게임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소녀전선'의 프리퀄 작품으로 유명하다. 

프리퀄이지만 장르 자체는 완전히 다르다. 소녀전선은 전략 시뮬레이션 기반 게임이다. 반면 뉴럴 클라우드는 로그라이크를 기반으로 한 오토 배틀러 게임으로 던전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로그라이크답게 유저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양상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버프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구역부터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 구역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또한 각 구역에서 획득할 수 있는 '함수 카드'는 덱을 더욱 강화시킨다. 카드 시너지에 따라 전투 양상이 많이 바뀌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투 방식은 오토 배틀러 시스템으로 캐릭터를 배치하기만 하면 별도 조작없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자동 방식에 화려한 궁극기 컷씬이 가미되면서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전투 양상에 풍미를 더한다. 

소녀전선이 귀여운 SD 캐릭터와 일러스트로 각광받은 것처럼 뉴럴 클라우드 역시 그러하다. 일러스트는 수집형 게임에서 게임성 이전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작화의 특징이 없거나 대중성이 부족하다면 유저들이 수집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흥행에 필요한 전제 조건 하나를 이미 갖춘 셈이다.

뉴럴 클라우드는 메인 스토리부터 각종 성장 재화를 파밍 하는 서브 임무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스테이지를 밀고 각종 재화를 얻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틀 자체는 타 게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는 편이다. 

 

■ 유저와 캐릭터간 서사에 집중, '에버소울' (23년 1분기 출시)

 

나인아크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예정인 수집형 RPG '에버소울'은 에버소울은 인류가 멸망한 뒤 미래의 지구인 ‘에덴’을 살아가는 정령들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세계관을 그렸다. 유저는 정령의 부름을 받은 구원자가 되어 에덴을 침공한 적을 상대하게 된다. 

애니메이션 풍의 3D 그래픽이 돋보이는 에버소울은 캐릭터와 유저가 만들어 나가는 서사에 많은 공을 들인 게임이다. 그중에서도 미연시가 떠오르는 인연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했다. 유저는 다양한 정령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데이트를 하고, 함께 미션을 수행하며 인연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

인연 포인트를 올릴수록 조금씩 정령의 숨겨진 이야기가 해금된다. 또한 새로운 코스튬이나 일러스트를 획득할 수 있다. 드라마틱한 성능 변화는 없지만 일러스트가 변경된다는 점에서 한계돌파 혹은 개조와 비슷하다. 

유저들이 정령과의 인연에 더 몰입하기 위해서는 몰입감 있는 서사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서사에 허점이 많다면 인연 시스템을 아무리 잘 꾸며놨더라도 의미 없는 콘텐츠가 될 확률이 높다. 

김철희 나인아크 PD는 "시나리오 전문 작가가 개발에 합류하며 보다 탄탄하고 유니크한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었다"며 "신규 IP임에도 불구하고 잘 짜여진 세계관이 완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전투 시스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는 없다. 하지만 에버소울의 개발진은 '영웅의 군단', '삼국지를 품다' 등 전략성이 돋보이는 게임을 주로 제작해왔다. 이를 고려해 보면 에버소울 역시 전략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게임이 아닐까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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