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재에서 굴러온 스노우볼, 간담회가 갈등 해소의 전환점 되길…

-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간담회 "게임사와 유저들이 다시 웃으며 출발선에 설 수 있을까"
-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간담회 "게임사와 유저들이 다시 웃으며 출발선에 설 수 있을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의 구글 플레이 평점 시위가 벌어진 지 어느덧 1개월을 앞두고 있다. 우마무스메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는 카카오게임즈는 17일 오전 10시 국내 유저들과의 갈등 해소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마무스메 사태의 시작은 평점 시위다. 8월 20일 오전 8시 기준 4.5점이었던 구글 플레이 우마무스메 평점은 8월 21일 오후 8시에 1.3점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다. 발단은 우마무스메의 한·일 서비스 차이다. 픽업 이벤트 기간 단축, 이벤트 재화 지급 누락 등 일본 서버와는 차이가 있는 서비스 품질, 각종 버그 및 오역, 공지 미흡 및 부족한 소통 등 기존 운영에 대한 불만이 누적됐다.

이벤트 개시 전날 올라온 564 캠페인 공지가 도화선이 되어 폭발했다. 8월 21일 카카오게임즈의 안내문이 올라왔지만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원인이 되었던 한·일 서비스 품질의 차이, 운영진의 불통 등 여러 문제점과 이에 대한 구체적 개선 방안이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음날인 22일 올라온 챔피언스 미팅 타우러스배 이벤트 공지는 그야말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었다. 공지 등록 시점을 개선하겠다는 안내문과 달리 공지 시기가 한참 늦어 이벤트 준비 기간도 여의치 않은 데다가 공지 내용 자체도 부실했던 탓이다.

- 1차 마차 시위 당시 그레이스의 모습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카카오케임즈에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8월 23일 마차 시위 모금으로 대응했다. 보통 게임사에 소비자의 불만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트럭 시위가 보편화되었지만, 경마를 모티브로 한 게임인 만큼 상징적인 의미로 마차를 채택한 것이다. 모금 시작 29분만에 9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여 유저들의 열기를 대변했다.

8월 24일 올라온 카카오게임즈의 사과문은 챔피언스 미팅 타우러스배의 연기 및 제미니배의 일정 선공지, 부족한 쥬얼 보상과 리세마라 관련 문제점, 메이크 데뷔 티켓 등등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유저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그간 부실 운영으로 피해를 본 유저들에 대한 보상, 앞으로의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개선 방안 등이 누락되었기에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는 사과문이었다.

결국 8월 29일 1차 마차 시위가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판교역 인근에서 벌어졌다. 회색 아스팔트 위를 마차가 달리는 진풍경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각종 매체는 물론 G식백과 김성회를 비롯한 여러 인플루언서들의 이목 또한 우마무스메 이슈로 쏠렸다. 이후 8월 31일 판교역 인근에서 1차 트럭 시위, 9월 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2차 트럭 시위가 이어졌다.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9월 1일 올라온 카카오게임즈의 2차 사과문은 여전히 사과문의 주체가 모호하고 일본이나 대만 등 다른 서버와 동일한 수준의 소통 요구는 외면했다. 사태는 진정될 기색이 없어 보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유저 커뮤니티에 등장해 우마무스메 사태가 정치권으로 비화될 조짐이 보였다. 이후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러 국회의원이 이번 우마무스메 사태에 관심을 보였다. 

9월 2일 유저 대표단은 조계현 대표의 사과와 담당자 교체, 간담회 개최 등 10가지 요구사항이 담긴 성명문을 발표했다. 평점 시위, 마차 시위, 트럭 시위에 이은 환불 시위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우마무스메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사측의 전면적인 운영 체질 개선과 소통을 요구한 것이다.

9월 3일 새벽 조계현 대표이사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그는 "미흡한 운영으로 고객들께 많은 불편함과 큰 실망감을 안겨드렸다. 이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용자들에게 먼저 사과했다.

사과문에서 유저 소통, 재화 지급, 업데이트 공지, 현지화 및 기능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소통 강화의 방안으로 제시한 건의&오류 게시판 활성화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에 유저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했다.

-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9월 4일 카카오게임즈는 유저들의 요구사항인 간담회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9월 5일 간담회 개최 확정 공지를 올렸다. 9월 6일 유저 측에서 간담회를 대비해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로펌 자문 비용 모금을 진행했는데,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내에 1100만원 가량의 비용이 전부 모였다. 

개발사인 사이게임즈의 참석 여부를 포함해 간담회 세부사항에 관한 협상에서 난항이 있었지만, 결국 9월 12일 사측과 유저 대표단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9월 13일 유저 대표단은 2차 마차 시위를 시작했다. 2차 마차 시위의 최초 목적은 간담회 개최와 관련하여 사측의 대응에 유감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유저 대표단 측은 "카카오게임즈의 추가 답변 메일이 12일 11시 38분에 도착해 다음날에야 확인했다"며 "시위의 원인이던 쟁점이 협의가 된 만큼 실행에 고민이 있었지만 중단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유저 대표단에 의하면 이번 마차 시위의 목적은 카카오게임즈가 간담회에 진심으로 임하길 바란다는 유저들의 메시지 전달이다.

우마무스메 유저들도 "악성 민원을 고의적, 상습적으로 제기하는 블랙 컨슈머가 아니다"며 "9월 17일 개최될 간담회를 통해 우마무스메 게임 서비스의 정상화, 문제 발생시 조속한 해결, 소통 개선 등 소비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요구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9월 16일 현재까지도 조계현 대표가 약속한 건의&오류 게시판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 한 달 동안 이어진 우마무스메 사태의 가장 큰 분기점인 유저 간담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카카오게임즈가 잃어버린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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