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서 꽃은 영업, 마케팅이지요. 기업은 팔리는 제품만 만들어야 하고 만약 파는데 무관심하다면 그건 사업이 아니라 CEO 개인의 취미 활동입니다. 

CEO뿐만 아니라 기업에 몸 담은 사람에게는 영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삶터를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영업을 어려워하고 영업에 소극적인 CEO, 임직원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기업이 영업을 잘 하려면 먼저 CEO의 사업에 대한 시각과 자세가 철저하게 영업 위주로 오리엔테이션되어야 합니다. CEO가 엔지니어 출신이라고 해서 영업보다 기술개발을 더 중시하게 되면 조직 전체가 기술개발에 초점이 맞춰지고 회사 제품을 위한 연구개발보다 정부 R&D과제로 먼저 눈을 돌리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정부 R&D과제는 하지 않습니다”라고 자랑하는 CEO들을 가끔 만납니다. 

이들은 대부분 비롯 중소기업이지만 세계시장에서 꽤 인정받는 제품들을 가진 기술력 있는 강소기업일 확률이 높습니다. 신제품을 위한 기술개발이 아닌 ‘우선에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정부 R&D에 매몰되다 보면 자칫 좀비기업으로 전략하기 십상입니다. 

팔리는 제품, 팔기 위한 제품 개발에 우선순위를 둔 R&D전략 없이 유니콘기업은 엄두도 내지 말아야 합니다.  
 
영업지향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CEO가 자기 제품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부터 세계 일류상품을 갖고 시작하긴 쉽지 않지요. 그렇다고 이 세상에 없는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도 없지요. 

영업에서 살아남는 것은 세계일류상품 여부가 아니라 적정 가격대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공급하는 자가 살아남습니다. 품질이나 가격면에서 대기업이나 경쟁사 제품에 비해 다소 품질이 뒤지더라도 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많은 편의를 제공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훌륭한 영업 포인트입니다. 

십여년 전 국내 모대기업 3세가 의류사업을 물려받아 초고가의 명품 위주로 상품군을 만들었답니다. 하지만 본인의 눈높이에서 그런 수준의 명품을 만들었겠지만 국내에는 수용 가능한 소비자층이 적어서 판매가 부진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의류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세계 최고기술로 명품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회사에 수익을 많이 가져다 주는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제품개발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겠지요. 
 
기업들이 영업전략을 세울 때 영업에 대한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영업은 물건을 판매하고 대금을 회수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A/S와 재구매와 제3자에 대한 추천 의지까지 포함해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제품의 유통속도가 3개월이라고 한다면 최소한 생산자금 3개월치에  A/S망 구축, 소모성 부품 교체비용 등등을 포함해서 운영자금을 준비해서 경영수지계획을 수립해야겠지요.

자본의 회임기한을 최대한 짧게 하고 A/S 수요와 투자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제품 기획단계부터 고려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없을 시는 제품출시 시기를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CEO가 영업을 모르면 각 성장 단계별로 찾아오는 성장정체구간을 돌파할 수가 없습니다. 

매출이 10억 원대, 100억 원대, 1000억 원대 등 올라갈 때마다 성장 정체구간을 만나게 되어있습니다. 가령 소프트웨어 제조업의 경우 인원 20~50명, 매출 70~90억 원대에서 정체에 빠져 수년째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 경우 매출을 늘리려고 인력이나 자본을 더 투자하면 비례해서 매출은 늘지 않고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되는 딜레마에 빠지는 일이 허다합니다. 4년 연속해서 성장이 정체된 기업은 5년후에 퇴출될 확률이 40%가 넘는다고 합니다.

CEO가 영업을 모르고 방심하면 시장의 흐름(트렌드)을 놓쳐서 제대로 된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십상입니다.   

특히 기술력을 앞세워 창업한 스타트업들은 특정 기술만 개발되면 회사가 탄탄대로로 진입할 것으로 착각하고 영업 전략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기술개발에서 시제품 개발, 시제품이 안정화되어 양산 단계로 발전하고, 양산을 위한 다량 수요처 개발, 판매조직과 A/S망까지 갖추는데는 당초 예상보다 최소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매출 관점에서 기술개발의 수순과 우선순위를 크로스체크하여 양산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때까지의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생존률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사무실 책상에는 영업에 대한 해답이 없습니다. 몸은 영업현장에 두고 눈은 데이터 흐름에 주목해야 합니다. 
     
유동현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 전무 unihyun1 @naver.com

유동현 프로필

현)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 전무
전)산업연구원(KIET), 부산매일신문 기자, ㈜벡스코 전시처장,  한중VR기업가협의회 한국회장, 드론쇼코리아 런칭, 부산모터쇼 총괄기획 등 전시컨벤션, 플랫폼비즈니스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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