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국주의 상징 등장 4만명 카페 회원 중심 삭제 서명운동

온라인게임 ‘월드오브탱크’으로 유명한 벨로루시 게임업체인 워게이밍이 개발한 ‘월드오브워십’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가 등장해 한국 게이머들이 발끈하고 있다. 

‘월드오브워십’는 내년에 출시 예정인 게임으로 2차 세계대전 참전국들이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으로 해전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 안에 욱일승천기가 등장한 것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알려지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삭제달라는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게임카페 ‘월드오브탱크wot’는 27일 욱일승천기를 삭제해달라며 4만명에 달하는 카페 회원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게임 출시를 앞두고 공개된 홍보 동영상에 등장하는 일본 군함에 내걸린 욱일승천기를 보고 한 게이머가 워게이밍의 온라인 게시판에 삭제를 요구하면서 이슈로 떠오른 것. 

워게이밍은 한국 게이머들의 강한 반발에 홍보 동영상에서 욱일승천기를 삭제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나 했지만 내부 개발자가 이와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다시 논란이 일었다. 

워게이밍의 북미 담당 개발자는 공식 게시판을 통해 "욱일승천기가 나치 독일의 전범기인 하켄크로이츠처럼 국제재판소에서 위법 판정을 받지 않아 삭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과 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출시되는 게임에는 욱일승천기가 그대로 쓰일 것이라고 밝힌 뒤 "한국지사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홍보 동영상에서 욱일승천기를 없앴지만 나는 그런 결정에 반대한다"고도 주장했다. 

워게이밍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전작 ‘월드 오브 탱크’로 불거진 논란을 의식해 독일 탱크에 하켄크로이츠가 아닌 독일 국방 군기를 달았다.  

카페 운영자는 “워게이밍은 국가 감정과 역사관을 무시하고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며 “2차대전 당시 독일의 국기였던 하켄크로이츠는 쓰지 않으면서 욱일승천기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서명운동을 추진하는 뜻을 밝혔다. 

네티즌들은 “하켄크로이츠는 쓰지 않으면서 욱일승천기를 넣었다면 그건 문제가 되지..” “욱일승천기 사용의 시대적 배경과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아느냐. 세계2차대전 당시 전범 일본의 상징적인 깃발이고 그로 인해 피해본 나라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다”는 반응을 했다. 

또한 “하켄크로이츠가 왜 유럽에서 사용하면 욕먹는 지와 비슷한 이유다. 그리고 ‘진주만’이나 ‘네이비필드’에서 사용했다고? 그때도 반대했고 ‘네이비필드’ 자게 초토화되었다” “앞으로 워게이밍사에서 출시하는 제품 적극적으로 불매 운동합시다. 국내 게이머들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격앙의 반응이 나왔다. 

반면 “게임이랑 현실이랑 구분을 못하나...”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거기에서 하켄크로이츠나 욱일기를 지우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혜승 워게이밍 코리아 홍보팀장은 “확정이 아니다. 개발자의 의견일 뿐이며 본사에 수정을 건의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워게이밍 본사의 고객대응 담당 부사장과 공식 게시판 운영자도 "우리는 향후 '욱일승천기'를 게임에서 삭제할 것(We will be removing the 'Rising Sun' flag from the game in the future)"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워게이밍사는?
벨로루시에 있는 워게이밍사는 MMO 전략 게임 전문 개발 및 퍼블리셔로 15개 이상의 게임 타이틀을 출시했다. 북미, 유럽, 러시아,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 걸쳐 1600명 이상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전세계 6000만 명의 유저를 자랑하는 ‘월드 오브 탱크’와 최고의 기대작이며 항공 전쟁을 다룬 ‘월드 오브 워플레인’, 2013년 론칭 예정인 ‘월드 오브 워쉽’ 등 20세기 중반의 전쟁에 기반한 MMO 전쟁 시리즈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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