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크린골프 ‘티업’ 챔피언십 총괄 변상조 이사

'티업'런칭을 총괄하고 있는 변상조 브아일엔피 이사.
[게임톡] 3월 초부터 전국 500여개 ‘티업’ 스크린골프장이 뜨겁다. 평일 저녁 6시부터 열리는 ‘실시간 챔피언십’ 때문이다. 주말을 뺀 매일 밤 전국의 300여명이 참여한다. 서울은 물론 부산과 광주, 제주의 골퍼들이 동시에 접속해 경기를 치른다.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순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고, 경기가 끝나면 순위가 바로 발표된다. 매일 걸리는 총상금만도 150만원. 우승자는 50만원을 획득한다.

“현재 대회 시작 1시간 경과, 어제는 광주에서 우승했는데 오늘은 어딘지 궁금합니다.” 이 대회는 실시간으로 전국에 중계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변상조 브리알엔피 이사다.

‘당신은 골프왕’이라는 온라인 골프게임으로 유명세를 탔던 엔플루토 출신이다. 온라인게임의 장점인 동시접속-전국매칭-실시간 대회-캐디 캐릭터 등을 기존 스크린골프에 접목해 ‘티업’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를 분당의 스크린골프장에서 직접 만났다.

■ 평일 손님없는 빈 방에 ‘단골손님’ 빼곡
지난 몇 년간 골프대중화를 선도해온 전국의 스크린골프장 수는 대략 6000여개. 문제는 워낙 매장이 많이 늘어난 데다 주말이나 저녁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평일 낮에 빈 방이 너무 많다는 것.

‘티업’의 돌풍은 바로 이 같은 기존 스크린골프장의 약점에 대안을 마련한 것. 온라인게임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했다. 4500개로 최강 브랜드인 ‘골프존’ 매장 등에 ‘티업’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해 업그레이드시켰다. 현재 ‘티업’이 설치된 곳은 600개를 넘어섰다.

변상조 이사는 “기존 스크린골프장의 소프트웨어는 3명 위주다. 낮 시간에 1, 2명이 가면 할 게 없다. 그러다보니 공실률이 높은 게 큰 문제였다”며 “‘티업’은 낮에 혼자 오더라도 전국의 유저를 네트워크로 연결시켜주는 전국매칭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제 ‘티업’이 깔린 스크린골프장에 가면 다른 지방에 있는 지인과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로 인해 1주일에 2~3일 찾아오는 단골 손님이 생기는 등 방문객이 늘어 새 시장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업’ 소프트웨어의 강점은 네트워크 연결, 음성-화상 채팅 외에 게임 내 NPC처럼 캐릭터를 최초로 등장시킨 점. 그린온이 되었을 경우 키보드의 F1키를 누르게 되면 여성 캐디가 나와서 홀컵까지의 경사각을 설정해주어 고객들의 인기를 모았다.

■ ‘티업’ 터닝포인트, ‘실시간 챔피언십’
‘티업’의 브이알엔피는 온라인게임사 엔플루토와 스크린골프업체인 브이알스포와 함께 설립한 합자회사다. 엔플루토가 소프트웨어인 프로그램 개발을 맡고, 브이알스포는 하드웨어 개발과 영업망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스크린골프 1세대는 ‘같이 즐거움을 느낀다’였다. 현재 시장이 포화 상태고 스크린골프장의 하드웨어 센서 기술력이 거의 평준화된 상황에서 기존의 프로그램에 대해 지겨워할 시점이 되었다. 티업은 더 재미있고 업그레이드된 소프트웨어로 새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업’이 골프존 매장과 골프나인틴 매장에 SW를 바로 설치할 수 있고, 지난해 11~12월 케이블방송에 소개돼 “캐디 나온다더라” “온라인 전국대회 한다더라” 등 입소문을 탔던 것도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월~금 오후 6~9시 하루 1경기(18홀)를 통해 치르는 ‘티업 실시간 챔피언십’(TRC)이야말로 ‘티업’에 있어 터닝포인트였다. 그는 “TRC가 시작된 3월 초를 기점으로 동시접속자수도 올라가고 있다. 처음에는 70명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300명으로 매일 늘고 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마치 실제 오프라인 대회에 참석한 것처럼 가끔 전국 각지의 참가선수의 이름을 불러주며 “김**씨 선전하고 있습니다. 파이팅” 등의 멘트로 분위기를 돋웠다. 사용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그는 “다 같이 하고, 공이 몇 백개 날아다니고, 서울 고수와 부산 고수가 실시간으로 대결하는 등 긴장감이 팽팽하다”며 “저희 직원들은 순위권에도 끼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 “대회 2주째 마치 오픈베타 느낌”
그런데 변 이사의 말을 듣다보면 ‘티업’ 프로그램은 온라인게임을 쏙 빼닮았다. 게임으로 치면 그는 운영자다. 대회 2주차를 보내고나서 그는 “마치 게임의 공개서비스를 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골프게임 ‘당신은 골프왕’을 만들고 나서 ‘당신은 골프왕2’와 스크린골프 브랜드를 동시에 추진했다. 그런데 이제 스크린골프가 주가 되었다”며 “실제로 ‘티업’은 실사의 골프와 닌텐도 게임기 ‘위(Wii)’처럼 몸으로 치는 체감형 스포츠 게임과 ‘당신은 골프왕’처럼 온라인게임의 동시접속, 실시간 대전, 매칭시스템, 캐디 캐릭터 등의 노하우가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가령 일본이나 중국의 스크린골프장은 어떤 모습일까. ‘티업’ 런칭을 총괄하는 사람답게 “골프존이 중국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것은 일본이나 중국이 골프방문화가 아니라 연습장 문화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하고 성급히 현지화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진단했다.

장기적으로 스크린골프SW뿐이 아니라 하드웨어 등 패키지사업을 꿈꾸는 ‘티업’은 게임 또한 1년 후 출시할 예정이다. ‘샷온라인’이나 ‘골프스타’ 같은 가상골프장이 아니라 실제 골프장이다. 그렇게 되면 온라인게임의 데이터와 화면을 스크린골프로 그대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화면과 똑같이 마우스로 스크린골프를 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3월 내내 열릴 것으로 예정되었던 TRC는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4월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열려 전국의 '티업'팬들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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