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다다소프트 첫 모바일게임 “보글보글+슈팅” 중독성

'내 두 눈 밤이면 별이 되지. 나의 집은 뒷골목 달과 별이 뜨지요. 두 번 다신 생선 가게 털지 않아. 서럽게 울던 날들 나는 외톨이라네. 이젠 바다로 떠날 거에요(더 자유롭게!). 거미로 그물쳐서 물고기 잡으러! 나는 낭만 고양이. 슬픈 도시를 비춰 춤추는 작은 별빛. 나는 낭만 고양이. 홀로 떠나가 버린 깊고 슬픈 나의 바다여'

-그룹 체리필터의 인기곡 '낭만고양이' 중

 2002년 한국을 강타했던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는 노래방에서 앞다투어 부르는 노래였다. 당시는 시원한 보컬과 신나는 리듬 때문에 좋아했는데 가사를 곱씹어보면 나름 심오하다. 생선을 훔치다 혼쭐 난 고양이가 스스로 물고기를 찾기 위해 바다로 떠나는 내용은 말 그대로 왠지 '낭만적'이다.

▲ 김현수대표(왼쪽)-안병환 PM
꼭 11년이 지난 지금, '낭만고양이'를 스마트폰에서 '귀엽게' 만날 수 있다. 다다소프트가 야심차게 개발한 게임 '바다의 왕자 마린캣'에서다. 지난 3일 젊음과 낭만이 살아있는 서울 홍대역 인근 사무실에서 김현수 다다소프트 대표와 안병환 개발총괄 PM(이사)을 만났다. 오래된 콤비인 두 남자는 신작 '바다의 왕자 마린캣'의 개발과정을 유쾌하게, 게임 소개를 상쾌하게, 앞으로의 다짐을 통쾌하게 털어놓았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주만 달라"

김 대표는 지난해 3월에도 게임톡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당시 다다소프트 멤버들이 모두 이전 NHN과 CJ 시절 멤버들이라 밝혔다. 즉 고용된 사람이 아니라 함께 하는 파트너인 것. 이들은 '잘 먹고 잘 살자!'와 '세계 정복'이라는 엄청난(?) 슬로건 아래 함께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 기반의 카지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인 '카지노스타'를 6월 중순에 런칭하고, 웹기반 게임도 서비스 중이다.

▲ 김현수 다다소프트 대표
다다소프트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모바일게임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 번째 라인업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눈칫밥을 먹으면서 처음 개발자가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어온 프로토타입은 말 그대로 '허접'했다. 디자이너까지 붙여서 만든 게임도 역시 맘에 안 들었다. 그래서 '접자!'고 말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자 “안 PM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주만 더 달라'고 말했다. 밑져야 본전인 셈으로 그러라고 했다. 정말 3주 후에 가져온 게임은 재밌었다. 그래서 '왜 처음부터 이렇게 안했냐'며 더 혼났다”라며 회상했다.

▲ 3주공략으로 '바다의 왕자 마린캣'을 살린 안병환 PM
그 당시 가져온 게임이 현재 ‘바다의 왕자 마린캣’의 80% 완성작이다. 사라질 뻔한 게임이 김 PM의 3주 공략 덕분에 살아났다. 그는 "내 머리 속에는 게임이 완성된 모습이 있지만 다른 사람은 과정만 보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당시 폭풍같이 비난을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 술 좀 많이 먹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 "'마린캣'은 보글보글과 비행슈팅게임의 환상적 결합"

3주만에 김 대표를 포함해 다른 이사들을 매료시킨 '마린캣'은 어떤 게임일까? 김 대표는 게임의 주요 컨셉을 '비행 슈팅 게임에 녹인 보글보글'이라 설명한다.

보글보글과 비행슈팅게임은 추억의 게임이다. 보글보글은 오락실 세대 혹은 뒤통수가 불룩한 컴퓨터 세대에서 오빠가 '게임 좀 좋아했다'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게임이다.

'보글보글'은 물풍선 안에 귀여운 몬스터를 가두고 박치기로 터뜨리는 게임이다. 게임을 해봤다면 물풍선을 터뜨리지 않고 오래 가둬놓아서 몬스터가 다시 물풍선 밖으로 나와 기겁을 하고, 보스를 물리치면 쏟아지는 거대한 바나나와 딸기 등의 과일이 기억날 것이다.

▲ '바다의 왕자 마린캣' 플레이 화면
확실히 '보글보글'은 재밌는 게임이지만 SNS와 결합하기엔 어려운 게임이다. 하지만 여기에 비행 슈팅 게임 안에 녹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김 대표는 "보글보글에서 재밌는 부분을 따왔다. 물풍선 안에 가두는 것이나, 직접 터뜨려야 한다. 물풍선의 색깔에 따라 얻는 점수가 다르다는 것 등이 비슷하다. 물풍선을 터뜨리지 않으면 다시 몬스터가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행슈팅게임적 요소는 '가로형 드래곤플라이트'라고 설명하면 쉽다. ‘드래곤플라이트’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며 몬스터를 물풍선 안에 가두고 박치기로 터뜨린다. 여기서 또 독특한 점은 바로 '잠수함을 탄 고양이'가 주인공이라는 사실. 그리고 코믹한 내용이 양념처럼 버무려졌다. 사실 게임이니 그냥 고양이였어도 관대하게 넘어가줄 수 있는데 잠수함까지 타다니 정직해서 재치있다.

▲ '바다의 왕자 마린캣'의 잠수함과 고양이들
김 대표는 "여름을 겨냥해 시원한 게임을 만들고 싶어 '바다'를 테마로 정했다. 처음에는 물고기가 물고기를 쫓아가는 구조로 '버블피시'라는 이름이었는데, 아무래도 물고기가 물고기를 쫓는게 어딘지 어색해 고양이로 바꿨다. 사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고, 또 고양이 더 귀엽기도 했다"며 '마린캣'을 소개했다.

게임이 출시될 때는 산호초와 심해 등 다양한 맵이 업데이트 되고, 잠수함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라 한다. 맵에 따라 등장하는 물고기들도 달라진다. 산호초일 때는 색깔의 아름다운 물고기가 나오고, 심해일 때는 특이한 모양의 물고기들도 등장한다. 보스몹도 전기뱀장어, 상어 등 다양하게 나온다.

■ "아 귀엽다, 재밌다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김현수 대표는 2000년 프리챌에서 노라조를 런칭했고, 2004년 NHN, 2010년 CJ E&M까지 12년 가까이 웹보드 분야의 1급 전문가로 이름을 높였다. 창업해 이번이 세 번째 프로젝트이고 첫 모바일이다.

역시 2001년 게임에 입문해 한게임에서 클라이먼트 7년-CJ E&M를 거쳐 개발과 기획의 베테랑인 안 PM. 인터뷰 내내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10년간 연애한 사람과 결혼을 하면 또 새로운 기분이 들 듯, 게임을 오랫동안 만들었지만 새롭게 모바일 분야에 뛰어든 만큼 이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 안병환 PM(왼쪽)-김현수 대표
안 PM는 “접게될 뻔한 게임을 다시 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대표님의 도움이 매우 크다. 맨 첫 게임 개발을 끝내고 ‘카지노스타’에 올인하자고 했을 때 '두고 보자. 오픈하고 나서 반드시 갚아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바일은 처음이지만 애착이 가는 게임인 만큼 자신있다”며 남다른 포부를 보였다.

김 대표는 “'바다의 왕자 마린캣'은 준비된 콘텐츠가 많은 아이다. 난이도 조절부터 특수 맵까지 디테일한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 유저들이 처음에는 '귀엽다'는 반응과 함께 '재밌다'라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어려울 수 있지만 전략적인 게임이라 자신할 수 있다. 유저들에게 '즐거움'이 무엇인지 확실히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기대를 보였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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