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시루 지하철=게임 'PR철', 지옥같은 현실 게임서 일탈!

‘넌 지하철의 넓은 공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by 쏘울(Seoul) 메트로(Metro)

몸을 옆으로 살짝 돌리기도 힘든 출퇴근길, 서울 메트로 지하철에서는 영화 '쏘우'의 명대사인 '넌 그동안 삶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를 절절히 떠올릴 수밖에 없다.

만약 넓은 공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지옥이 있다면? 영락없이 출퇴근시간 지하철이 그곳이다. 아침 7시 30분에 타는 지하철은 ‘지옥철’이다. 콩나물 시루처럼 발 디디딜 틈 없이 수많은 직장인들, 학생들이 한데 뒤엉켜있는 ‘카오스’다.

▲ 출퇴근시간 지옥철 풍경
하지만 이 지옥은 때로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시대 지옥은 다시 손바닥 안에 갇힌다. 뉴스 검색-카톡-게임이 지옥으로 들어온다. 최강 틈새 시간 활용의 달인족이 등장한 것이다.

특히 게임 회사에게 지하철은 어느새 ‘피알(PR)철’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하철 신분당선이다. 이 노선의 전동차 안에는 ‘위메이드 역으로 가는 전철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위메이드 게임 광고가 도배되어 있다.

실제로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을 알고, 지하철 광고를 생각했다. 특히 게임시티로 부각되고 있는 판교 역 안 공간은 위메이드 연간 광고 계약했다”고 전했다.

▲ 신분당선의 위메이드 광고
여기에 잘 안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의 지하철 광고 팁 하나. 게임 회사의 동영상 광고는 시간대가 하루 종일이 아니다. 딱 출퇴근 시간에 맞춰져 있다. 전동차를 기다릴 때 눈에 들어오고, 전철 안에서 쉽게 눈에 띄도록 시공간 세부화한 마케팅 전략의 산물이다.

스마트폰은 낯선 사람과 때로 민망하게 꼭 붙어갈 수 없는 지옥철 안에서 아이 컨택을 피하는 최적 탈출구다. 옆 사람이 몸을 움찔거리며 무아지경으로 게임에 빠져있다면 자연스레 눈길을 간다. 친구가 집에 놀러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면 평소 안하던 게임이라도 재밌어 보이는 이치다.

요즘 게임들은 사람들에게 현실에서 일탈하자고 권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곳에서 농장을 키우는 SNG는 있어도, 직장과 학교를 다니는 SNG는 없다. 귀여운 쿠키들이 오븐에서 탈출하는 런 게임은 있어도, 아침 일찍 시간에 쫓기며 지하철로 뛰어가는 런 게임은 없다.

출퇴근길의 지하철은 끔찍한 지옥철이다. 무시무시한 콩나물 지옥은 현실의 거울이다. 그렇지만 더 이상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꿈을 꾸게 된다. 이 지옥에서 짬내서 ‘일탈’을 꾸는데 스마트폰 게임이 딱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한경닷컴 게임톡에서는 생활 속 게임 신조어와 문화 트렌드를 매주 2번 월요일과 수요일 '황인선 기자 레알겜톡'을 통해 연재된다. 황인선 기자는 20대 새내기 게임기자이며 MMORPG와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는 열혈게이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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