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게임 성공 발판…사진·맛집·콘텐츠 유료화 모델 확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가 지난해 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06년 12월 회사가 설립된 후 약 6년 만의 첫 흑자다. 카카오는 15년 전 한게임을 창업하고 NHN 대표를 지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세운 회사다. 작년까지만 해도 152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회원 수는 많지만 돈은 안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수익모델을 마련해 NHN ‘라인’뿐 아니라 미국 ‘왓츠앱’, 중국 ‘위챗’ 등 다른 모바일 메신저들이 카카오의 사업모델을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카카오, 첫 연간 흑자

카카오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작년 70억2974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458억2827만원으로 전년(17억9867만원)보다 25배 넘게 증가했다. 흑자 전환의 결정적인 계기는 작년 7월 말 개설한 ‘카카오톡 게임하기’다. 그전에도 기업용 광고플랫폼 ‘플러스 친구’, 전자상거래 서비스 ‘선물하기’, 유료 이모티콘 판매 등의 수익모델이 있었지만 서버 운영·보수, 신규 서비스 개발 비용 등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카카오는 작년 9월부터 월간 단위 흑자로 돌아섰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카톡 게임이 ‘대박’을 치면서다. 카톡 게임에서 발생하는 매출만 8월 47억원, 9월 138억원, 10월 400억원으로 급증했다.

카카오는 이 중 20%를 수수료로 떼어간다. 지금은 카카오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절반 이상이 게임에서 나오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요즘 모바일게임 회사들은 카카오톡 입점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며 “카카오 게임 매출도 올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 도전의 연속

카카오는 김 의장에게 두 번째 큰 도전이다. ‘PC통신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바뀌던 1997년 삼성SDS를 퇴사하고 한게임을 세웠던 그는 ‘모바일 시대’가 열리던 2007년 NHN을 나왔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회사가 카카오(옛 아이위랩)다.

그러나 2010년 3월 ‘카카오톡’이 아이폰용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으로 나오기 전까지 새로운 도전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즐겨찾기를 수집하는 ‘부루닷컴’, 네이버 지식인과 비슷한 질의응답 서비스인 ‘위지아닷컴’ 등을 내놓았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김 의장은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카카오톡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시장에는 ‘왓츠앱’과 국내에서 개발된 ‘엠앤톡’이 있었지만 그는 왓츠앱은 유료, 엠앤톡은 서비스가 불안정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카카오톡은 무료로 나눠주면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사람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메뉴와 기능을 단순화한 것도 주효했다.

○카카오톡의 미래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대화 놀이 공부 일상생활까지 모두 이뤄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다만 카카오가 이 모든 것을 다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업자들이 카카오톡에 들어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방형 플랫폼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대화나 게임은 카카오톡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얼마전에는 사진을 공유하는 ‘카카오 앨범’, 맛집에 대해 얘기 나누는 ‘카카오 플레이스’도 나왔다. 오는 9일에는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장터인 ‘카카오 페이지’도 내놓을 계획이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의장은 한게임 유료화를 통해 인터넷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콘텐츠 유료화 시도가 성공을 거둘지 업계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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