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톡 창간 BJ특집1] 홍승호 아프리카TV 온라인사업팀장 인터뷰

[게임톡 창간 BJ특집1] 홍승호 아프리카TV 온라인사업팀장 인터뷰

“BJ요? 자신의 끼와 재능으로 소통하는 사람이죠.” BJ는 Broadcasting Jockey의 약자다. 다른 말로는 아프리카TV에서 방송 활동을 하는 이를 지칭한다. 지난달만 유니크 유저 30만명. 방송수 개설은 300만개 이상, 하루 평균 10만개 열렸다.

한경닷컴 게임톡은 창간 1주년을 맞아 ‘연예인 뺨치는’ 인기인 BJ 특집 시리즈를 마련한다. 동시접속자 3만 명을 동원하는 최강 ‘양띵’과 ‘러너’ 등 인기 BJ와 모바일이 PC보다 시청률 1.5배가 넘는 사실 등을 해부해본다.

첫 회로 아프리카TV 본사 판교사옥에서 BJ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홍승호 아프리카TV 온라인사업팀장을 만났다. 그는 “이제 BJ는 이전 싸이월드나 트위터 같은 사회적 트렌드, 사회적 현상이다. 개인 방송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일반인이 거리낌 없이 방송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라고 말했다.

■ 개인방송 아프리카TV 인기 이유는 ‘소통’
7주년 된 개인방송 아프리카TV에는 불도저방송이나 택시기사를 비롯한 스님까지 참여한다. 하루 최대 2000만원 매출(추정)을 하는 슈퍼스타도 등장한다. 이렇게 아프리카TV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이제 방송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고, 거리낌없이 일상과 사람이야기,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등 콘텐츠를 만들고 시청자와 함께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아서다”라고 말했다.

홍승호 팀장이 생각하는 아프리카 TV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이다. 그는 “국내에서 다음-판도라-엠군 등 UCC 붐이 크게 일기는 했지만 지금 당장은 유튜브 외에는 이렇다 할 콘텐츠가 없다”며 “아프리카 TV는 실시간 방송으로 채팅을 함께 할 수 있다. 따라서 BJ와 시청자들이 방송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 방송을 예로 들면 모든 BJ가 게임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BJ가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며 공략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팁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이렇게 함께 하는 방송, 소통하는 방송이 아프리카 TV의 가장 큰 생명력”이라고 말했다.

게임톡 황인선 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는 홍승호 팀장.
■ ‘아프리카 TV 핵심’ BJ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가 정의하는 BJ는 ‘자신의 끼와 재능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오픈 플랫폼인 아프리카 TV에서 세상과 1대 다(多)로 소통하는 사람’이다.

아프리카TV에서 명문 축구클럽 바르셀로나의 ‘메시’같은 존재인 BJ는 총 몇 명이나 될까. 하루에 새 BJ는 몇 명이나 생길까? 홍 팀장은 “총 몇 명인지 들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 나도 가끔 놀란다. 지난달에 모바일과 PC를 합쳐서 유니크 30만 명으로 집계됐다. 개설되는 방송수는 300만개 이상이다. 하루에 대충 10만개가 생성되고 게임 방송은 그 중 절반 이상인 6만개다”라고 설명했다.

BJ도 등급이 있다. 일반 BJ와 베스트 BJ로 나뉜다. 베스트 BJ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700명 정도다. 스포츠, 야외 방송 모바일, 엔젤 BJ 등 다양하게 나뉜다. 베스트 BJ가 된다면 방송 화질과 시청자 수, 별도의 랭킹과 별풍선 환전 금액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BJ 연령층은 10대와 20대의 비율이 50~60%이고, 나머지는 30, 40대와 그 이상이 차지한다. 10대와 20대를 제외한 연령층은 게임 사이트보다 높다. BJ에 대해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연예인같이 특별한 사람만 방송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제 그런 의식은 사라졌다. 일상을 보여주는 가벼운 방송을 많이 한다. 특히 어린 친구들의 경우 학교에서 노는 모습을 방송으로 찍어서 보여주고 시청자가 들어오면 신기해하면서 대화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어린 친구들 말고도 ‘블도저 모는 아저씨’, ‘택시 아저씨’, ‘스님’, ‘농사짓는 할아버지’, ‘소 키우는 목장’ 등 다양한 사람들이 아프리카 방송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

■ 별풍선과 스티커 문화, 취미에서 생업화
개인방송 아프리카TV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키워드는 ‘별풍선’과 ‘스티커’다. BJ의 인기 지수와 수입을 좌우하는 것이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보내주는 별풍선 선물이다.

그는 “별풍선은 예전 삐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문화다. 333개는 뽀뽀, 486개는 사랑해 등 시청자들이 BJ에게 별 풍선을 재밌게 선물할 수 있다”며 “시청자들이 선물한 별풍선은 일반 BJ의 경우 별풍선 1개에 60원이다. 환산했을 때는 ‘환전 신청한 별풍선 개수*60’, 원천징수 세액은 ‘별풍선 환산액*3.3%’, 환전 실수령액은 ‘별풍선 환산액-원천징수 세액’”이라고 설명햇다. 다만 베스트 BJ의 경우 별풍선 1개에 70원. 일반 BJ와 환전 실수령액의 공식은 똑같다.

스티커는 채팅창을 조금 더 재밌게 할 수 있도록 생긴 콘텐츠다. 오른쪽 벽에 붙어 있는 그림들은 모두 스티커다. BJ는 스티커를 이용해 자신의 방송을 상단에 놓아 광고를 하거나, 고화질 방송을 할 수 있다.

그는 “BJ는 연예인의 인기와 비슷하다. 늘 변화가 있다. 수입도 많이 버는 BJ는 많이 벌지만 또 못 버는 BJ도 많다. 실제로 시청자 수가 10명이 미만인 방송이 40%나 된다”며 냉정한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방송은 게임 방송이다. 최대 동시 접속자 수가 2만, 3만이 되고, 한번 방송을 하면 누적 방문자 수가 10만~15만까지 쌓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TV는 시청자수가 무제한이다. BJ와 실시간으로 채팅하는 ‘본방’ 외에 중계방은 계속해서 자동으로 무한 생성된다. 본방의 시청인원을 500명으로 제한한 것은 한 줄 댓글만 달아도 순식간에 1만명이 올라와 BJ와 시청자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조치”라고 했다.

BJ는 과거에 비해 프로의식이 강해졌다. 이제 BJ들은 방송을 단순히 취미로 보는 시각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이제 ‘크리에이터’로 생업화되었다. 그는 “아프리카TV에서도 앞으로 별풍선뿐만 아니라 방송 주간에 광고 송출로 나오는 광고 수익을 BJ가 취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PPL광고(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특정 제품을 노출시켜 광고 효과를 노리는 간접광고)로 생각하면 된다”며 “또 아프리카 TV의 라이브 방송을 동영상 콘텐츠로 강화할 계획이다. 라이브를 동영상을 통해 재생산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윈-윈’ 전략에 대해 귀띔했다.

■ ‘혼자 잘 노는’ 게임방송 효자, 60% 차지
특히 콘텐츠나 인기 순위에서 가장 효자방송이 게임 방송이다. “혼자 놔둬도 잘 노는”는 방송으로 가장 활성화되고 있다. 전체 60%를 차지할 정도다.

게임 방송도 예전엔 단순한 플레이였다면 이제는 BJ가 리그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각종 콘텐츠를 생산해 케이블TV만큼 영향력을 갖고 있다. 과거 방송사가 했던 수준을 개인이 기획하고 추진한다. 가령 BJ 양띵의 마인크래프트 ‘핵전쟁 시즌2’의 경우 최고 동접 5만 605명과 누적 시청자 39만6899명의 최고 기록을 달성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한국어로 방송하는 소닉의 경우 해설 수준이 높고 재야고수와 프로게이머가 참가할 정도로 내용도 퀄리티가 워낙 인정받아 해외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외국어 해설로 입혀서 방송하자고 제안이 성사돼 이제 ‘트위치TV’로 통해 글로벌로 확산된 케이스”이라며 소개했다.

홍 팀장의 가장 기억에 남는 BJ는 용개다. 지금은 많이 못하지만 그는 예전에 블리자드의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를 즐겨했다. 아즈샤라 서버의 호드였다. 그는 “당시 와우 PVP계의 대통령인 ‘용개’가 아프리카 TV를 통해 PVP 영상을 최초 공개한 적이 있다. 용개의 트레이드 마크인 ‘EE’ 등으로 아프리카 메인 배너에 광고도 하고, 방 수용 인원을 2222명으로 했다. 물론 대박이었다. 가장 즐겁고 시청자로서도 기대되는 방송이라 제일 기억에 남는다.”

이처럼 아프리카 게임 방송은 프로게이머의 놀이터다. 이제 게임사들도 아프리카를 통해 게임 런칭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모두의 마블’처럼 순전히 BJ의 개인 아이디어가 인기를 끌어 게임사가 뒤늦게 인기 비결을 찾는 법석을 떤 경우처럼 마케팅 툴이자 플랫폼으로 새롭게 부상한 것이다.

■ 가장 인기있는 게임 방송은 역시 LOL
게임방송의 인기 순위는 역시 게임 랭킹 싱크로율 100%다. 역시 1위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이다. 그는 “아프리카 TV 홈페이지에 게임 랭킹이 나와 있는데, 이 랭킹과 전체 순위와 거의 비슷하다. LOL이 최근 계속해서 1위를 하고 있고, 최근 ‘심시티’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트렌드도 모바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모바일 트래픽이 최고 170만 UV로 PC에 비해 1.5배가 많다. 가장 트래픽이 몰리는 것은 저녁 8시에서 새벽 1시 사이다. 최근 점점 늦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는 “아무래도 모바일이 강화되면서 침대에 누워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이 늘어서인 것 같다. 예전엔 1시면 사람이 슬슬 빠졌는데 이제는 2, 3시까지 사람이 많다”라고 신풍속도를 소개했다.

예전에 방송 사고로 시선이 집중시켰다. VOD가 아니라 라이브 생방송이라 모니터링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심의는 1년 365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예전에 공중파 생방송에서 인디 밴드가 바지를 벗는 충격과 공포의 상황이 벌어진 일을 봐도 막을 수 없는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최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질 좋은 방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심의에 어긋난 방송은 바로 방폭(방을 없애버리는 것)을 한다. 채팅의 경우 매니저들이 관리를 하지만 중계방으로 갈릴 경우 BJ의 재량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TV내에서 금칙어가 상당히 많다. 금칙어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한다. 금칙어를 사용하면 채팅창에는 ♡로 나온다. 그래서 분위기가 반전될 때도 많다.

■ “싸이월드나 트위터 같은 동영상 새 문화 트렌드”
이제 개인방송은 터치로 어플만 실행하면 된다. 아프리카 TV가 진입장벽이 낮은 이유도 있지만, 방송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점점 줄고 있다. 이 때문에 누구나 쉽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BJ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 같다.

다양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방송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아프리카TV는 그의 말처럼 “두려움 없이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실제로 홍대 같은 곳을 걷다 보면 길을 걸으며 방송을 하고 있는 야외 방송 BJ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운영팀장인 그가 인기 BJ 지망생들에게 인기비결 세 가지를 꼽았다. “꾸준히, 재밌게,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었다. 실제로 상위권 BJ는 프로의식이 강하다. 약속을 잘 지키고 방송을 잘 펑크내지 않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끼와 재능 그리고 강철 같은 멘탈까지 겸비하면 누구나 인기BJ를 도전할 수 있다.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 마니아인 그는 이제 시간이 없이 짧게 하는 플래시 디펜스 게임 정도만 즐기는 것이라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나우누리 시절 일해보고 싶은 회사에 입사해 서비스 운영을 하고 있어 행복하다. 유저들이 좋아하는 것을 캐치하는 ‘감’이 여전해 기쁘다. 다양한 상황에서 BJ와 1:1 맞대고 끈질기게 해결하는 것도 즐겁다.

BJ 특집 방송 지원이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위해 베스트 게시판이나 커뮤니케이션 사이트를 24시간 뒤지고 수시로 BJ들과 만나는 그는 “아프리카TV가 싸이월드나 트위터처럼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어 기쁘다. 이제는 사진과 텍스트가 아니라 동영상의 시대다. 하나의 바람직한 문화가 자리 잡도록 길잡이를 하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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