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장현 넷마블 퍼블리싱 1사업부장

이장현 넷마블 퍼블리싱 1사업부장
[게임톡] 정말 시간이 얼마 안남은 듯하다. CJ E&M 넷마블의 퍼블리싱 사업부가 눈코틀새없이 바쁘다. 특히 퍼블리싱 1사업부 ‘리프트’팀이 그렇다. 지난해 3월 북미 서비스에서 서버수 100개를 기록했고, 한때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를 누른 MMORPG ‘리프트’. 이 게임이 드디어 3월이면 아시아 최초 한글버전 서비스에 돌입하니 그럴 수밖에.

‘리프트’ 서비스를 맡고 있는 이장현(39) 사업부장은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리프트’의 명성이 제 아무리 하늘을 찔러도 ‘반지의 제왕’이나 ‘워해머온라인’ 등 북미형 MMORPG가 한국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넷마블의 취약점으로 지적된 MMORPG 운영 시스템의 안정화가 급선무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전통적으로 FPS 및 캐주얼게임 라인업이 탄탄하지만 MMORPG에선 남달리 취약했다. 초반 8만 동시접속자를 기록했던 '프리우스'나 6만명이나 몰린 '드래곤볼온라인' 등은 게임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버그, 서버 혼잡, 대기열 발생 및 서버 다운 등 초반 서비스 이슈로 유저 이탈이 가속화된 측면이 있다.

“넷마블이 대작게임에서 초반 서버 안정화가 미흡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잘 안 안다. ‘리프트’는 이 점을 충분히 파악,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이장현 부장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넷마블 사옥에서 만났다.

■ 한국선 한글 이름, 미국선 갓 쓰고 설 인사
‘리프트’의 개발사는 미국의 트라이온월드이다. 회사 설립 첫 게임이 ‘리프트’다. 지난해 북미 런칭에서 성공한 이후 글로벌 성공의 첫 단추는 한국에서 끼우려고 한다.

이 부장은 “트라이온월드는 한국을 MMOROG의 종주국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일본 과 대만에서 충분히 먹힌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월 유저들이 참여한 게임 내 한글 명칭을 만드는 ‘뿌리깊은 리프트’ 프로젝트에 2주 동안 5000명이 참여하자 트라이온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 클래스 중 로그의 스킬인 ‘카덴스(Cadence)’는 이용자가 직접 제시한 아이디어 중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불협화음’이란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천재의 타격(Genius of Stroke)’은 ‘현자의 손짓’으로 바뀌어 채택되는 등 5개의 캐릭터 스킬과 2개의 괴물 등에 대한 영문 명칭이 이용자들의 의견에 의해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이렇듯 이용자 참여 콘텐츠 현지화가 활발히 이뤄지며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 같은 협력이 처음부터 잘됐던 것은 아니다. 초반에만 해도 트라이온의 태도는 “왜 어렵다고 하느냐, 왜 고쳐야 하느냐” 등 원작 변경에 완강하게 반대했다.

트라이온월드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지난해 지스타2011. 이 부장은 “지스타 때 메인 프로그래머가 찾아왔다. 현장에서 한국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는 것을 직접 보며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북미 유저는 충분히 이런 식으로 해왔는데’ ‘난이도에 대한 생각도 다르네’ 등. 여러 제안에 대해 거의 다 수정해 주었다. 또 게임 내 가이드 부족에 대해 “한국 유저가 게을러서가 아니고, 그런 게임이 많아 데이터 없으면 불편하다. 개선해보자”고 설득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후 트라이온월드는 넷마블과 다정한 형제가 된 듯한 느낌이다. 특히 민족 최대의 명절 설 때는 총괄 프로듀서 러스 브라운을 비롯해 디자인팀, 엔지니어팀, 콘텐츠팀 등 핵심 개발자들이 한국 전통 갓과 족두리를 쓴 채로 “한국 사랑해요”라며 한국 유저에게 영상메시지를 보내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리프트’ 현지화의 핵심은 서비스 안정화
그렇다면 착착 진행되고 있는 ‘리프트’ 콘텐츠 현지화 중 핵심은 뭘까. 바로 서비스 안정화다. 개발사인 트라이온월드의 한국 서비스 기대감도 마찬가지다.

왜 자꾸 서비스 안정화를 들먹이느냐면 넷마블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 몇 번의 ‘트라우마’처럼 반성을 갖게 해서다. '프리우스'(초반 동시접속자 8만명)나 '드래곤볼온라인'(6만명) 등은 게임에서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버그, 서버 혼잡, 대기열 발생 및 서버 다운 등 초반 서비스 이슈로 초반 유저 등이 등을 돌리고 떠난 기억이 있다.

이 점에 대해 이 부장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게임운영 제대로 하겠다는 각오도 단단하다. “MMORPG는 서비스 안정화가 중요하다. ‘리프트’ 현지화의 핵심은 서비스 안정화다. ‘리프트’는 개발사인 트라이온월드의 운영 툴과 인게임 인프라를 모두 그대로 도입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의 교육 아래 운영 서비스 마인드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리프트 게임 내 커플맺기 이벤트가 기네스북에 올랐다.
한국의 여러 이슈에 대해 소통의 채널도 상시로 열려 있다. 그는 “넷마블과 트라이온월드는 매주 컨퍼런스콜과 화상회의를 주고 받는다. 지난해 7월에는 직접 미국 개발사를 방문했다. 이후 팀원들도 11월에 갔다”며 “인프라-서버 세팅 등 이슈 때문에 서로 자주 연락하다. 트라이온 쪽에서도 한국에 자주 찾아와 GM 교육을 직접해주는 등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정액인 ‘리프트’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면 북미에서 했던 6주 단위의 콘텐츠 업데이트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한창이다.

■ “MMO는 그냥 MMO가 아니라 MMO서비스”
여기에 이장현 부장의 경험과 노하우가 짙게 배인 운영철학이 가슴을 두드린다.

한국의 MMORPG 대표게임 ‘리니지’의 서비스를 경험해본 이 부장은 “MMORPG는 그냥 MMORPG가 아니라 MMORPG서비스다. MMORPG의 성패는 서비스 경험이 크게 좌우한다. 어떤 이슈가 큰가, 어떤 사건을 막아야 하나 디테일하게 준비하고, 어떤 인프라가 필요한지 경험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렇게 준비하더라도 어떤 다른 이슈가 나와 새 대응체계를 갖춰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니지 서비스가 장난이 아니다. 서비스에서 한번 삐긋하면 회사에 입는 손해도 크다. 하지만 미리 그런 부문을 신경 쓰지 않는 측면도 있다. 운영은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콘텐츠가 검증된 것이라면 현지화도 좋고 게임 운영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는 “이 같은 서비스-운영의 체계적인 지원에 대해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많다. 이전 넷마블의 경우 운영보다 마케팅 이슈가 컸다. 이제 서비스-운영 포함된 이슈가 주목받고 있다”며 “넷마블 전체에서도 ‘CBT를 OBT 수준으로 하라’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마계촌’은 CBT를 OBT 수준으로 해냈다. 서버 다운 없이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마쳤다”고 소개하기도.

운영과 마찬가지로 사업도  트렌드와 아이디어의 치열한 경쟁이다. 그는 "오는 26일 서울, 3월 4일 부산에서 ‘리프트’ 고객초청 랜파티를 연다. 국내 첫 고객 초청행사로 게임의 콘텐츠 현지화 점검과 소통의 자리다. 서울지역은 21일까지, 부산지역은 24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며 오프라인으로 유저를 찾아가는 것도 노하우임을 강조했다.

리프트
■ B&S, 아키에이지, 디아3 “제대로 붙어보자”
공교롭게도 올해는 내로라하는 대작들이 앞다퉈 게임을 출시하며 한판 승부를 겨룬다.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개발이 완료됐고 상반기 중 출시한다”는 일정을 공표한 ‘블레이드 앤 소울’(엔씨소프트), 100일간의 4차 클로즈베타를 통해 유저와 지속적을 만나고 있는 ‘아키에이지’(엑스엘게임즈), 마이크 모하임 CEO가 2분기 출시를 직접 밝힌 ‘디아블로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등 쟁쟁한 게임들이 3월을 전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맞대결을 벌인다.

엔씨소프트에서 유저들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본 이 부장은 유저들의 ‘리프트’에 대해 “‘리프트’는 어려운 게임이 아니다. 기존의 해외게임이 한국에서 실패한 것은 어려웠기 때문이다. ‘리프트’는 ‘와우’ ‘아이온’ 스타일의 퀘스트 중심, 아이템강화 등 MMORPG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 국내 유저들에게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리프트를 가장 재미있게 즐기는 포인트 하나를 꼭 집어주었다. 그는 “기존 게임은 퀘스트 플레이-레벨업-인던의 단순 구조다. 하지만 리프트에는 리프트만의 독특한 재미가 있다. 보통 조용한 필드에서 몬스터를 잡지만 ‘리프트’에서는 몬스터가 침공하는 차원이 열리고 주변 환경도 변화하다. ‘리프트’를 봉인하기 위해 양 진영 유저 달려들어 막고 나서 다시 전투를 벌인다. 이 다이내믹한 변화, 리프트의 매력을 놓치지 마라.”

게임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것이 처음인 그에게 ‘리프트’ 서비스를 앞두고 거는 기대를 물었다. 그는 “한국에서 여러 해외 게임이 서비스했는데 성공한 것은 와우밖에 없다. ‘리프트’를 두 번째 성공 게임으로 만들고, 결국 와우를 이기고 일등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장현 넷마블 퍼블리싱 1사업부장
이장현 넷마블 퍼블리싱 1사업부장은?
1997년 제우미디어의 ‘PC파워’ 기자로 출발한 그는 특히 콘솔게임을 좋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만든 게임으로는 ‘갓오브워’ 시리즈로 출시된 것은 다 해봤고, 다음 시리즈를 손꼽아기다린다.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싸우는 재미와 연출력이 뛰어나고 몰입도 상당히 높은 게임이라서다.

2001년 엔씨소프트로 입사 ‘리니지’ ‘리니지2’ 등의 사업팀을 맡았다. 지난해 3월 CJ E&M 게임부문 퍼블리싱 1사업부장으로 ‘리프트’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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