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넥슨 프로야구마스터' 앱스토어 무료 5위 돌풍 정욱 대표

“사업이나 게임이나 타이밍 예술 같다. 성공과 실패를 가장 중요한 것은 ‘운’이다.”

정욱 넵튠 대표에게 올해는 인생의 전환기였다. 그는 NHN한게임 대표를 박차고 나와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를 설립했다. 생애 첫 창업. 이후 8월 첫 게임 ‘넥슨 프로야구마스터 2013’를 넥슨과 퍼블리싱과 계약을 맺었다. 두 달 후엔 10월에 게임을 시장에 내놨다.

그는 “국내 스마트폰 환경에서 최초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선점 효과를 덕을 봤다”고 말했다. 게임은 앱스토어에서 전체 무료앱 5위, 전체 무료게임 3위 스포츠 게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T 스토어에서도 무료 인기 게임 순위 2위에 올랐다. 특히 앱스토어 무료앱 순위에서는 국민게임 ‘애니팡’과 화제작 ‘아이러브커피’를 제쳐 놀라게 했다.

지난 11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5억원 투자유치도 받았다. 이처럼 트렌드가 변화무쌍한 모바일시장에서 선전을 하고도 그는 이를 ‘운(運)'으로 돌렸다. “스마트폰 게임에서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이 없었던 것도, 넥슨의 어뷰징-커뮤니티 등 탁월한 운영 경험이 지원을 받은 것도, 투자도 성사된 것은 운이었다.”

최근 ‘넥슨 프로야구마스터 2013’는 SNG의 요소를 보강한 ‘친구리그’를 도입하는 등 신규 업데이트를 마쳤다. 게임을 장수게임을 반열로 올리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은 녹록지 않다.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라는 그를 판교 넵튠 사무실에서 만났다.

■ 평소 야구마니아, 한게임 노하우 첫 선택
정욱 대표는 넵튠 설립 후 첫 게임으로 야구를 선택했다. 왜 하필 야구일까.

그는 “평소 야구를 워낙 좋아해 자연스럽게 첫 게임을 야구로 선택했다. 한게임 시절 PC 게임 ‘야구9단’ 등 야구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느꼈던 노하우도 있었다. 또한 KBO 및 프로야구선수협의회 라이선스도 확보돼 금상첨화였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촉이 통했다. 게임은 앱스토어에서 전체 무료앱 5위, 전체 무료게임 3위 스포츠 게임 부문 1위 등 성적표가 나쁘지 않았다. 두 달째 맞아 업데이트도 두 번이나 했다. 그는 “만약 조금 더 늦게 나왔으면 제대로 빛을 보지도 못했을지도 모른다. 사업이나 게임이나 타이밍 예술 같다”고 말했다.

‘넥슨 프로야구마스터2013’는 플레이어가 직접 구단주나 감독이 돼 선수를 관리하고 경기를 운영한다. 스마트폰 야구 게임으로는 최초로 플레이어가 게임에 개입을 할 수 있다. 유저들에게 가장 어필한 것은 ‘라이브 모드’다. 그는 “경기가 진행 중에도 선수를 교체하거나 작전을 변경하는 등 플레이어의 강력한 실시간 개입이 가능할 수 있어 차별화에 성공했고, 모든 인터넷 환경에서 거리에 상관없이 친구들과 네트워크 대전을 즐길 수 있어 유저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한가지 그는 “넥슨이 어뷰징, 버그 플레이, 커뮤니티 등 적절히 스마트폰 게임 운영을 잘 대처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평가를 받았다”며 퍼블리싱 사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 친구와 즐기는 SNG+ 랭킹전과 월드리그 착착 준비
이번에 신규 업데이트는 새 리그제를 도입해 지인들끼리 할 수 있는 방식을 갖췄다. 친구하기를 통해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의 요소를 통해 깨알 같은 재미를 버무린 것이다.

정 대표는 “야구 시뮬레이션 기능은 레벨에 맞는 사람을 자동으로 구성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새 친구 리그는 한 명이 방장이 되고, 리그 개설자가 되고 조건을 정해 자기 친구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저가 직접 리그 참여인원, 일정, 경기 수, 샐러리 등 리그의 조건을 설정하고 개설해, 주변 친구들과 함께 경쟁을 펼치는 소셜 PvP방식으로 진행되며, 친구와 함께 리그를 진행한다

이 같은 SNG 요소는 평소 그가 해온 “스마트폰 게임은 온라인 게임과 비슷하다. 업데이트를 지속해주어 오래 갈 수 있다”라고 신념이 반영되었다. SNG 요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다 개발할 때 사내 리그를 즐겁게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아는 사람들끼리 편하게 할 수 있고, 랭킹 대결 등 경쟁심에 더욱 자극이 되었다. 아이디어를 얻자마자 업데이트 계획을 세웠다. 10월 게임 출시 후 곧바로 개발을 시작해 이번에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게임이 서비스되는 2013년을 위해 올 겨울 랭킹전, 과거 선수카드 등 대규모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그는 “내년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 전까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까지의 선수 및 팀 데이터를 갖추고 친구리그에 이어 랭킹전과 월드리그 등의 새로운 즐길 거리를 갖춰 오랫동안 사랑받는 킬러타이틀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 “변화무쌍한 모바일 시장, 속전속결 예측불가”
그는 지난해 10월 창업을 결심한 이후 올해 1월부터 뒤도 돌아볼 시간 없이 빨리 달려왔다. 다행(?)히 유저들의 호응도 받았고, 11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5억 원 투자 유치도 받았다.

그가 직접 몸을 부딪쳐본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어떤 것이었을까. 또 창업은? 그는 “스마트폰 시장은 녹록지 않다. 시장 트렌드는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속전 속결의 개발력이 필수다”라고 말머리를 떼었다.

혹시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창업을 준비한 사람이라며 ‘스타트업’보다는 최근 뜨고 있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을 추천했다. 시장을 예측하고 빠른 결과물을 통해 빠른 피드백 반영을 통해 최대한 빨리 검증하는 방식인 ‘린 스타트업’이 창업하는 사람에게 더 낫다는 것.

야구게임을 개발한 모바일 게임사 CEO답게 그는 “야구에서 10개 타석에서 안타 3개를 치면 3할로 매우 잘 치는 타자다. 첫 타석에서 안타치고 다음 타석에서 홈런을 치면 정말 운이 좋은 것”이라며 “세상에 단박에 성공을 하는 것은 없다. 첫 번째 스윙에 모든 것을 걸지마라. 실패하더라도 안 억울하려면 재미있게 하라”고 말했다.

■ “사업은 세팅이 반(半), 성공과 실패는 운(運)”
나이 40이 넘어 창업을 한 그는 경험도 있고, 지인도 많고 인맥이 많아 덕을 좁 봤다. 하지만 “사업의 성공과 실패는 운(運)”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에게 경계하는 말하는 것이고, 또한 창업을 준비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말이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스타트업 베스트10 등 창업 가이드가 많다. 읽고 나서 헛갈린다. 남의 말을 영향을 받으니 안 읽은 것이 낫다. 신경 쓰지 말고 애초 생각대로 하면 된다. 개인 성공은 운이다”라고 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경우 “시장 예측이 불가하다. 빨리해 보고 빨리 실패를 확인하고 빨리 다른 것을 하는” 린 스타트업을 추천했다. 사업은 “누구와 어떻게 하느냐”를 세팅이 반(半)이라며 조급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바둑처럼 시간을 들여 같이할 사람을 포석(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정욱 대표는 어떨까. 넵튠은 설립 14명에서 출발해 현재 26명이다. 출발시엔 10년 이상 아는 사람으로 팀웍을 빌딩했다. 지금 필요한 인재는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시장의 스피드를 맞출 경력자들이다.

“지금 당장 문제는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라는 그는 당분간 ‘넥슨 프로야구마스터2013’의 업데이트에 집중할 생각이다. 다음 라인업은 시간을 걸려 완성도를 가질 게임인지, 빨리 타진해 시장에 적응할 게임이 될지 고민 중이다. 야구를 킬러타이틀로 키우고 난 후 가능한 한 ‘운’을 넵튠으로 끌어오고 싶다.

■ “플랫폼 우위 ‘카톡-라인’, 콘텐츠 우위로 바뀔 것”
그에게 카카오톡과 라인으로 대표하는 스마트폰 게임 ‘플랫폼’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대박 보증 코스로 인식돼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입점 게임이 점점 많아지면 개별 게임에 대해 관심이 지금보다 달라질 것”이라며 “PS(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등 초창기에는 플랫폼이 우위를 차지했다. 점점 퀄리티 콘텐츠를 확보한 회사가 우위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카톡 딜레마’와 맞닥뜨렸다. 그는 “앞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때 카톡이나 카톡을 보고 만들까, 아니면 안 보고 만들까 라는 딜레마가 있다. 어쩌면 최대게임사 넥슨조차 이런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다양한 플랫폼이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 네이버 N스토어 등 대안이 많을수록 더 좋다”라고 했다.

정욱 대표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카드배틀 장르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잘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 게임사에서 개발을 하는 것은 일본 회사들보다 더 잘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디자이너, 형식과 배틀 등 일본사가 워낙 경험이 많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한국 게임들이 외국에 나갈 수 있는 장르는 카드배틀이 아닌 PRG나 스포츠 게임 등이 될 것이다. 일본에서도 ‘프로야구마스터2013’ 같은 정도의 사실성을 지닌 게임은 없다. 국내뿐 아니라 야구 인기가 높은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경우 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정욱 넵튠 대표 프로필
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 학사
1998년 3월 액센츄어
2000년 2월 프리챌
2005년 1월 NHN 한게임 Biz 유닛장
2006년 1월 NHN 이사
2009년 11월 NHN 한게임 대표 대행
2011년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 비상임 이사
2012년 1월 넵튠 설립
2012년 8월 넥슨과 '넥슨 프로야구마스터 2013'퍼블리싱 계약
2012년 10월 '넥슨 프로야구마스터 2013'출시
2012년 11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5억원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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