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IBU 3 - 라이덴(雷電)의 전성기...‘라이덴 2' 3년 이후 출시

[Raiden(雷電) II]유튜브(/watch?v=U9uh_Y1hWog)

세이부 개발의 ‘라이덴’은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국내에도 슈팅 게임의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1990년대 동네 오락실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게임이었다.

1945년 ‘PSiKYO(사이쿄)’의 ‘스트라이커스 1945’가 나오기 이전까지 ‘라이덴’은 확고한 부동의 1위 슈팅 게임으로 이전까지 동네 오락실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1980년대 슈팅 게임들을 몰아내고 안방주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세이부]https://db.hfsplay.fr/files/2018/11/15/Lk6Vop6.png

1980년대는 ‘갤러그(GALAGA)’를 필두로 유명한 슈팅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 ‘갤러그’는 이미 너무나 오래된 고전게임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1982년 출시한 ‘제비우스’부터 1982년 ‘썬더포스’, 1984년 ‘벌거스’, 1984년 ‘1942’, 1985년 ‘ASO’, 1985 ‘그라디우스’, 1985년 ‘테라 크레스타’(일명 독수리 오형제), 1985년 ‘트윈비’, 1986년 ‘다라이어스’, 1986년 ‘타이거 헬리’, 1987년 ‘구극 타이거’(트윈 코브라), 1987년 ‘R-TYPE’, 1987년 ‘제미니 윙’(Gemini wing), 1988년 ‘타수진’, 1988년 ‘파이팅 호크’, 1989년 ‘에어리어 8’8 등 역시 고전 게임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나마 영세한 오락실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슈팅 게임들이었지만 1990년대 들어서면서 오락실에서 거의 철거되고 남아 있는 게임들은 ‘트윈 코브라’나 간혹 ‘트윈비’, ‘제미니 윙’ 정도 였던 시절에 이전 게임들과는 확연하게 차이나는 수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라이덴’이 출시되어 큰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세이부 개발 대표이사 –하마다 히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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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게임들은 이미 ‘라이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래픽도 수준이 낮았고 게임 시스템도거기서 거기라고 할 정도로 천편일률적으로 거의 동일했다. 그나마 ‘구극 타이거’(트윈 코브라)가 끝까지 라이덴과 경쟁했지만 대세는 이미 ‘라이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급격하게 성장한 PC방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입고 사양사업으로 접어들었던 오락실이지만 최근까지도 힘겹게 운영하고 있는 오락실이 극소수 남아있다. 전성기 때는 동네마다 몇 개씩 오락실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등록된 업소가 전국에 300개도 안 남아있는 실정이고 이 마저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라이덴’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오락실에 가면 ‘테트리스’나 ‘버블보블(보글보글)’과 함께 아직도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고전 게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비중으로 봤을 때 슈팅 게임 배치 실적은 아쉽게도 ‘스트라이커즈 1945’가 더 많다. '라이덴'이 없다면 그 자리에는 반드시 '스트라이커즈 1945'가 있다.

[Raiden(雷電)]https://ocremix.org/game/30640/raiden-arc

오락실은 영어로는 아케이드(Arcade) 또는 어뮤즈먼트 센터(Amusement Center)라 부르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아케이드나 어뮤즈먼트 센터라는 간판도 있지만 보통 ‘게-센(ゲーセン, 게임센터의 줄임말)’이라고도 부른다.

한국에서는 게임이라는 외래어 대신 오락이라는 말로 대체하여 오락실이라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오락실은 1980년대 붐이 일기 시작하여 1990년대 말 PC방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이전까지는 청소년들의 거의 유일한 휴게 놀이시설이었음과 동시에 이탈의 온상지로 낙인 찍혀 온갖 사회적인 지탄과 비난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최근 남아있는 극소수의 오락실들은 이전의 불온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건전한 디지털 놀이문화를 지양한다는 의미를 포함해 이전과 같이 오락실이라는 명칭 대신 ‘아케이드’, ‘4D체험장’, ‘게임 센터’, ‘엔터테인먼트’ 등의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Raiden(雷電) 기판]https://ocremix.org/game/30640/raiden-arc

이제 오락실을 찾기도 쉽지 않지만 ‘라이덴’은 더욱 찾기 힘든 게임이 되었다. ‘라이덴’은 ‘라이덴’(1990)을 시작으로 ‘라이덴 II’(1993), ‘라이덴 DX’(1994), ‘라이덴 III’(2005), ‘라이덴 IV’ (2007), ‘라이덴 V’(2016)의 정식 넘버링 시리즈 외에도 ‘Viper Phase 1’(1995), ‘더 라이덴 프로젝트’(1995), ‘라이덴 파이터즈’(1996), ‘라이덴 파이터즈 2’(1997), ‘라이덴 파이터즈 제트 ’(1998), ‘라이덴 파이터즈 에이스’(2008) 등의 스핀오프 버전 등이 출시됐다.

[Raiden(雷電) 시리즈]구글(Google) 검색 이미지

‘라이덴 2’는 ‘라이덴’의 흥행 성공으로 3년 뒤 1993년 세이부 개발에서 출시했다. 하지만, ‘라이덴 2’는 실험적인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전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한 부분이 많았다. 사실 거의 전작과 차별점이 거의 없었는데 기본 무기에 보라색 레이저 무기가 추가되고 비상무기에 노란색 폭탄이 추가된 것 정도로 얼핏 보기에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압도적으로 늘어난 용량 덕분에 무려 100메가 비트의 전체 게임 용량 중 97메가비트를 그래픽에 사용했을 정도로 그래픽의 디테일에 집중했다. 지상 목표물의 파괴 후 폭발 잔여물의 연출이나 그냥 스쳐지나치는 장면에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라이덴 2’ 게임의 스토리는 전작 ‘라이덴’(1990)이 2090년 비우호적인 외계세력과의 조우에 위협받는 지구를 방어하기 위해 세계 연맹에서 초음속 공격 전투기 RAIDEN(라이덴)을 개발하여 외계세력과 전투를 한다는 내용에서 3년이 경과된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더욱 막강한 세력으로 성장한 외계세력과의 전투를 위해 기체의 기동성을 향상시키고 신무기인 ‘플라즈마 레이저(보라색)’과 ‘확산 폭탄’을 탑재한 ‘라이덴 II’를 개발하여 다시 한번 인류의 미래를 걸고 지구를 침공한 외계세력과의 전투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라이덴 2’에서는 기존에 빨간색과 파란색 무기 외에 보라색이 하나 더 추가됐는데 플라즈마라고 불리는 신무기로 기존에 파란색 레이저가 일직선으로만 나갔던 것에 비해 약간의 유도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라이덴’ 시리즈 중 ‘라이덴 2’에서 처음 선보인 유도형 레이저 무기는 기본 확장형 빨간색 무기와 직진형 파란색 레이저 무기에 아쉬운 사람들이 선택했던 무기인데 이 유도형 보라색 레이저 무기가 슈팅 게임에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다.

[Tatsujin(雷電)]https://segadoes.files.wordpress.com/2016/05/truxtonjp.jpg

하지만, 유도형 레이저 무기를 처음 선보인 것은 ‘타수진’이라는 게임이 최초다. ‘타수진’은 토아플랜에서 개발하고 타이토에서 유통한 슈팅 게임이다. ‘타수진’은 원래 ‘타츠진(Tatsujin, 달인의 일본식 발음)’ 이라는 이름이 맞는 이름인데 당시 국내 유통을 하던 업체에서 메가 드라이브판 ‘타츠진’(Tatsujin)의 제목을 잘못 읽는 바람에 ‘타수’진(Tasujin)이 됐다고 한다. 타수진은 빨간색의 확산형 기본 무기가 있는데 그 외에도 녹색의 레이저와 파란색의 유도형 레이저 무기가 있다. 발매 년도를 따지면 ‘타수진’이 ‘라이덴’의 1990년보다 2년 빠른 1988년이기 때문에 라이덴이 타수진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점은 ‘타수진’에서 선보인 유도형 파란색 플라즈마 레이저 무기를 ‘라이덴 2’에서 보라색 유선형 레이저 무기로 변경했다는 것인데 유도형 무기 중에 실시간으로 데미지를 주는 무기는 타수진이 세계에서 제일 처음으로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덴 2’가 두번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동안 슈팅 게임에서 직선형과 확산형만 자주 접해봤던 터라 ‘타수진’을 해보지 않고 라이덴 2를 처음 해본 사람들은 ‘라이덴 2’의 유도형 레이저 무기가 처음으로 알고 있는 분도 많았지만 유래를 따지면 ‘타수진’이 세계에서 제일 처음으로 선보인 개념이다.

그렇다고 해서 ‘라이덴 2’가 타수진을 무턱대고 베껴온 것은 아니었다. ‘라이덴 2’에 새로 추가된 플라즈마 레이저는 당시 라이덴 개발팀의 한 프로그래머의 의견으로 시작된 것이었는데 이것을 제대로 구현하기까지 아이디어 기획단계부터 실제 구현까지 무려 1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라이덴 시리즈에 따른 기체 디자인의 변화]

새로운 무기 시스템이 추가되었다고는 하지만 ‘라이덴 2’는 전작 라이덴과 시스템적으로 큰 변화없이 그래픽의 디테일업만 한 상태였기 때문에 전작 ‘라이덴’을 즐겨 한 사람들에게는 큰 거부감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로 전작만큼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내내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바로 다음해 1994년 ‘라이덴 2’를 개량한 ‘라이덴 DX’가 출시되었다. 정식 넘버링에 포함되지만 ‘라이덴 2’와 ‘라이덴 3’ 사이에 껴 있는 어중간한 위치의 게임으로 국내에서도 '라이덴 2'나 '라이덴 3'에 비해서는 큰 인지도가 없었다.

‘라이덴 3’는 기존의 라이덴 시리즈와는 궤를 달리하는 첫 작품으로 기체 디자인부터 기존의 기체와는 확연히 달라졌고 전작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3D 게임으로 변모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뷰는 탑뷰(Top-View)방식으로 완벽한 3D 게임으로서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게다가 ‘라이덴 3’가 출시됐던 2005년에는 이미 슈팅 게임이 사양길에 접어들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어중간한 그래픽으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았다. 게임 개발도 전작까지는 세이부 개발에서 맡아서 진행했지만 ‘라이덴 3’부터는 세이부 개발은 감사만 하고 MOSS에서 개발을 진행했다. ‘라이덴 3’는 라이덴 시리즈의 첫 외주 개발이었다.

[라이덴 3 컨셉아트]http://shmuplations.com/wp-content/uploads/2014/02/raideniii-conceptart.jpg

MOSS(株式会社 モス)는 1993년 설립된 일본의 게임회사다. 세이부 개발이 파산한 이후 세이부 개발의 직원이었던 ‘토시노부 코마자와(Toshinobu Komazawa)’가 MOSS를 설립하고 세이부 개발에 '라이덴'의 프렌차이즈 개발을 위한 IP 권한을 획득해서 그 이후로 ‘라이덴’ 시리즈는 MOSS에서 개발하게 되었다.

토시노부 코마자와는 세이부 개발의 21살에 입사하여 그래픽 디자이너로 참여했었다. 세이부 개발에서는 최고참에 속하는 개발자로 세이부 개발의 초기 게임인 ‘다이나마이트 듀크(Dynamite Duke)’게임 개발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1989년 출시한 ‘다이나마이트 듀크’는 흥행에 실패해서 세이부 개발은 엄청난 적자가 발생했는데 다행히 다음해 1990년에 출시한 '라이덴'이 대박 흥행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에 1만 7000대가 넘는 기판을 판매하면서 이전 게임 실패로 인한 빚까지 한 번에 다 갚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라이덴’ 이외에 별다른 흥행 게임이 없었던 세이부 개발은 결국 1998년 아케이드 부서가 해체되고 그 시기에 토시노부 코마자와도 세이부 개발을 퇴사하여 MOSS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토시노부 코마자와는 세이부 개발의 초기부터 함께 한 최고참 개발자 중에 한 명으로 세이부 개발의 사장이었던 하마다 히토시와는 각별한 사이였다. '라이덴'의 초기 작품부터 개발에 참여한 토시노부 코마자와는 평소 각별한 사이였던 하마다 히토시 사장의 지원으로 세이부 개발의 아케이드 게임 사업부의 개발자들이 MOSS에 합류할 수 있었고 MOSS는 그렇게 세이부 개발로부터 라이덴의 판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MOSS 대표이사 –토시노부 코마자와]http://shmuplations.com

‘라이덴’의 성공 이후 시리즈 ‘라이덴 2’편이 출시되기까지는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바로 이 시간이 세이부 개발의 운명을 가로지르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토시노부 코마자와는 ‘라이덴’ 개발에 참여 이후 후속작인 ‘라이덴 2’가 아니라 세이부 개발에서 별도로 설립한 자회사 ‘RISE’로 자리를 옮겨 개발 이사로 재임하면서 ‘Seibu Cop Soccer(세이부 축구)’개발을 총괄하고 있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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